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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 동고지명품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1.4km 구간. <다음지도 갈무리>
▲버동고지명품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1.4km 구간. <다음지도 갈무리> ⓒ 다음지도 갈무리

지난 11일 찾은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 '동고지 명품마을'.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금오도로 들어서자 푸른 남해 바다와 고즈넉한 섬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목적지는 안도에 있는 '동고지 명품마을'(2014년 환경부 및 국립공원공단 지정, 전국 11번째).

하지만 동고지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은 이내 덜컥 내려앉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1.4km 구간이 도로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만큼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차 한 대가 지나가면 옆 여유 공간이 수십 센티미터에 불과한 폭 3m 정도의 비좁은 시멘트길. 오른쪽은 바로 아래가 최소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 깊이 낭떠러지였다.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기자의 차량이 진입로 중반에 다다랐을 때 아찔한 상황이 터졌다. 굽은 길 너머에서 마을을 빠져나오던 관광객의 승용차와 갑자기 정면으로 마주친 것이다.

반대편 차 마주치면 '목숨 걸고 후진'

 동고지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은 이내 덜컥 내려앉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1.4km 구간이 도로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만큼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사진은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 ‘동고지 명품마을 진입로 입구.
▲동고지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은 이내 덜컥 내려앉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1.4km 구간이 도로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만큼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사진은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 ‘동고지 명품마을 진입로 입구. ⓒ 심규상

양쪽 모두 황급히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거리는 불과 수 미터 앞. 마주친 두 운전자는 한동안 말없이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차를 피할 수 있는 비상 교행지가 뒤쪽에 있긴 했으나 100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데다, 백미러만 보며 비좁고 꼬불꼬불한 낭떠러지 길을 후진해 돌아가는 것은 양쪽 모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운전'이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핸들을 잘못 틀면 추락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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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는 내내 핸들을 잡은 손에 절로 땀이 배어 나왔다. 더 이상 후진하면 안 된다는 자동차 경고음이 들릴 때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오도 가도 못하는 십수 분간의 대치 끝에 겨우 차를 비켜섰을 때는 이미 진이 빠진 뒤였다.

이곳 동고지마을은 국립공원 명품마을이자 체험·정보화마을로 지정돼 주말이면 낚시꾼과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언론 극찬 속 외지인 몰리지만… 700억 섬박람회 예산에 동고지 도로 확장 예산은 '0원'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 심규상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플라스틱 '차선규제봉(시선유도봉)' 몇 개에 의존한 채 곡예운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 심규상

이곳은 명품마을로 알려지며 방송 3사와 수많은 언론이 '꼭 가봐야 할 힐링 명품마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여수시 역시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정작 방문객과 주민들이 곡예운전을 감수해야 하는 1.4km 진입로의 아찔한 위험이 외면받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외지 사람들이 멋모르고 들어왔다가 후진도 못 하고 차 안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라며 "추락을 막아줄 가드레일 하나 없이 플라스틱 봉 몇 개 세워둔 게 전부라 특히 밤길이나 빗길에는 주민들도 다니기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어 "명품마을이라고 소문만 내면 뭐 하나. 큰 사고라도 나야 도로를 넓히고 가드레일을 설치해 줄 거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사고나 응급환자 발생 시도 우려된다. 폭 3m의 비좁은 진입로는 대형 소방차가 진입하기조차 어렵고, 구급차 역시 진입하더라도 맞은편 차량을 만나면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날릴 수밖에 없다. 마을 주민의 기본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은 여수시의 극심한 예산 투입 불균형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여수시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9.5~11.4)와 관련 순수 박람회 사업비만 700억 원대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이중 정작 매일같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동고지 명품마을 진입로의 확장 및 가드레일 등 안전 시설물 설치 예산은 '0원'으로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청 섬발전지원과 도서개발팀 관계자는 "우선 위험도가 매우 높은 구간에 한해 교행이 가능하도록 정비하는 공사를 위한 설계를 진행 중"이라며 "대략 9곳 300미터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토지소유주 동의절차가 필요해 소유주 동의가 있을 경우 내년 사업으로 추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수시청 도로과 관계자는 "해당 마을 진입로는 법정도로가 아니여서 섬발전지원과 도서개발팀을 통한 부분 정비 외에 전 구간에 대한 도로확장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굽은 길에서 맞은 편에서 오는 다른 승용차와 마주칠 경우 진퇴양난이다. 차를 피할 수 있는 비상 교행지가 뒤쪽에 있긴 했으나 100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데다, 백미러만 보며 비좁고 꼬불꼬불한 낭떠러지 길을 후진해 돌아가는 것은 양쪽 모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운전’이었기 때문이다.
▲굽은 길에서 맞은 편에서 오는 다른 승용차와 마주칠 경우 진퇴양난이다. 차를 피할 수 있는 비상 교행지가 뒤쪽에 있긴 했으나 100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데다, 백미러만 보며 비좁고 꼬불꼬불한 낭떠러지 길을 후진해 돌아가는 것은 양쪽 모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운전’이었기 때문이다. ⓒ 심규상

#여수동고지#동고지명품마을#여수세계섬박람회#마을진입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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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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