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이재명 대통령의 동영상 시청' 사진. ⓒ 페이스북
[기사 보강 : 20일 오전 9시 3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에 대한 내국세 연동제' 폐지를 시도하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20년 동안 추세를 보면 물가상승률은 2.3%였는데 교육교부금은 6.5% 올랐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발언에 대해 교육재정을 잘 아는 정부·여당 관계자들은 "기획예산처와 박 장관이, 실제 교육청이 받지도 못한 교육교부금을 넣은 수치로 상승률을 계산한 것으로 보여 '데이터 마사지'(유리한 데이터만 갖고 오기) 의혹이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관련 기사:
[단독] 대통령도 본 박홍근의 '교육교부금' 설명 영상, 내용 틀렸다 https://omn.kr/2jeul).
박 장관이 '교육교부금 재구조화' 근거로 내세운 수치 의혹
19일,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보니, 박홍근 장관은 지난 7월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20년 동안 추세를 보면, 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2.3%였는데, 교육교부금은 6.5% 정도 올랐다"라면서 "(교육교부금의) 인하하는 정도가 아니라 재구조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하루 전인 18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과 함께 벌인 '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도 "교육교부금 장기 추세를 보니 교육교부금은 (지난 20년간) 매년 6.5% 정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은 2.3% 늘어 세 배 가까이 교육교부금이 물가보다 상승했다"라고 비슷한 말을 했다.
이 발언 이후 상당수 언론은 '최근 20년간 교육교부금 상승률이 6.5%'라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지난 7월 31일에 나온 KNU연구소의 '교육재정' 웹진을 확인해 보니, 국회입법조사처 김범주 입법조사관은 "2005~2025년 20년간 교육교부금 실제 증가율은 5.6%였다"라고 밝혔다.
교육재정에 밝은 정부·여당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에 "실제 교육부 통계 데이터로 추세선을 그려보면, 최근 20년간 교육교부금 연평균 증가율은 기획예산처 주장인 6.5%가 아닌 5.6~5.7%다. 기획예산처 보고를 받은 박홍근 장관이 과대 추정한 수치를 발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기획예산처 수치에는 윤석열 정부 시절 세수 펑크로 2023년과 2024년에 총 15조 원(14.7조 원) 불용 처리하고 시도 교육청에 교부하지 않은 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를 반영하면 증가율이 6.5%가 되지만, 실제 교육청이 받지 못한 돈이기 때문에 반영하면 안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반영한 것이 사실이라면 기획예산처는 '데이터 조작'이란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육재정 전문가도 <오마이뉴스>에 "기획예산처가 예산 기준으로 교육교부금을 계산하다 보니 6.5% 상승률이란 수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런 통계수치는 결산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다. 결산 기준으로 하면 2023년, 2024년 불용 처리된 15조 원이 빠져야 하기 때문에 최근 20년 교육교부금 상승률은 5.6%가 적확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기획예산처가 자신에게 유리한 데이터를 발표한 '데이터 마사지' 지적을 벗긴 어렵겠다"라고도 주장했다.
기획예산처도 "증가율 5.7% 맞지만, 우리와 계산식 다른 것"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우리는 가상의 선인 20년간의 장기추세선을 그어 보고, 그에 따른 계산식으로 6.5% 증가율을 말한 것"이라면서 "박홍근 장관님께서도 교육교부금을 얘기하면서 '20년 추세를 봤다'라고 말했다. 이는 장기추세선을 뜻한 설명이었기 때문에, 데이터 마사지나 조작이 아니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추세선 상 증가율이 아닌 증가율은 기자 말대로 5.7% 정도가 맞다. 이 계산식과 우리 계산식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했다.
'장기 추세선을 그을 때 15조 원이 불용 처리된 2023년과 2024년은 예산과 결산 기준 중 무엇으로 반영했느냐?'라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즉답하지 않은 채 "장기 추세선이라는 선형회귀선은 편차가 제일 작은 값을 직선화한 것"이라면서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저희가 가상의 선을 그어 본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 관계자는 "2023년과 2024년 불용 처리된 15조 원을 빼고 넣느냐에 따라 장기 추세선의 기울기와 수치가 바뀌는 것인데 왜 이런 설명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획예산처가 장기추세선에 대해 학계 상식에 어긋난 설명을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기사 보도 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우리는 대외적으로 발표된 신뢰성 있는 숫자를 쓰다 보니 (최종 결산이 아닌) 최종 예산 숫자를 사용했다"라면서 "아직 2025년 결산은 국회 확정이 안 되어 공신력 있는 숫자는 아니다. 그래서 2024년 결산치를 쓰면 '2025년 치를 뺐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가 있어서, 결국 가장 확실한 숫자는 최종 예산이라서 최종 예산 숫자를 활용한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애초 <오마이뉴스>에 설명했던 이와 동일인이다. 이 같은 설명은 애초 설명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기획예산처가 결산이 아닌 예산 수치를 활용했기 때문에 2023년과 2024년의 교육교부금 15조 원 불용액을 계산식에 넣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제기한 "15조 원 누락" 의혹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