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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재형 전 곡성군 홍보 주무관, 이기환 현 곡성군 홍보 주무관
(왼쪽부터) 이재형 전 곡성군 홍보 주무관, 이기환 현 곡성군 홍보 주무관 ⓒ 주간함양

축제가 끝나면 사람도 빠져나간다. 행사장에 몰렸던 관광객은 공연과 체험을 즐긴 뒤 주차장으로 향하고, 지역 상권은 다시 평소의 하루로 돌아간다. 지역축제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도 정작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곡성군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축제장에 모인 사람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대신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야시장에서 한 번 더 머물게 한 뒤 읍내 음식점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곡성군의 야시장은 전통시장에 먹거리와 공연을 더한 '원플러스 원'식 행사가 아니다. 세계장미축제와 전통시장, 뚝방마켓, 읍내 상권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축제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구 2만 7000여 명의 작은 지역에서 만들어낸 시도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규모가 큰 도시처럼 대형 상업시설이나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지역에서 축제를 지역경제와 연결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야시장에서 끝내지 않는다'는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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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야시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2024년이다. 곡성군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을 계기로 심청어린이축제 기간에 처음 야시장을 열었다. 당시 군 추산 5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야시장을 찾았다. 이듬해에는 곡성의 대표 관광축제인 세계장미축제 기간에 야시장을 운영하며 규모를 확대했다.

곡성군이 가진 목표는 분명했다. 장미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을 축제장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전통시장과 읍내 상권으로 유입시키는 것.

곡성군 관계자와의(이재형·이기환 주무관) 인터뷰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야시장 자체의 매출을 최우선 목표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시장은 전통시장 주차장을 활용해 먹거리와 체험, 공연 공간을 구성한다. 관광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인 뒤 오후 9시 야시장이 끝나면 읍내 음식점으로 다시 보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곡성군은 '읍내 상권 연계 프로모션'을 운영했다. 지역 음식점의 참여를 받아 야시장 방문객이 해당 음식점을 찾으면 음료나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참여 음식점의 위치와 정보를 지도 형태의 안내물에 담아 야시장 방문객에게 직접 나눠줬다.

야시장에서 소비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야시장을 지역 상권으로 관광객을 보내는 관문으로 활용한 셈이다. 처음에는 5곳 정도의 음식점이 참여했지만, 실제로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참여 업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는 것이 곡성군의 설명이다.

축제와 시장을 '동선'으로 묶다

곡성의 또 다른 특징은 야시장 하나만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세계장미축제장 인근에는 뚝방마켓이 운영된다. 곡성군은 축제 기간 뚝방마켓의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야시장과 시간을 맞춰 축제장에서 뚝방마켓을 거쳐 전통시장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축제장→뚝방마켓→전통시장→읍내 상권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동선을 만든 것이다. 야시장은 전통시장 주차장을 활용했다. 중앙 무대를 설치하고 한쪽에는 먹거리, 다른 한쪽에는 체험 공간을 구성했다. 기존 시장의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축제 기간에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프로그램 역시 관광객과 주민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11개 읍·면에서 대표를 뽑아 윷놀이 대회를 열었고, 노래자랑과 전통공연도 마련했다. 특히 EDM 공연은 예상 밖의 인기를 얻었다.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함께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면서 세대가 함께 즐기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곡성 야시장은 아직 미완성

그렇다고 칙칙폭폭 야시장을 완성된 성공 모델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한계는 운영 기간이다. 현재 야시장은 대표축제 기간에 맞춰 2~3일 정도 운영되는 형태가 중심이다. 축제 방문객을 전통시장으로 유입한다는 목적에는 적합하지만, 야시장 자체가 독립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운영 과정에서 상인 간 갈등도 있었다. 야시장에 참여하는 상인과 참여하지 않는 상인 사이에서 민원이 발생했고, 전기 사용량이 부족해 인근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다 써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비가 오면 야외 행사라는 특성상 방문객이 급감하는 문제도 있었다. 결국 야시장은 무대와 천막만 설치한다고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다. 참여 상인과 기존 상인, 지역 음식점, 축제 관계자, 행정이 사전에 역할을 나누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갖춰야 한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사람은 불러왔는데, 다음은 어디인가

야시장의 목적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야시장에서 밤까지 즐긴 관광객은 그다음 어디로 가는가"

곡성군은 관광객을 축제장에서 시장으로, 시장에서 읍내 음식점으로 보내는 데까지는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문제, 즉 숙박과 체류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었다.

실제 칙칙폭폭 야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곡성군을 찾은 주간함양 역시 취재를 마친 뒤 숙박시설을 알아봐야 했다. 현장에서 군 관계자들에게 숙박할 곳을 문의했지만, 선뜻 특정 시설을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야시장을 운영하고 관광객을 지역 상권으로 끌어들이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조차 외부 방문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숙박시설을 제시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과 관광객을 지역에 머물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야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신 관광객이 숙박하지 못하고 인근 도시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비 역시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하룻밤 머물고 다음 날 아침 지역에서 식사를 한 뒤 관광지를 둘러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결국 관광객의 '방문'과 '체류' 사이에는 숙박이라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놓여 있다.

이 문제는 곡성만의 문제도 아니다. 함양 역시 축제와 야시장을 통해 외부 관광객을 유입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관광객을 지역으로 불러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역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 날까지 머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함양군 한들미니포차와 비교하면 곡성군 칙칙폭폭 야시장은 운영 시간과 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곡성군이 축제 기간에 유입된 관광객을 지역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전통시장과 읍내 상권으로 유도하기 위해 야시장을 연계했다면, 함양군은 야시장을 통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보다 큰 목적을 두고 있다.

곡성군과 함양군의 야시장은 운영 방식이나 콘텐츠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예산 규모는 함양군이 더 많은 편이지만,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두 야시장 모두 특별한 기획이나 독창적인 콘텐츠가 돋보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지자체마다 비슷한 먹거리와 공연, 체험을 중심으로 '유명한 야시장'을 표방하면서 서로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숙박 문제 역시 분명한 한계로 남는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숙박시설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서 지자체의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결국 함양군 한들미니포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의 야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확실한 차별성이 필요하다. 예산을 투입해 규모를 키우고 방문객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군민들 사이에서 한들미니포차가 '공무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행사가 아니라 상인과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궁극적으로는 행정의 지원이 줄어들더라도 스스로 운영될 수 있는 자생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 신문 발전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곽영군)에도 실렸습니다.


#야시장,#지역#상권의#새로운#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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