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유치원 교사 아동학대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를 환영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전교조 세종지부
대전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19일 세종지역 한 유치원 교사에게 내려진 1심 벌금 500만 원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세종의 한 유치원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이던 6세 원아를 교사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 발생하면서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재판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당시 원아의 얼굴에 멍이 발견되면서 학부모가 교사가 뺨을 때렸다고 신고했지만, 조사 결과 해당 멍은 사건 발생 한 달 전 부모 차량 교통사고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교사가 원아의 과격한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양손목을 붙잡은 행위가 문제로 다뤄졌고, 1심 재판부는 이를 아동학대로 판단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세종교사노동조합은 각각 환영 입장을 내고 이번 판결이 교육현장에 던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날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전교조는 교실 내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교육적 훈육의 불가피성이 인정된 판결이라며,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축된 교육현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죄임을 확인받기까지 교사가 감내해야 했던 3년의 고통은 온전히 보상받을 수 없다"며, "교사의 생활지도가 필요하다면 교육 체계 내에서 객관적으로 다뤄야지, 아동복지법의 기계적 잣대로 교사를 범죄자 취급하며 학교 현장을 난도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교사 가운데 상당수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간 조사와 수사, 재판을 겪으며 엄청난 피해에 시달린다"고 지적하며, "교사가 무분별한 신고와 민원을 우려해 학생 지도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아동복지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전교조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해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정서적 학대 등에 대한 아동복지법 적용 제외 및 교육관계법 규율, ▲신체적 제지의 구체적 면책 기준 마련, ▲교육감의 의견 청취 및 회복적 절차 우선 작동 등 3대 과제의 입법을 강력히 요구했다.
세종교사노동조합 또한 이번 판결이 한 교사의 유무죄를 넘어 학생의 안전을 위해 교사가 개입해야 하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법원이 올바르게 바라본 중요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김예지 세종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결이 학생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순간 교육적으로 개입한 교사가 형사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손을 놓지 않아도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교사가 학생의 안전을 지키면서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교원단체총연합회 남윤제 회장 역시 환영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교사가 학생을 보호하고 교육하기 위해 취한 정당한 조치까지 범죄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 준 판결"이라며, "교사가 학생을 보호해야 할 순간에 주저하지 않도록 국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교총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오는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미애 세종시교육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강 교육감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침해받고 교권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무죄 판결을 세종교육가족과 함께 환영한다"며, 그간 해당 교사가 겪었을 심리적 고통에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강 교육감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더 이상 위축되지 않고, 아동학대 신고라는 불안과 걱정을 덜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이 9월 정기국회에서 신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강 교육감은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어야 올바른 교육 가치가 실현될 수 있고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될 수 있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종시 공동체 미디어 '뉴스피치'에도 실립니다.뉴스피치(Newspeach)는 세종시 중장년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지역 기반 공동체 미디어로, 젠더 관점의 보도를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조명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언론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