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0일(현지시간) 네팔 중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 주변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네팔 대홍수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는 가운데 네팔 외무장관이 이번 재난이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국가들이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1일(현지시간) 시시르 카날 네팔 외무장관은 현지 언론 <칸티푸르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난과 관련해) 정부의 새로운 외교 전략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촉발하지 않은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한 궁극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카날 장관은 "빙하의 급격한 해빙과 작금의 재앙적인 '산악 쓰나미'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네팔은 외교적 틀을 '원조'에서 '정의와 보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것은 자선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도의적 책임의 문제"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단순한 '원조'가 아닌 '보상'이 필요하다. 이제는 보상을 받기 위해 적선 구하듯 보조금을 구걸할 것이 아니라,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우리에겐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당당히 요구해야 할 때"라며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2위인 미국, 3위인 인도와 같은 주요 배출국들은 네팔과 같은 기후 취약 국가에 보상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홍수, 3천만 네팔 인구를 넘어 20억 남아시아 인구 전체에 타격 입힐 중대한 사안"
카날 장관은 "이를 위해 네팔 재무부는 국제 파트너들에게 공식적인 기후 보상 청구 서한을 발송했다. 우리는 다가오는 모든 국제 포럼에서 이 문제를 확고하고 명확하게 제기할 것이다. 이것은 남아시아 문명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으면 그 홍수의 여파가 비단 네팔뿐만 아니라 남아시아 전역에 막대한 피해를 미칠 것을 경고한 것이다.
그는 "단순히 인명 피해를 수습하는 것을 넘어, 산과 국가를 살리고 인류 문명의 큰 축인 남아시아 전체를 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라며 "히말라야의 빙하는 남아시아 전역의 식수 및 농업용수의 원천이다. 빙하가 빨리 녹을수록 미래에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사라진다. 갠지스 문명과 트리슐리 문명의 근원이 소멸할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재난은 단발성이 아닌 미래에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네팔의 3천만 인구를 넘어 20억~25억 명에 달하는 남아시아 인구 전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카날 장관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남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치적 문제는 잠시 미루고, 이 공통의 위기 앞에서는 하나의 뜻으로 모여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네팔은 이번 참사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인류 생존과 정의의 문제로 보고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옹호하고 설득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강력하고 명확하게 이 의제를 밀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발레드라 샤 네팔 총리, 뉴욕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기후 변화의 위험성 강조할 방침
발렌드라 샤 총리 또한 이번 재난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으며 참사의 책임을 국제 사회에 강력하게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수와 지역의 보테코시 강 범람은 단순한 홍수가 아니었다. 눈과 바위가 휩쓸고 내려앉은 산사태로 인해 발생한 히말라야 지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해"라며 "이 참사는 기후 변화로 인해 히말라야 지역이 직면한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지역은 경계를 늦춰선 안 되며, 동시에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문제를 국제 사회에 강력하게 제기해야 할 때"라고 국제 사회에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 총리는 오는 8일 뉴욕에서 열리는 제81차 유엔 총회에 직접 참가할 방침이다.
당초 카날 장관이 네팔 대표로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참사를 계기로 샤 총리가 직접 유엔 총회에 참석해 네팔에 미치는 기후 변화의 위협을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나왔고, 이에 샤 총리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 <데쉬산차르(Desh Sanchar)>는 전했다.
네팔이 유엔 총회에서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제79회 유엔 총회에서도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당시 네팔 총리는 연단에 서서 "인류와 지구 모두 기후 재앙의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네팔이 가장 기후재난에 취약한 국가"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전 세계가 힘쓸 것을 촉구했다.
이어 "산악 지역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기후 협상에서 산악 지역 의제가 마땅히 주목받아야 한다"면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적절한 재정 지원과 취약국을 위한 손실 및 피해 보상 기금 설립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