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월 31일 오전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을 방문해 지역 주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 카드를 직접 전달하고, 기본소득이 지역 내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는 현장을 살피고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이 내년 1조 1658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대상 지역도 현재 17개 군에서 인구감소지역 35개 군으로 확대되고,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을 덜기 위해 국비 지원 비율은 40%에서 50%로 상향된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7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보다 2조 853억 원(10.4%) 증가한 22조 2215억 원 규모로 예산을 편성했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는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성한 1조 1921억 원이 포함된 규모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전날(8월 31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의 농식품부 예산이 대폭 증가된 배경으로는 늘어난 농특세입이 온전히 농업·농촌 분야에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35개 군으로 확대... 국비 지원율 50%로 상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월 31일 오전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을 방문해 지역 주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 카드를 직접 전달하고, 기본소득이 지역 내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는 현장을 살피고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는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를 내년도 농촌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제시했다. 올해 추경을 포함해 3047억 원이었던 관련 예산을 내년 1조 1658억 원으로 약 3.8배 늘린다.
김 차관은 기본소득 사업 확대와 관련해 "처음에 '시범사업'으로 했는데, 지난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보셨겠지만 이 기본소득의 효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매우 빠르게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시범사업이라고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도 입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 본사업의 용어를 구체적으로 말한다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이 사업이 보다 더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내년에는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의 절반가량인 35개 군까지 확대된다. 농촌 주민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고 지역 내 소비를 늘려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농촌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교통·의료·돌봄 투자도 확대된다.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모델은 82개 전체 군으로 확대하고, 왕진버스 등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와 주민 공동체 기반 돌봄도 계속 지원한다. 농촌공간 재구조화, 빈집 재생, 체류형 복합단지 조성 등 정주 여건 개선에도 투자가 이어진다.
공익직불 3조 진입·가격안정제 신설... "국가 책임 안전망 구축"
농업인의 소득 안전망도 강화한다. 공익직불 예산은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선 3조 615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을 경우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도 91억 원을 들여 새로 도입한다.
김 차관은 가격안정제에 대해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최소 생산비용을 보전함으로써 농가의 기초소득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품목과 기준가격은 심의회를 구성해 결정할 예정이며, 김 차관은 "아마 한 2~3주 내에 저희들이 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해보험 예산도 늘리고, 보험 운영이 어려운 작물을 위한 '농작물 준보험'을 신설한다. 농업인 안전재해 보장 수준은 산재보험 수준으로 높이고, 가뭄 대응을 위한 양수장 개선 예산은 246억 원에서 2509억 원으로 10배 이상 확대한다.
농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피지컬 AI 현장 실증에 208억 원을 신규 투자하고 AI 농기계 공유센터 15개소를 조성한다. 농업로봇 210대의 현장 보급도 지원한다.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바우처와 해외 판로개척 지원도 늘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월 31일 오전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
한편 농식품부는 농업 재정의 구조도 개편한다. 농지관리·농산물가격안정·FTA(자유무역협정) 등 3개 기금을 통합해 '농업발전기금'을 내년 1월 출범시킬 계획이다. 기존 기금 재원에 농특세 등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재정 운용의 탄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기금 통합을 통해 기금 간 칸막이를 낮춰 재원을 필요한 곳에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지·농안·FTA·축산발전기금의 누적 채무 3조 1000억 원도 상환한다. 이를 포함하면 내년 농식품부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25.7% 증가한 25조 3081억 원에 이른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는 정부 출연금 2000억 원도 처음 반영한다. 김 차관은 "이번에 정부에서 추가적으로 걷지 못한 출연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3~4년에 걸쳐 추가로 5000억 원을 출연한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농특세 증가로 확보된 재정 여력을 농업·농촌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충실히 투자해 나가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농업·농촌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보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2027년 농식품부 예산안 ⓒ 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