<오마이뉴스>가 '명태균 게이트' 공익제보자 강혜경씨를 4시간에 걸쳐 인터뷰했다. 이 기사는 총 5편의 기사 중 명태균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관계를 담은 그 세 번째다. 해당 인터뷰를 지난 2일 진행했지만,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해 공개가 늦어졌다. 강씨는 지난 6일 공익제보자에게 주는 2024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수상했다.[기자말] |
▲ 강혜경씨가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소중한
"검찰에서 명태균씨의 컴퓨터 본체를 포렌식해서 어느 정도 복구한 것으로 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자료가 그 안에 있을 것이다. 명태균이 (오세훈과 서울시장과 그 측근들과) 주고받은 카톡이라든지, 보고서라든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강혜경씨는 지난 2일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오 시장이)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동안 11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그는 "저희(미래한국연구소)가 한, 두 번 조사하고 중단했으면 (오 시장이 여론조사 보고서를) 못 받았을 가능성도 있는데 10여 차례 조사했고 그 중 공표 조사도 있었다"며 "(오 시장과 관련된) 검찰 조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자료 중) 제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오 시장 사이의 여론조사 관련 의혹은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씨는 명씨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를 두곤 "김 전 위원장도 막 대하지 않았고, 명씨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김 전 위원장을 진짜 아버지처럼 여겼다"라며 "그런데 갑자기 (김 전 위원장이 명씨에게) 미친놈이라고 해버리니까 명씨도 배우자도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또 "(명씨가) 지상욱 전 원장과 엄청 친했다. 지 전 위원장과 김영선 전 의원도 누나, 동생 하는 사이였다"라며 "(지 전 원장이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도 원장을 연임했는데) 명씨가 역할을 한 게 맞다. 명씨가 '지상욱이 도와달라고 했고 부탁하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라고 떠올렸다.
한편 오 시장은 3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명씨와 김 전 의원 등을 고소했다. 고소 대상엔 강씨도 포함됐고 이들을 "범죄·사기집단"으로 규정했다.
아래 강씨가 전한 '명씨와 오세훈·김종인·지상욱 등과의 관계'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강씨는 각 인물들에 대해 '씨' 또는 직함을 붙여 말했으나 일문일답에선 편의상 이름만 적었다.
[관련기사]
[인터뷰①] "명태균·김건희 '공적 대화'는 수소 국책사업, 실체 10이면 이제 5 나왔다"(https://omn.kr/2b8i4)
[인터뷰 ②] "남편 회사까지 와 행패...막장드라마 끝 공익제보, 후회 없고 안 멈춘다" (https://omn.kr/2b8iv)
"오세훈 쪽, 명태균에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봉투 줬다고..."
▲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씨와의 관계에 대해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 오세훈과 명태균의 관계는 실체가 뭔가.
"(오세훈은)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오세훈이 (명태균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안 봤다고 하는 건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한, 두 번 조사하고 중단했으면 못 받았을 가능성도 있는데 10여 차례 조사했고 그 중 공표 조사도 있었다. 아직 (오세훈과 관련된) 검찰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자료 중) 제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
- 두 사람은 어떤 사이였나.
"명태균이 오세훈을 만나고 '시장할래요, 대통령할래요?'라고 물었다고 제게 얘기했다. 그러더니 '그릇이 안 되는지 대통령 안 한다네. 시장 한다니까 뭐 시장으로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 사이가 좋았나.
"강철원(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태균을 싫어했던 건 맞다. 명태균이 저한테 '(강철원이) 나한테 사기꾼이라고 하더라. 기분이 나쁘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김한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매개체로 오세훈과 (명태균이) 계속 소통했던 것으로 안다."
- 명태균이 '오세훈이 제일 양아치'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소연(명태균의 변호인이었다가 현재는 사임)이 얘기했던 부분인데, 오세훈 쪽에서 명태균에게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봉투를 줬다고 하더라. 김한정을 시켜서 봉투가 왔는지는 모르겠다. 그 부분 때문에 양아치라는 표현을 명태균이 쓰지 않았을까. 또 명태균이 오세훈을 시장으로 만들었단 얘길 많이 하고 다녔다. 오세훈은 불편했을 거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2.3 ⓒ 연합뉴스
- 오세훈이 당선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명태균은 어떤 역할을 했나.
"여론조사 제공을 무기로 선거 전략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김한정이 김종인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전달했다고 얘기했다. 오세훈에게 전달되지 않았는데 왜 김종인한테 주겠나. 그 당시 지상욱(여의도연구원장)에게도 자료가 다 공유됐다."
- 오세훈이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봤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
"검찰에서 명태균 컴퓨터 본체를 포렌식해서 어느 정도 복구한 것으로 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자료가 그 안에 있을 것이다. 명태균이 (오세훈과 그 측근들과) 주고받은 카톡이라든지, 보고서라든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자체 (비공표) 여론조사가 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캠프 내 핵심 관계자들은 여러 여론조사 업체에서 온 보고서를 기준으로 전략을 짠다. 미래한국연구소 조사에서 오세훈이 거의 1등이었고 이 자료를 본 핵심 관계자들은 '우리 후보가 앞선다', '우리 후보가 당선된다'는 말을 전파한다. 이 효과가 무섭다. 캠프 안에서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자료를 받으면 의기소침해한다. (업체에) 항의도 많이 한다."
-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과 오세훈을 만난 적 있다고 했는데, 어떤 대화를 나눴나.
"많은 대화는 아니었다. 김영선이 인사시킬 때 '미래한국연구소 강혜경'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해선 언급하진 않았다. 그때 김한정도 같이 올라갔는데 김한정과 김영선이 캠프 관계자 몇 분을 인사 시켜줬다. 명함을 주고받았는데 못해도 5~6명이다."
- 그때 오세훈을 처음 본 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미공표 여론조사는.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다. 선거 막바지였으니까."
- 당시 여론조사 관련 이야기는 없었나.
"그땐 없었다. 김한정과 김영선이 (저를 소개하며) '미래한국연구소'라고 했을 때, (오세훈) 본인이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를 받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를 향해) '누구?'라고 질문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저는) '아, 미래한국연구소를 아는구나'라고 느꼈다."
- 명태균과 오세훈은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
"김영선 소개로 연결됐다. 오세훈이 김한정에게 '명태균을 한 번 만나보라'고 이야기했다 들었다. 김한정이 저한테 '처음엔 명태균을 혼내주려고 만났다', '명태균이 나쁜놈이라고 해서 갔는데 봤더니 아니더라'라고 했다. 그래서 본인 (지갑에) 갖고 있던 현금을 다 꺼내줬다더라. 명태균이 이렇게 저렇게 자랐다고 이야기했던 모양이다. 그만큼 (김한정이) 명태균의 말에 빠진 거다."
"명태균, 김종인 사무실에 사람들 데리고 가"
▲ 명태균씨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 김종인과 명태균의 관계는 어땠나.
"김종인도 명태균을 막 대하지 않았고, 명태균도 김종인을 정말 존경했다. 명태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김종인을 진짜 아버지처럼 여겼다. 그런데 갑자기 (김종인이 명태균에게) 미친놈이라고 해버리니까 명태균도 배우자도 화가 많이 났다. 김종인이 명태균한테 새벽 6시마다 전화해서 이러저러한 일들을 많이 물어봤다고 한다."
- 명태균이 아니고 김종인이 전화를 걸었나.
"그렇다. 명태균이 보고하는 게 아니라 김종인이 궁금해서 명태균한테 전화했다는 것이다."
- 통화하는 장면을 많이 봤나.
"그렇다. 사무실에서도 (명태균이 실제 김종인과 통화하는) 연출을 많이 했다. 다른 손님들이 오면 스피커폰까진 아니지만 볼륨을 키워서 목소리가 들리게끔 (김종인과) 전화했다. 이준석과도 마찬가지였다."
- 주로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나.
"안부 전화도 했고 정책 관련 사안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고."
- 두 사람이 자주 만났나.
"김종인 사무실에서 자주 만난 것으로 안다. 거기에 명태균이 다른 분들도 데리고 갔다."
- 지상욱과 명태균은 어떤 관계였나.
"(명태균이) 지상욱과 엄청 친했다. 지상욱은 김영선하고도 친했다. 누나, 동생 하는 사이였다. 제가 자료를 찾다 보니까 지금 고령군수 예비후보였던 배기동씨 위촉장이 제 컴퓨터에 있었다. 지상욱의 여의도연구원장 직인이 찍혀 있다. 그런 위촉장을 배포할 정도면 (명태균과도) 소통이라든지 얘기가 오고 가지 않았을까. 미래한국연구소도 여의도연구원에서 발주하는 용역을 수행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었나.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한 사전투표 조사 용역을 저희가 했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장관 임명과 청문회 관련 조사도 했다."
- 오세훈 여론조사가 지상욱에게도 공유됐다고 보는 이유는.
"김한정이 김종인에게 전달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이었던 지상욱에게 100% 갔다는 말이다. (지상욱이) 명태균과도 친분이 있었다."
- 지상욱이 김종인 때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돼 이준석 때까지 연임이 됐다.
"그 연임도 명태균의 역할이 맞다. 당시 기준으로 이준석과의 연결고리까진 모르겠는데, 명태균이 '지상욱이 도와달라고 했고 부탁하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 강혜경씨는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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