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해 당진참여자치연대와 주민들은 19일 충남 당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진 현대 제철소에 야적되어 있는 고로 슬래그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 이재환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현대제철의 철강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 야적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고로 슬래그는 용광로(고로)에서 철광석으로 선철을 제조할 때 부산물로 발생하는 비금속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7월 현대제철 슬래그 야적장에서 나온 유출수가 주변 농지에 흘러 들어가 환경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당진 현대제철 측은 침출수에 대한 중화시설을 설치하고 배수로 공사를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야적되어 있는 슬래그가 폭우에 쓸려 나갈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관련해 당진참여자치연대와 주민들은 19일 충남 당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진 현대 제철소에 야적되어 있는 고로 슬래그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금강유역환경청과 당진시, 현대제철은 고로 슬래그 침출수 유출 의혹(혹은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정밀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업장 인근에서 고로 슬래그 침출수와 오염수가 방류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고로 슬래그 침출수는 강알칼리성(pH 10이상)을 띨 뿐 아니라 중금속 유출 우려가 높아 인근 토양과 수계에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고 주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당진 현대제철에 야적되어 있는 고로 슬래그. ⓒ 독자제공
김희봉 당진참여자치연대 회장은 "지금도 지역 어민들 사이에선 어패류가 폐사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4년이 넘도록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슬래그를 야적을 할 때 바닥에 방수포를 깔고, 침출수가 지표로 스며들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침출수를 집수정에 모아 정화한 후 깨끗하게 방류하라는 것"이라며 "현재 상태는 폭우가 내릴 경우, 야적되어 있던 슬래그에서 나온 침출수가 그대로 방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종섭 당진 농민회장도 "농민들은 기업이 농민과 상생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슬래그가 방치되어 농민들 뿐 아니라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침출수 문제로 당진시에서 나온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라고 토로했다.
문제의 핵심은 야적된 슬래그를 처리하는 것이다. 당진시도 시민들의 주장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진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현재 부시장 주관하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산업 폐기물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최대한 재활용을 하는 추세다. 고로 슬래그는 도로 건설의 기층에 골재로 사용하는 등 재활용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갈 곳이 별로 없는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당진 현대제철 관계자는 "2022년 7월 문제가 발생한 직후, 그해 8월 임시 중화시설을 설치했다. 다음해인 2023년 중화제 자동배합시스템 설비 및 황산(중화제) 탱크를 설치를 했다. 2025년에는 연못 형태의 집수장을 만들어 여과를 하고 있다. 슬래그 골재 보관장소를 증설하고 그에 따른 배수로 공사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심각한 폭우가 내렸을 때 슬래그가 쓸려 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고로) 슬래그는 정부에서 골재나 건축자재로 쓰라고 권장하는 소재이다. 새만금 조성할 때도 사용됐다. 슬래그를 골재로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건설자재로도 거의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슬래그가 (처리되지 못하고) 쌓일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