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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을 바라보면서/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서울 금천구 독산로 도로변 주민센터에서 들리는 흥겨운 음악과 노랫소리에 길 가던 주민들이 귀를 쫑긋하며 모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초대 가수의 율동에 따라 박수 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지난 1일 오후 6시 독산3동 주민센터 앞 간이무대에서 <독산극장 한마당축제>가 펼쳐지자 동네가 들썩였다. 이날 비가 그친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주민자치회는 임시 천막을 설치해 공연 관람을 도왔다.

 독산극장 한마당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독산극장 한마당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 이혁진

독산3동 주민센터에 들어선 '독산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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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무대지만 주민센터 민원실을 터서 만든 공간이었다. 민원실을 온전히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의미일까. 평소에는 민원실로 이용하다 공연할 때는 무대로 변신한다. 주민센터는 간판에 아예 '독산극장'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독산극장은 이날 한마당축제와 주민센터 대강당을 활용한 영화 상영, 어린이집과 학교에서의 인형극 활동 등 독산3동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표방하는 지역축제 브랜드다.

주민센터에 극장이라는 이름은 단 것은 독산3동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외지에서 오거나 처음 방문하는 주민들이 주민센터 간판에 붙은 독산극장을 보고 극장이 어디 있냐고 물으면 주민센터 직원들은 독산극장과 프로그램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면서도 즐겁다고 한다.

이날 한마당축제에는 우쿨렐레 연주단, 마술단쇼, 가수의 노래 등 한 시간 반 동안 공연이 이어졌다.백 명 안팎의 주민들은 무대에 오른 주인공들과 마치 한 몸이 된 듯 환호했다.

 독산극장 한마당축제에서 우쿨렐레 연주단이 공연하고 있다.
독산극장 한마당축제에서 우쿨렐레 연주단이 공연하고 있다. ⓒ 이혁진

 독산극장 한마당축제에서 이다인 초대가수가 노래하고 있다.
독산극장 한마당축제에서 이다인 초대가수가 노래하고 있다. ⓒ 이혁진

독산극장은 동네 주민들이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소통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8월 1일 자로 새로 부임한 신임 동장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구의원도 얼굴을 알릴 겸 축제 현장을 찾았다. 필자도 이곳에서 여러 동네지인을 만났다. 매일 자치회관 헬스장에서 함께 땀 흘리는 박 아무개도 가까이 있었다.

10여 년 전 주민자치회 출범 당시부터 선보인 독산극장 한마당축제는 이제 독산3동은 물론 금천구를 대표하는 '버스킹 무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소음 공해와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항의도 있었다. 심지어 교통사고를 우려한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이에 주민자치 회원들과 센터 공무원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양해를 구하고 설득했다. 이어 축제 프로그램도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제는 지역 주민과 이웃 상점과 가게들까지 앞장서 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독산극장 한마당축제를 즐기는 지역주민들
독산극장 한마당축제를 즐기는 지역주민들 ⓒ 이혁진

'독산극장'이 사랑받는 이유

독산극장은 아마추어들의 취미를 선보이고 응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자치회관의 음악과 예술 등 취미 프로그램을 배운 주민들에게 자신의 재능과 끼를 맘껏 펼칠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력을 인정받고 자신감을 얻은 주민은 지역 주민을 돕는 또 다른 자원봉사활동에 나선다. 독산극장은 주민들의 재능과 봉사를 선순환시키는 매개체다.

이러한 역할과 인기 덕분에 한마당 축제는 해마다 '주민자치활동 지원사업'으로 선정되고 있다. 비록 작지만 내실 있는 지역축제에 동네 주민들이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초대 가수와 한바탕 춤사위를 펼친 한 주민은 "금천구가 원로가수 박재홍이 태어난 고향이어서 구민들 모두 노래 한가락은 제법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홍(1924~1989)은 '울고 넘는 박달재' '유정천리' 등으로 유명했다. 이날 끝까지 공연을 지켜본 한 주민자치 회원도 "마실 가기 좋은 저녁에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웃어 보였다.

필자 또한 축제 내내 손뼉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축제와 주민들의 행복한 표정이 오래 아른거렸다. 독산극장 공연이 선물한 감동의 여운이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독산극장#한마당축제#독산동#금천구#주민자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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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살림하는 남자’(은살남)

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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