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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가 지난 9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지난 9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7년 상반기부터 2차 중앙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수도권 등지에 분포돼 있는 350여 개 공공기관은 올해 안으로 이전 계획을 확정해 내년부터 옮긴다.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당시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의 출발점에 수도권 1극 체제와 국토 불균형이 있다"라며 "이제 균형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 되었다"라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3년 구상을 시작해 2019년 마무리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수도권 집중 양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 과연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일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진단과 대책을 들어보고자 지난 11일, 수도권 집중 문제를 줄곧 제기해 온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마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대로면 국가 지속가능성 위협 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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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어요.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지금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봐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 오히려 더 심각해진 상황 아닌가요?

"맞아요. 특히 청년 인구 이동을 보면 심각해요. 2025년만 봐도 20대가 수도권으로 4만 8천 명 정도 순유입됐어요. 수도권은 30대 이하에서 순유입, 40대 이상에서는 순유출이 나타나거든요. 결국 청년들이 계속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는 거죠. 이건 수도권 집값 문제, 지방 인구 감소, 저출산 문제와도 다 연결돼 있어요. 수도권에서는 집값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지는데, 지방에서는 청년들이 계속 빠져나가는 구조가 맞물려 있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같은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지속가능성이 정말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지역을 보면서 계속 느끼는 게, 지역엔 인구 밀도보다 '기회의 밀도'가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건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거든요. 좋은 일자리,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고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기업과 대학이 연결되고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공공기관이 지역의 기회 밀도를 높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평가는 어떠세요?

"1차 공공기관 이전을 실패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만약 그때라도 이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지역은 훨씬 더 어려워졌을 거예요. 다만 아쉬움은 분명히 있습니다."

- 아쉬움은 뭘까요?

"먼저 입지 문제가 있었어요. 혁신도시 상당수를 기존 도시 바깥에 신도시로 조성하다 보니 생활권과 동떨어졌고, 일부 지역은 원도심 인구와 상권이 그쪽으로 빠져나가기도 했어요. 균형발전을 노렸지만 도시 안에서는 또 다른 불균형을 만든 셈이죠.

두 번째는 집적 문제예요. 지역 간 형평성을 중시해 11개 광역시·도에 기관을 나눠 배치하고 혁신도시도 10곳을 만들었는데, 당시에도 지역 인구와 일자리가 계속 빠져나가던 상황이라 오히려 어느 정도 모여야 할 집적 효과가 약해졌어요.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인데, 공공기관을 '이전시키는 것' 자체에만 집중했다는 거예요. 산학연 클러스터 구상은 있었지만, 실제로 지역 대학·기업·연구기관과 얼마나 잘 연결돼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었는지 보면 아쉬움이 많아요. 2차 이전에서는 이 부분을 반드시 더 잘해야 한다고 봅니다."

- 가장 문제가 인프라인 거 같아요. 지역에 인프라가 없으니까 직원 한 명만 내려가고 가족은 서울에 있고 주말 부부 형태가 되는 것 같거든요.

"맞아요. 그것도 결국 입지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요. 부산을 보면, 외곽에 신도시 하나를 만든 게 아니라 문현, 센텀, 동삼 같은 기존 도시 안의 거점에 나눠 배치했어요. 그러다 보니 기존 교통·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전기관 직원들의 지역 정착률도 높은 편이에요.

반면 진주나 김천 혁신도시처럼 신도시를 새로 만든 경우엔 아쉬움이 있어요. 기존 도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곳에 기관을 넣고, 신도시 조성에 들어간 비용의 일부를 기존 도심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거죠. 신도시를 만들면 교통, 학교, 의료·문화시설까지 전부 새로 깔아야 해서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2차 이전에서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입지 선정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직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내려와 정착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입지를 보는 기준 자체를 바꿔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이영광

- 지금 혁신도시가 있잖아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거기로 하면 안 되나요? 일정 부분 인프라가 깔렸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이번 정부도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미 큰돈을 들인 혁신도시에 기관을 더 모아 제대로 작동시키자는 취지는 이해해요. 다만 저는 입지를 기존 혁신도시로만 한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중요한 건 사람과 기업, 대학이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인데, 어떤 혁신도시는 주변과 연결이 안 돼 섬처럼 남아 있기도 하거든요. 그런 곳에 기관을 더 넣는다고 파급 효과가 얼마나 생길지 의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광역 교통 결절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교통이 좋으면서 주변에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잘 연결돼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해요. 천안아산역은 고속철도로 수도권과 연결되고 주변에 반도체·디스플레이·모빌리티 산업이 형성돼 있고, 오송은 바이오기업과 보건의료 공공기관들이 모여 있어요. 동대구역처럼 대도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곳도 있고요.

특정 역에 꼭 넣자는 게 아니라, 입지를 보는 기준 자체를 바꾸자는 거예요. 혁신도시냐 아니냐보다, 그곳에서 30분에서 한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중요한 건 공공기관만 가면 안 된다는 것 아닌가요?

"맞아요. 공공기관만 내려가서 섬처럼 있으면 안 돼요. 공공기관은 구매력, 데이터, 기술, 협력업체 네트워크, 사람까지 많은 걸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공공기관이 지역에서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앵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공공기관과 대학이 연결되고, 기업과 연구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돼야 하는데, 그 중심에서 공공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이 기관을 어디로 보낼까'까지만 고민할 게 아니라, '이 기관이 내려가면 여기서 누구와 연결해서 어떤 생태계를 만들 것인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기업이 갈까요? 기업이 가야 시너지가 나잖아요.

"맞아요, 기업이 있어야 시너지가 나죠. 다만 좋은 앵커기업을 통째로 이전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직원들이 이미 그 주변에 터를 잡고 사는데 회사가 갑자기 지역으로 옮기면 핵심 인력이 이탈할 수 있어서, 기업 입장에선 큰 리스크거든요. 그래서 지사나 연구개발 조직, 새 사업부가 지역으로 확장해 내려오고, 새로 뽑는 인력은 지역에서 채용하는 식의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저는 이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있어요. 지역에 이미 있는 기업들을 키우는 거예요. 외부 대기업 유치에는 엄청난 공을 들이면서 정작 지역에서 성장 중인 기업엔 관심도 지원도 덜한 경우가 많거든요. 새 물고기만 잡으려 하고 잡아놓은 물고기는 제대로 안 키우는 셈이죠. 지방에도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강소기업들이 꽤 있어요. 그런 기업이 지역 청년을 고용하고, 대학은 필요한 인재를 키우고, 대학과 기업이 함께 연구하고, 공공기관이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 저는 그게 진짜 산업생태계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핵심 기능도 결국 세종으로 가야"

- 국토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수도권 잔류 최소화 ▲연관기관 집적 배치 ▲지역 산업·대학 연계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 ▲신속한 이전 등 5가지 원칙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라던데.

"다섯 가지 다 중요하지만, 저는 특히 집적과 지역 산업·대학 연계가 핵심이라고 봐요. 공공기관은 직원 몇 명이 옮겨간다고 큰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게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공공기관이 가진 구매력, 데이터, 기술, 협력업체 같은 네트워크가 지역 산업·대학과 연결되는 거예요. '여기가 몇 개 못 받았으니 하나 주자'는 식이 아니라, 이 기관이 이 지역에서 어떤 산업적 효과를 낼 수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고 봐요.

정부 원칙 제시는 좋지만, 기관별로 지역 산업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이 있었으면 해요. 신속함도 중요하지만 저는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주기반도 마찬가지예요. 교육, 의료, 문화, 교통 다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토대는 좋은 일자리와 산업생태계거든요. 산업생태계가 먼저 작동하면서 정주 여건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

- 이건 좀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 지금 정부 청사가 과천과 세종으로 나뉘어 있잖아요. 그래서 일이 잘 진행 안 된다는 말도 있는 것 같거든요.

"저는 그 문제를 조금 다르게 봐요. 상당수 중앙 부처 기능은 이미 세종으로 옮겨갔고, 과천을 비롯해 수도권에 남은 기관들도 있긴 하죠. 하지만 더 큰 비효율은 주요 행정부처가 세종에 있는데 국회 핵심 기능은 여전히 서울에 있다는 데서 생긴다고 봐요. 공무원들이 국회 업무 때문에 서울과 세종을 계속 오가면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저는 국회 핵심 기능도 결국 세종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능도 세종에 더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하고요. 서울은 경제·문화 수도 역할을, 세종은 정치·행정 중심 역할을 하는 구조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고 봐요. 수도권 일극화 때문에 나라 전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면, 수도 문제도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문제는 관습헌법 아닐까요?

"맞아요, 그 문제가 있죠. 2004년 헌법재판소가 서울을 수도로 보는 걸 관습헌법으로 판단하고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으니, 무시하고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때와 지금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그로부터 20년이 넘었고, 중앙 부처 상당수가 실제로 세종으로 내려갔어요. 세종이라는 도시 자체도 완전히 달라졌고요. 지금은 행정부는 세종에 상당 부분 있는데 국회와 대통령의 주요 기능은 서울에 있으면서 생기는 비효율을 실제로 겪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조건에서 수도와 행정수도 문제를 다시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봐요. 필요하다면 헌법 개정까지 포함해서 국민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문제고요. 저는 수도 이전 논의를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2차 공공기관 이전 자체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이 상당히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지역에서든 '왜 우리는 안 주느냐', '왜 저쪽으로 가느냐' 하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속도만큼이나 왜 이 기관이 이 지역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가 중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이 기관이 이 지역의 어떤 산업, 대학, 연구기관과 연결되고, 어떤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어떤 산업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그래서 이 위치가 적합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수긍하죠. 그런 논리가 있어야 '우리도 하나 달라'는 식의 나눠 갖기 논리도 힘을 잃을 수 있고요.

그러니 빨리 하는 것도 좋지만, 속도만 강조해서 찜찜한 상태로 밀어붙이지는 않았으면 해요. 공공기관을 옮기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그걸 통해 지역의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게 진짜 목표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마강래#공공기관이전#지방균형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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