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지난 7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 구속 송치되는 모습. 이로부터 40여일이 지난 9월 15일 첫 공판 기일이 열렸다. ⓒ 김보성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첫 공판에서 아버지와의 갈등 관계를 해결하려 위해 벌인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의 기소를 놓고, 정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주관적 구성요건 범의(범죄 의도)나 목적을 부인했다. 이른바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임성철)는 선거자유방해 교사와 허위사실 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 등의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말 부산지검이 정씨 등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이후 40여 일 만의 재판 일정이다. 정씨는 구속전피의자심문 당시 입은 것으로 보이는 셔츠와 구겨진 정장 차림으로, 공범인 30대 ㄱ씨는 미결수 복장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당선 목적 아냐"... 아버지와 갈등 내용은 답 안 해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4월 27일 부산시장 선거에서 공범인 ㄱ씨가 던진 음료 컵에 맞아 다친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씨가 녹차라떼 등 음료까지 지정해 이를 던져달라고 제안했고, ㄱ씨는 차량 운전석에서 "어린 놈이 무슨 시장이냐"라고 말하며 이를 실행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동정 여론을 만들면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이같이 연출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경찰 수사에서 두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라며 허위 진술하고,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우발적 폭행 사건으로 오인하게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어 정씨가 7차례에 걸쳐 언론인터뷰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단 혐의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정씨 측은 객관적 사실관계 대부분이 맞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선거 당선의 목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씨는 이번 재판에서 여러 명의 변호인을 선임했는데 이들 중 한 명은 검찰 혐의와 달리 "주관적인 구성 요건 범의(범죄의도)나 목적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라며 공소사실 전부 부인과 무죄를 주장했다.
정씨 측은 "자작극 사실은 인정을 하고, 그에 대해선 100배 반성한다. 다만 공소장에 적힌 대로 선거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당시 부친과 갈등 관계에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벌인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너무 경솔하게 생각했고, 사건이 이렇게 확대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선거 자유 방해 고의는 물론 약 2%대 낮은 지지율로 당선할 목적도 없었고, 허위 진술만으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에 재판부는 '아버지와 관계 개선이 어떤 것이냐' 물었지만 정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구체적 대답을 미뤘다.
함께 기소된 ㄱ씨의 변호인은 자작극 사실을 포함해 선거자유방해죄 등을 인정한다며 이를 다투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상해죄 등의 혐의에 대해선 "음료를 뿌린 정도에 불과해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라며 "경찰이 독자적 수사로 진실을 밝힌 것이고 혐의 입증도 부족해 위계공무집행방해죄 역시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정씨 피습 자작극 혐의 사건에서 검찰 제시 증거를 둘러싼 정리와 증인신문 채택 여부 등은 이후 공판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재판부는 공판을 속행, 다음 기일을 10월 20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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