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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군남포동비가(送君南浦動悲歌) / 그대를 보내는 남포에는 슬픈 노래가 흐르네.
- 고려 문인 정지상 <송군>의 승연


두 친구와 원주 역에서 헤어져 돌아서는데, 팔순 늙은이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우리 셋은 1965년 3월, 대학 입학식 장에서 만난 친구로 만난 지 60년이 넘은 지우(知友)다. 갓 20대 고개를 넘기려던 세 청년이 이제는 예로부터 드물다는 '고희(古稀)'도 한참 지났으니, 참으로 갑년(60년)을 넘긴 오랜 친구가 아닐 수 없다.

대학 졸업 후, 다시 만났을 때는 우리(국문) 과 친구들은 스무 명 남짓 했지만 그새 먼저 하늘나라로 간 친구, 이민 간 친구 등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마다 줄어들어 2020년 이후는 줄곧 셋이 만나고 있다. 서울에서 사는 한 친구(이창묵)는 졸업 후, 산업체에서 이사로 일하다가 퇴직한 후 양천구 목동에서 살고 있다. 또 한 친구(신길순)는 대학 졸업 후, 교단(동북고교)을 지키다가 정년 퇴직 후 경기도 양평으로 귀촌, 전원 생활을 하고 있다. 나 박도도 이대부고 교단에서 명예 퇴직한 이후, 강원도 원주에서 전업 작가로 지낸다.

며칠 전, 우리 셋의 연락 책인 이창묵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이 흉년에 한 출판사(사계절)와 어린이를 위한 <한국전쟁 이야기>를 펴내게 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그가 축하의 말을 전하기에 이번 만남은 지난번에 이어 또 원주에서 만나자고 말하자 9월 15일 정오 원주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60년 지우, 세 친구의 만남 원주 시내 한 밥 집에서 (왼쪽부터 이창묵, 신길순, 박도)
▲60년 지우, 세 친구의 만남원주 시내 한 밥 집에서 (왼쪽부터 이창묵, 신길순, 박도) ⓒ 박도

"친구는 옛 친구가 좋고, 옷은 새 옷이 좋다."
"벗은 기쁨을 두 배로 하고, 슬픔은 반으로 나눈다."

영구 불변의 금언이다. 이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올여름 늘 반팔 티셔츠만 입다가 긴 팔 셔츠에 양복 상의도 걸쳤다. 그런 사이, 마침 원주 시립도서관에서 대출 도서 반납 날이라고 문자로 통보했다. 마침 원고 집필도 막 끝났기에, 대출 도서를 가방과 보자기에 가득 싸서 평소와 달리 택시를 타고 도서관에 가서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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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택시를 타고 원주 역으로 가려다가 마침 시간 여유도 있기에 시내 버스를 기다렸다. 좀처럼 시내 버스가 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원주역 직행 대신, 환승 버스를 타고 가면서 카톡을 열어봤다. 열차 도착 시간이 오전 11시 17분이 아니고 오후 12시 17분 도착이란 걸 확인하자 경망스럽게 부산을 떨었던 스스로가 몹시 부끄러웠다.

환승을 하고자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 약속 시간이 한 시간은 조금 더 남았다. 마침 정류장 옆에 찻집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차를 한 잔 마신 뒤 원주역에 도착했다. 곧 두 친구가 열차에서 내려 손을 번쩍 치켜 들고 다가왔다. 우리는 악수만으로 부족하여 부둥켜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우리 앞으로 두 발로 걸어 다니며 몇 번이나 더 만날까?"
"무슨 소리야. 그런 생각하지 말고 우리 모두 건강관리 잘 하세."
"옳은 말씀일세, 그려! 건강관리 잘하여 자주 만나세."

그런 말을 주고 받으며, 지난 여름 복날에 갔던 한 삼계탕 집에 가서 마음에 점을 찍었다. 이날의 주 대화는 출간할 내 작품 탓인지, 한국전쟁 당시 우리가 겪은 얘기로 모두 어린 시절 피난 얘기를 나눴다.

망개떡 친구가 축히연으로 싸온 망개떡
▲망개떡친구가 축히연으로 싸온 망개떡 ⓒ 박도

식사 후, 바로 옆집 카페로 갔다. 이 날 이창묵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망개떡을 세 상자나 사 와서, 찻집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 뒤, 그 자리에서 초촐한 파티를 열었다. 곧 귀가 열차 시간이 돼 원주 역으로 갔다. 두 친구는 청량리 행 KTX를 타고 훌쩍 떠났고, 나는 혼자 석별의 아픔에 눈시울을 적시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했지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다짐하던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 하지영 작사, 이호준 작곡,조용필 노래 / <친구여>에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도 페북에도 실립니다.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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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도 (parkdo45) 내방

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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