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7시, 이른 시간부터 구즉동 휴먼시아 아파트의 둥구나무 아래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지역의 오랜 시간을 지켜온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에는 이날 20여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자신들의 마을 곁을 흐르는 갑천이었다.
환경시설주변지역지원센터와 구즉마을지원센터의 후원을 받아 구즉동 주민모임 '마중물'이 진행한 '갑천 생태이야기' 프로그램의 첫 번째 현장 활동이 이날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주민들이 하천안내자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모두 3차례에 걸쳐 갑천과 하천 생태에 관한 교육을 직접 받았다. 이후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실천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생태교육을 듣는 참가자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자연을 안내하는 하천안내자가 된 것이다. 지난 5일 진행된 프로그램은 그 첫 번째 실천이었다. 둥구나무 아래에서 갑천과 하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참가자들은 곧바로 갑천으로 이동했다. 이날 탐방은 신구교 하류 구간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진행됐다.

▲하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마중물
하천으로 들어서자 익숙했던 풍경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참가자들은 하늘과 물가를 오가는 새들을 관찰하고, 발아래 자라는 풀과 식물을 살폈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하천의 생명들이 이날만큼은 하나하나 새로운 이야기가 됐다.
하천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과거의 하천과 매우 달라진 현재의 모습의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한 참가자는 "이런 하천의 모습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다르게 바라보는게 필요할 것"이라고 공감했다.
특히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시민들과 함께 갑천을 걸으며 자신들이 교육 과정에서 배우고 발견한 자연의 이야기를 나눴다.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교육이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이 이웃에게 자신들의 마을을 흐르는 하천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탐방을 통해 참가자들은 갑천이 단순히 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직접 만났다.
'갑천 생태이야기'의 의미는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자연을 배우고, 그 배움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데 있다. 3차례의 교육 과정을 거친 주민들은 이제 교육의 참여자가 아닌 하천안내자로서 갑천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마중물은 앞으로 한 차례 더 '갑천 생태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오는 10월 25일, 시민들과 함께 다시 갑천을 찾아 또 다른 자연의 이야기를 만날 계획이다.
주민이 배우고, 주민이 직접 지역의 자연을 안내하며, 다시 시민과 그 경험을 나누는 작은 실천. 구즉동 주민들의 '갑천 생태이야기'는 그렇게 익숙한 마을의 하천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출발전 단체사진 ⓒ 마중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