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람천 상류에서 발생한 오폐수 유출 사고로, 하류인 경남 함양군 엄천강(임천) 수계에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지리산 청정 생태계의 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오염을 감시하고 제보해 온 주민들이 빠진 채 행정기관 간 회의가 진행됐으며, 회의 문서에는 주민의 책임을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리산 수계 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은 "남원시는 자체 예산을 확보해 람천 수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함양군 역시 하류 지자체로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 참석 통제된 함양군기관단체청사 회의… 문서엔 "주민 수질 인식 부족"

▲지난 3일 함양군기관단체청사에서 열린 '람천-임천 수질개선을 위한 남원시-함양군 대책회의' 회의록 중 일부. ⓒ 최상두
이번 사태는 지난 8월 남원시 람천 상류에서 오폐수가 유출된 것을 지역 주민들이 발견해 제보하면서 공론화되었다. 그러나 수질 관리에 책임이 있는 남원시와 함양군은 현장 감시와 제보를 해 온 주민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3일 오후 3시, 함양군기관단체청사에서는 남원시(안전건설국장, 환경과, 상하수도사업소 등)와 함양군(경제복지국장, 환경정책과, 상하수도사업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해당 회의 문서에는 "람천수계 주민들은 하천 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낮아 수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라거나 "임천(엄천강)수계 주민들은 오염 원인이 대부분 상류 지역 때문인 것으로 인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상류 오폐수 유출을 감시하고 제보해 온 주민들을 외면한 채 회의 참석조차 막아버리고, 도리어 주민의 인식 부족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반발에 대해 남원시 환경과 담당 주무관은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회의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 생각이었고, 전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며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8월3일 남원시 산내면 대정마을 허수처리장 무단방류 ⓒ 최상두
"남원시 자체 예산으로 체계적 관리해야… 함양군도 대응 책임 있어"
수질 오염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남원시와 함양군 양측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해당사자인 주민을 배제한 회의를 진행한 것에 대해 "남원시장과 함양군수, 관계 공무원이 공식 사과하고, 수질 관리 책임을 방치하고 주민에게 전가한 관계자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오염원 차단과 관리에 대해 남원시의 자체적인 예산 확보와 체계적 관리를 강조했다. 상류 오염원에 대한 일차적 관리 책임이 있는 남원시가 타 기관이나 타 지자체로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자체 예산을 확보해 람천 수계 오염원 차단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하류 지역인 함양군의 역할도 강조되었다. 주민들은 "함양군 역시 인접 지자체의 오염 방류 사태를 수수방관하거나, 주민들 없이 진행된 회의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군민의 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해 남원시에 강력히 대응하고 공동 조사 및 오염 차단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염 원인과 방류 수치, 관리 실태 등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하고, 남원·함양 주민과 시민·환경단체가 참여하는 '람천·엄천강 수계 민관 공동조사단' 구성과 '공개 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남원시의 자체 예산 확보를 통한 체계적 관리 이행 여부와 함양군의 향후 대응 방향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수달아빠’로 불리며 지리산 엄천강 일대에서 야생동물과 하천 생태를 기록하고 있다. 수달과 철새의 삶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며, 현장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