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상담센터를 방문해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통신요금 미납 등으로 휴대전화 발신이 제한된 경우에도 오는 10월부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통신서비스가 끊긴 상황에서도 자살위기에 처한 국민이 상담전화에 연결될 수 있도록 통신 접근성을 강화하는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를 '긴급통신용 전화'로 지정해 휴대전화 통신 상태와 관계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109' 번호는 '하나의 생명도(1) 자살 없이(0) 빨리 구하자(9)'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조치는 국민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휴대전화 발신이 정지된 경우 109에 전화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청와대 누리소통망(SNS)에 접수됐고, 관계부처가 현행 제도를 검토하면서 개선 논의가 시작됐다.
현재 109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발신자에게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수신자부담 전화다. 하지만 112나 119와 달리 긴급통신용 전화로 지정돼 있지 않아 통신요금 미납 등으로 발신이 제한된 휴대전화에서는 이용이 어려웠다.
긴급통신용 전화는 사회질서 유지와 인명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특수번호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관계기관의 요청 등을 고려해 긴급통신용 전화를 지정하고 있으며, 통신사는 요금 연체 등으로 발신이 정지된 경우에도 해당 번호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긴급통신용 전화로 지정된 번호는 국가안보 신고·상담 111, 범죄신고 112, 간첩신고 113, 학교폭력 신고·상담 117, 사이버테러 신고·상담 118, 화재·조난신고 119, 해양사고 및 범죄신고 122, 밀수신고 125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109가 '국민 안전 보호'라는 긴급통신용 전화 지정 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특히 고시 개정에는 통상 3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해 통신사들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필요한 시스템 개발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식 고시 개정이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오는 10월 1일부터 109를 긴급통신용 전화로 우선 적용한다.
고시 개정 절차도 최대한 앞당긴다. 행정예고 기간을 기존 20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등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협조한다. 제조사들은 휴대전화의 긴급전화 목록에 109를 추가해 잠금화면에서도 109를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109 운영부처로서 긴급통신용 전화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109는 국민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 찾는 전화로 긴급통신용 전화 요건에 부합된다"며 "신속한 제도개선과 통신업계 등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국민 누구나 언제든 109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 안전망을 빠르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선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긴급통신용 전화 지정을 계기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가 자살예방용 긴급전화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안전망으로서 기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자살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택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자살예방 상담은 도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개선안은 청와대에 접수된 국민의 목소리를 출발점으로 관계부처가 함께 신속히 해결방안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