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유튜버 박위. ⓒ 연합뉴스
유튜버 박위씨의 KTX 하차 중 사고 대응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온라인 비판 여론이 박위씨 개인을 넘어 장애인 집단 전체를 향한 비판으로 확장할 조짐까지 보인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이 사건을 다룬 방송사 유튜브 채널 10곳의 영상 댓글 3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유튜브 '위라클'을 운영해 온 박위씨는 자신이 KTX에서 하차하는 과정에서 넘어졌다면서 당시 사회복무요원의 대응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러자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어린 사회복무요원의 단순 실수를 공개 저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씨가 뒤늦게 영상을 내리고 게시판 글로 사과했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관련 논란을 다룬 영상도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관련 논란을 다룬 주요 방송사 유튜브 채널(JTBC·YTN·MBC·SBS·채널A·KBS·연합뉴스TV, 8월 23일~9월 1일) 영상에 달린 댓글 3만여 건 중 2만 9551건(중복 제거)을 LLM(Large Language Model) 주제 분석(코드북 기반 다중 라벨 분류)해봤다. 400건의 샘플 댓글을 주제별로 분류(다중 라벨 분류)하도록 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체 댓글을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댓글의 80.2%(2만 3703건)가 박위씨를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박씨를 옹호하는 댓글은 4.6%(1362건)에 그쳤다. 비판 댓글의 내용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본 결과, 박씨가 해당 사고 CCTV를 확보해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면서 공익요원의 대응을 지적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내용의 주제(대응 방식 비판)가 48.1%(1만 4216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
사람들이 분노하는 포인트는 장애가 아니야. '갑질'이지"라는 내용의 댓글에는 '좋아요'가 8200개 이상이 붙었다.

▲박위 KTX 논란을 다룬 유튜브 댓글들의 주제 분포 ⓒ 신상호
문제는 이같은 비판 여론이 박위씨 개인을 넘어 장애인 집단 전체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판 댓글 중 '장애인 집단에 대한 비판'으로 분류된 댓글은 14.1%(비판 2만 3703건 중 4180건)로, 댓글 7건 중 1건이 '장애인 집단'에 대한 비판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댓글들이 많은 공감대('좋아요')를 얻은 것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장애인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겠구만. 한 번의 실수도 용납 못 하는데 어찌 선뜻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댓글은 '좋아요'가 900개를 넘었고, "
앞으로 장애인은 도와주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박위 때문에 하게 되었음. 도와주다 실수하면 나만 (당한다)"이라는 댓글도 5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
국민의 세금으로 여러 가지 복지 누리며 대우까지 받으려 하지 마라"(좋아요 754), "
장애인들도 모아서 교육 좀 시켜라"(좋아요 229) 등도 '좋아요'가 많았던 댓글이었다.
"
장애인들은 XX돼야...(중략)" 등 장애인에 대한 혐오적 인식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댓글들도 있었다. 비판이 장애인 집단 전체로 확장하는 흐름이 포착되면서, 스스로 장애를 가졌다는 당사자조차 댓글을 통해 우려를 나타냈다. 자신을 하반신 장애라고 소개한 한 댓글 작성자는 "
(박위씨) 때문에 휠체어 타는 분들이 얼마나 피해를 볼지 감도 안 온다"라고 했다. 해당 주장은 37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한국은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하고, 개인의 잘못을 그 개인이 속한 집단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비판하는 성향이 강하다, 장애인 문제를 비롯해 지역주의 등도 같은 경향을 띈다"라면서 "박위씨의 논란이 장애인 집단을 공격하는 빌미가 된 것이고, 이를 이용해 집단을 혐오하고 비판하는 장이 열리게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또 "방송사 유튜브도 해당 논란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면서 조회 수를 올리고 있는데, 이같은 행위도 온라인 혐오 여론을 키우는 기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