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5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 대통령도 모자라 기소유예 법무부 장관까지 들어선다는 것은 국가적 비극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4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중증에 가까운 권력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직격했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사실상 '낙마 1순위'로 찍었다.
두 후보자를 향한 공격 수위는 연일 거칠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에게는 의원직 겸직과 배우자 당직 논란을 넘어 "좌파 조직의 바지 사장", "자유민주주의 파괴 세력"이라는 이념 공세까지 등장했다. 김 후보자를 향해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의혹을 고리로 "법무부 장관실이 아니라 특검 조사실로 가야 한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두 후보자 문제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비판과 연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무리하게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경고한 점을 들어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레임덕은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권은 이미 중증에 가까운 권력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대법관 제청 문제와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차례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쓴소리를 경청하고 헌법 시스템을 존중하고 민심 앞에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레임덕을 늦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도 "김승원·용혜인 지명 철회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명 철회할 때까지 하겠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주말까지 국민의 명령대로 두 사람에 대한 지명을 단호히 철회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파 조직 바지 사장"… 용혜인 공격, 사상 검증으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 임이자 정책위의장,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용 후보자를 향한 공세는 사실상의 사상 검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존의 의원직·장관직 겸직 및 배우자 당직 논란을 넘어 그의 기본소득 운동 경력과 정치적 성향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은 김미애 의원은 용 후보자가 과거 기본소득 운동 과정에서 내걸었던 '노 워크, 예스 머니(No Work, Yes Money)' 등의 구호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일하지 않을 자유와 게으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일하지 않을 권리를 외치면서 국민 혈세로 세비와 보조금을 누릴 권리는 없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런 기생충 같은 주장에 호응하고 표를 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라며 "용 후보자는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의원이 됐다. 이제 의원직과 장관직, 정당 국고보조금과 남편의 당직까지 모두 지키려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청년 정치가 아니라 특권 정치", "청년 인사가 아니라 인사 분식"이라고도 꼬집었다.
성평등가족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선영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갔다. 강 의원은 "용혜인 후보자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는가를 논하고 싶다"라며 "용혜인은 실질적인 좌파 조직의 바지 사장일 뿐이고, 숨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오래된 좌파 조직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점점 확인해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이라는 정책 자체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이들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근본인 생산의 3요소, 토지·노동·자본을 모두 국유화하거나 중앙집권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라며 "결국 시장을 허물고 국민들을 권력에 종속시키려는 것, 곧 자유민주주의 파괴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청문회 받을 자격 없다"… 김승원에는 "특검 조사실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임종득, 김기웅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김 후보자를 겨냥한 공격의 포문은 정점식 원내대표가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아예 "공소 취소 담당 장관"이라고 지칭하며 "청문회를 받을 자격이 없다. 바로 지명 철회해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김 후보자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관련해 자신에게 직접적인 권한이 없고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특검을 비롯한 우회로와 꼼수를 이용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식약처 청탁 의혹도 다시 꺼냈다. 정 원내대표는 "기소유예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뇌물 관련 사건의 기소유예자가 기소를 담당하는 공소청 소관 부처의 장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이해충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 대통령도 모자라 기소유예 법무부 장관까지 들어선다는 것은 국가적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애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 관련 민원을 식약처에 전달한 과정과 이후 투자 및 주식 거래 정황 등을 열거했다. 이어 "불법 청탁과 주가 불공정 거래 연루, 판사 유착 의혹까지 받는 사람에게 어떻게 법무부를 맡기겠느냐"라며 "김승원 후보자가 지금 갈 곳은 법무부 장관실이 아니라 특검 조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수 의원 역시 김 후보자가 민원 전달 과정에서 후원 계좌를 알려준 정황 등을 거론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관련 대법원 판례를 언급한 뒤 "청탁에 금전이 결부되는 순간 그것은 민원이 아니라 거래가 되고 뇌물이 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입법의 책임자이면서 자신은 알선 뇌물 약속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이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을 맡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비판하면서도 "방어 여부를 떠나서 임명할 것"이라며 "제 생각에는 99% 임명할 텐데, 그 과정에서 국정 동력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지도부는 두 후보자의 동반 낙마를 요구하고 있지만, 적어도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