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신약 임상실험 승인 청탁을 한 양수진(사업가)씨가 '현직 검사를 통해 아는 기업인 구속을 막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당사자인 황아무개 검사는 "(그 사건은) 내가 담당한 적 없다. 말이 안 된다"며 이를 부인했다.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양씨가 2021년 10월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바이오기업인 제넨셀의 신약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대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에서 촉발됐다. 김 후보자가 양씨와 사적 친분 관계가 있어 청탁을 받고 문자를 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다만 김 후보자는 단순한 고충 민원 전달이라는 입장이다. 강세찬(제넨셀 창업자)씨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사건 1심 재판부도 김 후보자의 문자가 식약처 특혜 심사 및 승인으로 이어지게 된 청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양수진 "○○○ 부부 잡혀들어가는 거 황 검사한테 얘기해서"
<오마이뉴스>는 2021년~2022년 양씨가 황 검사를 언급한 전화 통화 녹취록을 확보했는데, 양씨 입에서 황 검사가 거론된 횟수는 네 번이다.
양씨는 ▲ 2021년 11월 9일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사명)는 저한테 신세도 한 번 진 적 있다. ○○○ 부부가 잡혀 들어가는 거 내가 황 검사한테 얘기해서"라며 "황 검사님이 (해당 기업 사건의) 취조였다. 그래서 나한테 (○○○ 기업인이) 신세 한번 지셨기 때문에 그거 알고"라고 말했다. 이 통화로부터 4일 후 이뤄진 강세찬과의 통화에서도 양씨는 황 검사를 재차 언급했다.
| 2021년 11월 13일 양수진-강세찬 전화 통화 녹취록 |
양수진: 나 저기 황 검이랑 오늘 저녁(식사) 해야 돼 가지고요.
강세찬: 황 검이 뭐야 또?
양수진: 황○○ 검사님.
강세찬: 응.
양수진: 만나고 저녁(식사) 해야 돼서 마포로 넘어가야 돼요. 다섯시에 보기로 해서.
강세찬: 참 너도 참 다양하다.
양수진: 이렇게 해놓으니까 이제 적재적소에 교수님이 필요한 사람이 붙는 거야.
강세찬: 아, 예.
양수진: 특히나 검찰 쪽이잖아. 이 아저씨는, 만약에 윤석열이라도 (대통령) 돼봐, 이 아저씨는 끗발 있는 사람인데. ○○지검에 형사○부 검사장(부장검사를 잘못 표현-기자 주)이에요.
강세찬: 아니, 근데 검찰 만날 일이 있냐고.
양수진: 모르지 뭐 그거는. 우리가 회사가 커지면, 그건 모르는 일이야. |
양씨는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승인한 뒤에도 강씨와의 통화에서 황 검사를 두 번 더 언급했다. 이 시기는 양씨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6억 원을 제넨셀이 인수한 이후다.
양씨는 ▲ 2022년 4월 12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황 검사님이라고 친한 분이 계세요 지금 ○○지검으로 갔는데"라며 "그분은 형사 쪽"이라고 말했다. 이 통화가 이뤄질 무렵 양씨는 '신약 승인'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내용증명서를 받는 등 압박을 받아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또 ▲ 2022년 12월 15일 강씨에게 "황○○ 검사님 그분 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부에서 다른 데로 갔다고 그랬다"며 "그 검사님 소개해 주려고 했거든. 문 대통령의 직속 대학 후배이면서 이번에 부장검사로 승진했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황 검사 "여성청결제 기업가 배후에 현직 의원?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대검찰청 청사 ⓒ 연합뉴스
황 검사는 10~11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답변에서 양씨가 자신을 통해 기업인 구속을 막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양수진은 알지만, ○○○ 사건은 내가 담당한 적이 없다.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황 검사는 "부장(검사)인 내가 취조? 말이 안 된다"라며 "여성청결제 만드는 사업가 배후에 현직 국회의원 빽이 있다는 건 믿기 힘든 거짓말처럼 보이잖나. 게다가 전환사채? 지금이야 김 의원 존재를 알았지 그때는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황 검사는 '당시 양수진이 (식약처 승인 관여 등) 그러한 언급을 했더라도 믿기 어려웠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당시 내가 아는 양수진은 그런 사이즈가 못 된다"라며 "당시 양수진을 아는 주위 분들에게 물어봐도 저와 비슷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황 검사는 "(특히) 제넨셀로 연락받은 적은 없다"며 "여성청결제 재고가 많아서 어렵다는 하소연 정도의 연락이나 시집을 발간했다고 연락이 왔었다. 뜨문뜨문 잊힐 만하면 연락이 한 번씩 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여성청결제 대량 구매해 줄 수 있는 유통업자를 아는 분이 있는지 묻는 연락이었다"이라며 "제가 아는 양 대표는 이 정도의 일을 할 사이즈가 전혀 아닌데 (제기되는 의혹을 보며) 저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