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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8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8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지난 8월 26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날 이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저는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왔으나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라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1석밖에 얻지 못했고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의 자작극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사퇴 등을 시사하지 않았던 이 대표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사퇴를 선언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총선에서 경기 남부 벨트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해서라는 주장도 나온다.

개혁신당 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2일 김정철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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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대표가 사퇴한 후 개혁신당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데 현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이준석 대표가 사퇴한 이유는 개혁신당이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어요. 그래서 다른 지도부들도 그 뜻에 맞춰 개혁신당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하고 있고, 저도 같은 이유로 사퇴에 동참했습니다. 지금은 당원들의 뜻을 잘 반영해서, 기존에 해왔던 것에서 한 단계 더 결기 있게 발전할 방안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 이준석 전 대표 사퇴 전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사퇴하기 직전, 개혁신당이 이대로는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지도부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있었어요. 다만 그걸 해결하는 방안을 두고, 이준석 대표의 위기의식에 지도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강한 결의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었죠. 이준석 대표는 그 점에 대한 본인의 뜻을 사퇴라는 형식으로 표현한 거라고 봅니다."

- 지방선거 끝난 지 석 달 지나 물러나는 것을 두고, 시점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그렇게 보일 수 있죠. 다만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사퇴는 아니에요. 이준석 대표가 얘기했듯, 지금 지도부로는 다음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 그리고 제3지대 정당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못 보여주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봐요.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방안으로 사퇴를 선택한 거고, 저희 지도부도 공감하기 때문에 함께 물러난 겁니다."

- 이준석 전 대표가 총선 때 경기 남부 벨트를 제안했지만 거부했다는 말도 있던데.
"경기 남부에 대한 구상이 이준석 대표에게 있었을 수는 있는데, 저에게 명시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었어요. 다만 다른 지도부들과는 그런 논의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최고위에 공식 안건으로 올라오거나, 지도부가 함께 모여 심도 있게 논의한 적은 없었어요."

- 자신의 구상이 안 받아들여지니까 사퇴 카드를 던진 거라고 봐도 될까요.
"저는 그것만이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과 싸우려면 독기 있게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 독기가 부족해 보인다고 봐요. 이번 사퇴는 개혁신당이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준석 대표도 미래를 내다보고 사퇴라는 강수를 선택한 거라고 봅니다."

-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의 얼굴이나 다름없는데, 이 대표의 사퇴로 당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어려울 수밖에 없죠. 중심 역할을 해온 이준석 대표의 사퇴로 당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건 사실이에요. 다만 이걸 계기로 개혁신당이 이준석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는 정당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봐요. 저는 이 대표도 그런 걸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 대행은 홀로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방선거가 보여주듯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천하람 권한 대행이자 원내대표가 아주 큰 짐을 지게 된 거예요. '홀로서기'라는 말 자체가 저에게는 외롭고 슬프게 들리기도 해요. 개혁신당이 당면한 여러 과제를 풀어낼 정치력을 천하람 원내대표가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 된 거죠. 그동안 이준석이라는 큰 산 아래에서 의존해 왔다면, 이제 그 의존성을 벗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 정치력을 시험받는 무대에 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신당의 미래를 너무 성급하게 단정할 필요는 없다"

 김정철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
▲김정철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 ⓒ 김정철 제공

- 가능할까요? 우리나라는 거대 양당 체제잖아요.
"맞습니다. 그 벽을 깨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요. 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거대한 양당 체제라는 바위에 저라는 계란을 던진 거죠. 저도 제가 계란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3지대 정당의 존재 이유이자 자세라고 봐요.

우리가 그 벽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서 도전하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높고 단단한지 알면서도, 그렇다면 제3지대 정당이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지, 우리만의 가치와 해법을 국민께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개혁신당의 존립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 지지율이 너무 낮은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지지율이 낮다는 현실은 냉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개혁신당이 지금 당장 모든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봐요. 그렇다면 오히려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특정 세대든 지역이든, 특정 가치를 공유하는 국민들에게 확실한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는 것도 충분히 중요한 존립 기반이 될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개혁신당은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과감한 주장을, 기존 정치권이 쉽게 꺼내지 못하는 급진적인 개혁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모두에게 좋은 말을 하려다 보면 결국 아무도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난함이 아니라 선명함이고, 지지하는 분들이 '이 정당을 지지해서 실제로 이것 하나는 바뀌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성과도 보여줘야 합니다. 작더라도 강한 정당, 지지하는 이유가 분명한 정당,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 그게 지금 개혁신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진 해산 가능성도 있나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개혁신당은 14만 명에 가까운 당원이 있고, 지금까지 걸어온 독자적인 길이 있어요. 어느 정당보다 합리적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메시지를 내왔고, 그런 역사적인 스토리가 쌓여 있는 겁니다. 다만 제3지대 정당이다 보니 선거 결과가 저희가 바라는 만큼 나오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지, 예상 못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하는 정당이 바로 개혁신당이고, 그 과정은 언젠가 결과로도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지금 개혁신당의 미래를 너무 성급하게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준석 대표 사퇴 이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건 누가 맞고 틀렸는지 설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차분히 듣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지금 개혁신당에는 사람들을 다시 하나로 모을 '집중점'이 필요합니다. 당원도, 지지자도, 당직자도 결국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갈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부터 분명히 정해야 해요. 그 지향점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듣고 토론하며 충분히 숙고해야 합니다.

다만 방향이 정해진 뒤에는 달라야 해요. 더 이상 뒤돌아보거나 같은 논쟁을 반복하지 말고, 모두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대선 때 말했던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앞으로'라는 방향을 잡으려면, 먼저 그 '앞'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찍어야 하고요. 지금 개혁신당은 바로 그 지향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이런 숙고와 토론의 시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저는 그게 당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 당헌·당규에 60일 이내에 새로운 지도부 뽑아야 하는 것으로 알거든요.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그 원칙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곧바로 전당대회를 치를지, 그 전에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과도기적 체제를 둘지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하나로 성급하게 단정하기보다, 당원과 당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준석 대표가 사퇴했다고 해서 개혁신당을 떠난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의 중요한 구성원이고, 앞으로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진행되는 논의와 절차를 갈등이나 혼란으로만 보시기보다는, 개혁신당의 다음 방향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숙고하는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국민을 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8월 30일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있었는데 개각은 어떻게 보세요?
"이번 개각은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야당 입장에서 특히 두 분의 인선에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먼저 용혜인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에요.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문제라고 봅니다. 그동안 청년과 워킹맘을 대변한다고 해왔다면 오히려 누구보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행정부의 막중한 장관직을 맡으면서 의원직은 물론 의원실과 보좌진까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건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상당한 규모의 보좌진과 예산이 세금으로 지원되는데, 장관직까지 맡으면서 그걸 동시에 유지해야 할 이유를 국민에게 분명히 설명해야 해요. 보좌진 운영을 둘러싼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라면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고요. 청년 정치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기득권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는다면, 그것부터가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승원 후보자는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는 수사와 기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전환기에 있어요. 제도가 안정되더라도 혼란이 불가피한 시점인데, 김승원 후보자의 그동안 입장과 활동을 보면 이 혼란을 수습할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금 필요한 법무부 장관은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사람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균형을 잡고 국민의 기본권과 적법절차를 지킬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 인사는 그런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이 두 분의 인선은 이번 개각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특히 김승원 후보자 임명이 강행된다면, 오히려 이 정부가 형사사법제도 혼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더 빨리 지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 일각에서는 용혜인 후보가 김승원 후보 가리기 위한 용도란 주장도 있던데.
"용혜인 의원이 비례직을 계속 고수할 줄 알고 그런 인선을 했겠습니까? 만약 그걸 예상하고 그랬다면 정말 고도의 전략이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이재명 정부의 내각 구성 자체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정말 국민을 바라보는 내각 구성인지, 아니면 전문성과 상관없이 자리를 내주는 일종의 논공행상인지, 또는 대통령을 대신해 화살을 받아줄 사람을 앉히려는 것인지를요. 저는 이번 내각 구성에서 국민을 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김정철#개혁신당#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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