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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 이희훈

부동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세제 개편안과 공급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에 아파트를 짓자고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대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상황과 정부 대처 등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25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최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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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부동산값이 상승하고 있는 거로 아는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긴 시간 흐름에서 봐야 해요. 2022년 가라앉았던 시장이 2023년부터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게 올랐고, 2025년 상반기 탄핵 정국의 권력 공백 속에서 강남권 재건축·신축이 폭등했어요. 50억이 100억, 20억이 40억이 되는 식으로요. 2025년 하반기부턴 매수·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시작됐고, 2026년 들어 강남 상승세는 주춤한 상황이에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84제곱미터 기준가가 너무 뛰었다는 거예요. 20억이던 강남 아파트가 30억, 40억이 되면서, 이제 마포·용산·성동을 거쳐 서울 주변부로 상승 흐름이 옮겨가는 국면이 지금이에요.

정부 정책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강남·서초는 최근 하락 중이라 평균이 오르는 게 아니에요. 다만 상승하는 아파트 수 자체가 늘고 있는 거죠. 선도 아파트가 먼저 뛰었던 2025년까지와 달리, 지금은 그걸 뒤따라 '키 맞추기'하는 아파트들이 훨씬 많아진 상황입니다."

- 그러나 언론을 보면 윤석열 정부 때는 괜찮았는데, 이재명 정부 이후 오른 것처럼 나오거든요,

"언론이 자꾸 호도하고 있어요. 저희는 평균으로도 보고 아파트 단지별로도 분석하는데, 서울 재건축 관련 아파트들은 2023년부터 이미 엄청나게 올랐어요. 즉 윤석열 정부 내내 오른 거예요. 100억짜리 아파트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50억에서 100억으로 오르는 과정이 그때 이미 있었던 거죠. 그때는 그걸 별로 들여다보지 않았거나 언론이 문제 삼지 않았을 뿐이에요.

세입자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서울과 수도권 주거비 부담, 전월세 구하기 어려운 상황은 늘 있었던 문제고, 그때는 전세 사기까지 기승을 부렸어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지금 언론이 이걸 계속 이슈로 띄우면서 마치 이재명 정부의 정책 실패로 벌어진 일처럼 다루는 거예요. 하지만 정책이라는 게 그렇게 즉각적으로, 모든 사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거든요.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이 워낙 강한 건데, 지금 상황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그러면 이번에 발표된 세제 개편안은 어떻게 보세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봐요. 그동안 이상한 감세 장치들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80%까지인데 금액 한도가 없었어요. 1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200억 원까지 공제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국세청장이 언급할 정도였고요. 시세 차익이 얼마든 1주택자면 80%까지 깎아주니 '똘똘한 한 채'를 부추긴 원인이었는데, 이번에 10억 원 상한선을 둔 건 중요한 진전이에요.

종합부동산세도 고령·장기보유자에게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해주면서 한도가 없었는데, 이번에 600만 원 정도로 한도를 두기로 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예요. 다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정부, 4년만에 종부세 수술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개편되면서 시가 35억원 초과 주택부터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6억원이 넘는 주택은 내년 1.5%에 이어 내후년 2.0%로 세율이 오르면서 종부세가 급증할 예정이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 주택분 종부세 세율에 따르면 과세표준 6억원∼12억원 구간부터 세율(이하 1주택 기준)이 현재 1.0%에서 내년 1.3%로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정부, 4년만에 종부세 수술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개편되면서 시가 35억원 초과 주택부터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6억원이 넘는 주택은 내년 1.5%에 이어 내후년 2.0%로 세율이 오르면서 종부세가 급증할 예정이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 주택분 종부세 세율에 따르면 과세표준 6억원∼12억원 구간부터 세율(이하 1주택 기준)이 현재 1.0%에서 내년 1.3%로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 연합뉴스

- 어떤 거죠?

"종합부동산세가 너무 표를 계산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체적으로 세금이 늘어나는 대상은 35억 넘는 초고가 주택인데, 이런 집은 전국에 5만 호 정도밖에 안 돼요. 결국 강남 지역 외에는 오히려 종부세를 깎아주거나 안 받겠다는 셈인데, 이건 조세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대통령께서는 표 계산 없이 정책을 밀고 가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번 개편안은 그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요. 표 계산한 티가 너무 나거든요.

개편안 자체도 그런데, 이후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 그래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예전 방식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도 아쉬운 후퇴예요. 결국 주택 관련 세금이 계속 표 계산 안에서 결정되는 거죠. 이런 걸 지켜보는 게 고통스럽습니다."

- 세금으로 집값 못 잡는다고 했잖아요. 세금으로 집값 잡을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세금은 세제 정상화 차원으로 해야 하나요?

"종합부동산세법을 보면 주택 가격 안정이 이 세금의 중요한 목적이에요. 세금만으로 집값을 잡을 순 없지만, 적절한 세 부담 없이는 가격 안정도 어렵습니다. 보유세가 낮으면 아무리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이라도 다 버티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정책은 균형 있게 가야 해요. 세금도, 공급도, 주거복지도, 여러 수단이 함께 작동해야 주택과 전월세 가격이 안정됩니다.

그래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건 애초에 어리석은 대선 공약이었다고 봐요. 지킬 수 없는 말이었죠. 지금까지 보유세가 워낙 낮아서 부담이 안 되는 이상한 장치들이 많았거든요. 자산 가치와 자산 이득에 맞는 세금이 부과돼야 투기가 억제되는데, 지금 문제는 1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라는 방식으로 사실상 투기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는 데 있습니다."

- 최근 정부가 공급안 발표했잖아요. 작년 9·7 대책도 공급안이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차이는 뭘까요?

"130만 호에 이번에 23만 호 플러스알파를 더하면 지금 158만 호가 넘어요. 그런데 이런 식의 물량 공급 계획이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어요. 문재인 정부 때도, 윤석열 정부 때도 계속 몇 백 만 호씩 공급하겠다고 했었잖아요. 원래 노태우 정부 때 정말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200만 호를 공급하고 1기 신도시를 만들었던 건데, 지금이 그때와 같은 상황인지는 의문이에요. 지금은 그렇게 절대적으로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 아닌데도 정부가 자꾸 옛날 방식을 반복하는 것 같아요.

공급을 늘리려다 보니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사선 규제·일조권 규제 완화 같은 것들이 함께 나오는데, 이건 주거 환경이 나빠지든 말든 다세대·다가구 층수를 올리고 예전에 비스듬하게 지어야 했던 걸 그냥 다 지어도 되게 풀어주는 식이에요. 결국 주거 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 '닥치고 주택 공급'이라는 프레임에 너무 매몰돼서, 빠르게 공급해야 한다는 압박에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왜죠?

"가장 문제라고 보는 것 중 하나는 주거사업장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기자본 비율 규제를 2029년까지 유예하겠다는 금융위원회 대책이에요. 사업 규모가 100억 원이면 적어도 5억 원 정도는 자기자본으로 시작하는 게 상식 아닌가요? 원래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했던 자기자본비율을 유예한다는 건 자기자본 거의 없이도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전세 사기의 근본 원인이 바로 무리하게 빚내서 집 지은 거였잖아요. 그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거니 걱정됩니다.

또 하나는 중산층용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신설이에요. 지방 청년도 30~50만 원, 서울은 60~70만 원씩 방세를 내는 상황에서 지금 중산층 공공임대를 늘리겠다고 나설 때는 아니라고 봐요. 윤석열 정부 내내 공공임대 공급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와서 대형 평수 공공임대부터 얘기하는 게 정말 필요한 수단인지 의문이에요.

진짜 문제는 고시원과 지하 거주가 계속 늘고 있다는 거예요. 서울에서만 수십만 가구가 그렇게 살고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공공임대를 먼저 늘려야지 중산층 보편형 공공임대를 먼저 얘기하는 건 안타까워요. 주거 정책은 가장 취약한 계층을 우선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원칙이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 국민들이 '이재명 정부는 집 못 지어서 미쳤냐'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은 말했다던데.

"거친 말이죠. 그런데 그러면 집은 누가 지을까요? 민간에 정부가 억지로 짓게 할 순 없어요. 그러니 정부는 계속 규제를 풀 수밖에 없어요. 일조권 침해를 막던 사선 규제를 완화하고, 재개발 동의율을 낮추고, 재개발·재건축 이주비를 풀어주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번 8·13 대책에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많이 나왔지만, 사실 이걸로 추가 주택 공급이 실제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걸 정부도 알고 있어요.

결국 정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공급 대책은 공공주택이고, 그 대표 주자가 LH공사예요. 그런데 작년부터 LH를 개혁한다면서 정작 개혁안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고, LH 직원들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해요. 지금은 조직을 분리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이 제대로 될까요? 그러다 보니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현장에서 전혀 체감이 안 돼요. 시민들이 '공급되고 있구나' 느끼질 못하는 거죠. 그러니 '집 못 지어서 미쳤냐'는 생각이 들 리가 없어요. LH를 쪼개면서 어떻게 집이 제대로 지어지겠어요. 임대주택이나 공공분양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게 걱정입니다."

"용산공원 아파트 '절대 안 된다'는 오세훈 시장 주장 동의 어려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 뒤 나서고 있다. 2026.8.26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 뒤 나서고 있다. 2026.8.26 ⓒ 연합뉴스

- 정부는 용산공원에 아파트 짓자고 하는데 서울시가 반대하는데.

"정부 입장은 아직 정확히 나온 게 아니에요. 처음엔 용산공원의 10분의 1 정도인 어린이공원 부지 주택 공급 얘기였는데, 그 정도는 검토해볼 만하다고 봐요. 물론 토양 정화 기간, 미군 반환 절차 같은 것도 함께 고려해야죠. 이후 국토부 장관이 '공원 전체를 놓고 보겠다'고 말을 바꾸면서, 지금은 정부 입장이 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반면 오세훈 시장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인데, 저는 동의하기 어려워요. 오 시장은 2022년 수해 이후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서울의 지하 거주 가구는 2020년 20만에서 2024년 24만으로 오히려 늘었어요. 지하 고시원도 계속 늘고 있고요. 수십만 가구가 그런 곳에 사는데 100만 평 공원을 꼭 그대로 지켜야 하는지 의문이에요. 부지 일부를 청년·양육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여는 논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울의 주거 취약계층 문제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무조건 전부 공원'이라는 주장은 시민 주거 안정을 책임져야 할 서울시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니라고 봐요. 오 시장은 20년 전 법을 근거로 반대하는데, 법도 시대에 맞게 바뀔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국회가 있는 거 아닌가요?"

- 보수 쪽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보다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하는데,

"재개발·재건축은 신규 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게 명확해요. 서울시도 인정하는 부분인데, 31만 채를 재건축하면 기존 주택 22만 호 이상이 사라지니까 실제 신규 공급은 8~9만 호 정도예요. 게다가 최소 3~4년은 그 기존 주택도 아예 쓸 수 없고요. 지금 전월세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그걸 부술 여유가 어디 있나요? 당장 이주 대책은 또 어떻게 마련할 건가요?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은 5년, 10년 뒤 이야기고, 집이 없어지는 건 지금 당장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인데 말이죠.

또 재개발·재건축은 신규 공급이 많이 안 늘어나는 것 외에, 너무 비싼 주택만 공급한다는 문제도 있어요. 텔레비전도 저렴한 것부터 비싼 것까지 다양해야 고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재개발·재건축은 무조건 제일 비싼 걸 공급하는 방식이에요. 서울 기준으로 기본이 20억 원 정도인데, 이런 주택이 누구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강북에서도 분양가가 15억~20억인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감당이 안 되는 가격이에요. 결국 재개발·재건축은 공급 속도는 느리면서 주택 가격 상승 속도만 빠르게 만드는 개발 방식입니다."

- 그러면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전망하기가 정말 어렵죠. 정부가 하루빨리 실제 성과를 보여줘야 해요. 주택이 실제로 공급됐다, 서울에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섰다, 쪽방촌 개발이 진행됐다는 걸요. 지금까지는 말만 있었지 실천으로 보여준 성과가 없거든요. 국민들에게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보여줘서 신뢰를 되찾으면 그래도 안정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텐데,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몇 만 호 공급' 같은 의미 없는 숫자만 계속 던진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거라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최은영#부동산#세제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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