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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부산 남구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가 관계 당국의 처분에 따라 2026년 8월 26일부터 2026년 10월 24일까지 2개월간 영업을 정지하게 되었다. 사유는 '춤'이다. 매장 앞에 붙여진 영업 정지 안내문에는 위반 내용으로 "손님이 춤을 추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가 적혀 있다.

2018년 문을 연 오방가르드는 부산 인디 신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세이수미를 비롯해 해서웨이, 보수동쿨러, 소음발광 등 부산을 대표하는 밴드들은 모두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꾸준히 지역의 신예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제공했으며, 타 지역 신과 부산 인디 신의 교류 역시 여러 차례 모색했던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의 애프터 파티인 '부롱 나이트'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왜 '일반음식점'이어야 했을까?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 ⓒ 오방가르드 공식 소셜 서비스

현재 오방가르드를 비롯한 전국 상당수의 라이브 클럽은 주류와 음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상에 따라 이들은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에 음향 시설을 갖춘 채 손님이 춤을 추도록 허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유흥업소보다 세금이 적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감성 주점 형태로 영업을 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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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흥 업소에서는 주류 판매와 노래, 춤이 모두 허용된다. 그러나 유흥업소로 등록하자니 세금이 늘어난다. 청소년 음악팬은 입장할 수 없게 된다. 학교 주변에 있는 라이브 클럽이라면 자리를 옮겨야 한다. 경성대학교, 부경대학교와 인접한 오방가르드로서는 선택할 수 없는 카드였다.

정식 공연장으로 등록하는 순간 주류와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작은 규모의 라이브 클럽들의 수익 상당 부분이 주류 판매에 의존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시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길이다. 또한 현행 공연법은 '연간 90일 이상, 또는 30일 이상 연속하여 운영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라이브 클럽은 주말에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기본적인 무대 시설과 방음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공연법의 조항 역시 영세한 라이브 클럽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

다양한 공연장이 위치한 서울시 마포구는 2015년 '서울특별시 마포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출구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서울시 용산구, 부산시 부산진구 등에 예외를 허용하는 조례가 존재한다. 하지만 라이브 클럽이 존재하는 지역의 모든 지방 의회에서 제때 조례를 지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오방가르드에 대한 연대 선언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의 로고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의 로고 ⓒ 오방가르드 공식 소셜 서비스

영업 정지 사태 이후 수많은 음악인과 기획자들이 오방가르드에 대한 연대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 채널 1969는 "자수서"라는 제목과 함께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생음악 무대와 더불어 음악의 감동을 온몸으로 표현할 자유를 벌하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뮤지션 단편선은 "우리는 떳떳하고, 시민들에게는 큰 볼륨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출 권리가 있다. 시민들은 유흥업소와 라이브클럽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라며, "시대착오적인 것은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정치권과 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을 소비하는 관객들 역시 행동에 나섰다. 록 페스티벌 문화를 향유하는 관객 모임 '락페가 장난이야? 놀러왔어?!'는 국회에 '라이브 클럽의 법적 지위 공백 해소를 위한 입법 제안'이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서를 보냈다. 이들은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입법례를 소개하며 '손님이 춤을 추는가'를 업종 판별 기준으로 삼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2015년 풍속법 개정(2016년 시행)을 통해 '손님에게 춤을 추게 하는 영업'을 영업 규제 기준에서 삭제했다.

국회 웹사이트에는 '소규모 라이브클럽의 공연 활동 보장을 위한 「공연법」·「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촉구에 관한 청원'이 게시되었다. 청원을 게시한 시민은 "공연장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는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건전한 공연 관람 과정에서 발생하는 춤과 호응을 유흥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소규모 공연장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라며 청원의 취지를 밝혔다.

라이브 클럽이 놓인 오래된 사각지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이 가능해진 것은 1999년 11월 13일 식품위생법 시행령 이후다. 이전에는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펼치는 밴드, 디제이, 코미디언, 악사 등이 유흥업소의 '유흥접객원'으로 분류되었고, 시행령 이후 이들이 유흥접객원에서 제외되면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홍대 앞 인디 공연장을 자주 찾는 A씨는 "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춤을 금지하는 것은, 라이브 클럽을 유흥 업소라 여겨 단속하던 시절의 흔적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브 클럽은 인디 신을 형성하고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공간이다. 비틀스는 무명 시절 리버풀의 캐번 클럽 등 유럽의 여러 클럽을 돌아다녔다. 오늘날 '밴드 붐'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실리카겔(씨에이엠위더스 소속)도 여러 라이브 클럽을 누비며 실력을 쌓았다. 지금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라이브 클럽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케이 컬쳐'가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팬데믹 이후 록 페스티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객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한 축인 라이브 클럽은 여전히 법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 하고 있다. 음악인과 음악 팬들이 요구 사항은 "법을 무시하고 놀자"라는 것이 아니다. 뮤지션의 공연과 관객의 춤, 그리고 주류 판매가 모두 존재하는 공간의 독특한 성격을 이해하는, 항구적인 법 개정이다.

#오방가르드#라이브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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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파 (hyunpa2) 내방

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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