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제가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 주소가 아예 없다. 그리고 제가 다른 곳에 옮긴 적도 없다. 거기에 살지 않았다면 살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실거주했다는 것은 확실한 내용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과천 아파트를 17년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 기간은 4개월에 그쳤다는 '비거주 1주택' 논란에 대해 직접 밝힌 해명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주택 문제 중심으로 도덕성과 관련된 집중 공세를 받았다.
특히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실거주 중심 주택정책을 거론하며 "주택은 바이(buy)하는 게 아니라 리브(live)하는 것이라는 게 정책 소신이면 본인의 삶도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주택 비거주로 인한 논란과 국민들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주택은 이 후보자가 2009년 매입한 경기 과천의 아파트다. 17년간 보유했지만 실제 거주 기간은 4개월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매입 당시 상황에 대해 "2009년 1월쯤 평촌에 살고 있을 때 청와대에 근무하라고 통보가 왔다"며 "새벽부터 출근하는 그 당시 분위기 때문에 좀 가까운 데로 가야겠다 해서 2009년 2월에 과천으로 서둘러 전셋집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을 주거지로 정한 만큼 나중에 4월 즈음에는 제 형편에 맞고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다"면서 "다만 이미 제가 전셋집을 구해놓고 살았기 때문에 그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장성한 자녀가 있는 4인 가족이 당시 18평 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했는지 의문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는 "그 당시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지하주차장도 없는 지금과는 좀 다른 형태 주거지였다"면서 "그래서 18평이 아니고 지금 현재로는 22평 정도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는 4인 가구가 주변에 많이 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거주할 목적으로 샀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주민등록상 주소도 근거로 들었다. 이 후보자는 "제가 다른 곳에 주소가 아예 없고 옮긴 적도 없다"며 "거기에 살지 않았다면 살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실거주했다는 것은 확실한 내용"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 "실제로 나중에 과세할 때도 보면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하게 된다"며 "주민등록상으로 문제가 없으면 거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보자 지명을 언제 통보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이 집중됐다. 이 후보자는 "장관 통보나 그와 관련된 내용은 제가 후보자로서 답변드리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현지 부속실장에게 연락을 받았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부속실장으로부터 연락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경제팀 원팀으로... 미리 조율하고 책임지겠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 후보자는 주택 논란에 대한 해명에 이어 경제부총리로서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간 경제정책 주도권 논란을 언급하면서 "경제 사령탑이 경제부총리가 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의원님 말씀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경제팀의 수장으로서 각 부처의 역량을 최대한 모아서 경제팀을 원팀으로 하고, 그것을 위해서 미리 조율도 다 하고 그와 관련해서 책임도 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기인한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경기 회복의 흐름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며 "소비와 고용도 시차를 두고 개선되면서, 금년도 3% 성장이 가시화되고, 1인당 국민소득도 4만 달러대로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자신의 경제 철학으로는 "창의와 활력을 존중하는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정부가 필요한 적극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생 안정과 경기 회복세 공고화, 대외정책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이 후보자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민생 곳곳에 고르게 퍼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자리와 소득 기반 확충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및 글로벌 금리 변화와 자본 흐름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거시경제를 관리하겠다"며 "3대 메가프로젝트와 국가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미래 청정에너지,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7대 첨단기술, 일명 세븐 시드(7-SEED)를 완성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