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에 김민석 의원, 최고위원에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의원이 당선되었다. 김민석 대표는 2년 임기 동안 당을 이끌며 2028년 23대 총선도 지휘해야 한다.
이번 8·17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분석과 함께 앞으로의 정국에 대해 들어보고자 18일 시사평론가 김준일씨와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김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민주당 양대 세력 확인한 전당 대회... 당내 갈등 조율이 중요한 과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김민석(왼쪽) 후보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이 확정되자 정청래 후보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8·17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대표가 선출되었어요. 결과에 대해 총평해 주세요.
"민주당 양대 세력이 서로 무시 못 할 만큼 만만치 않다는 걸 확인한 전당대회였어요. 친명계와 정청래계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팽팽히 세력을 과시했죠. 결과는 54.08% 대 45.92%였지만, 정청래 쪽 세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셈이에요. 앞으로 당내 갈등 조율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 2007년 대선 당시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친노와 비노가 다퉜잖아요, 그때와 비슷한 걸까요?
"저는 다르다고 봐요. 그때 친노와 정동영계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의 싸움이었어요. 지금은 현재 권력이 이재명 대통령이고, 전통 지지층이 그와 이견을 보이는 구도죠. 오히려 새천년민주당 시절 동교동계가 당을 장악하다 열린우리당이 분당하던 과정과 비교할 만한데, 다만 포지션은 바뀐 셈이에요. 이번 전당대회는 결국 민주당의 정체성과 지형이 얼마나 변할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는데, 완전히 바뀌지는 않고 팽팽한 균형을 이뤘습니다."
- 호남과 수도권의 결과가 달랐는데 이건 어떻게 보게요?
"수도권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박빙이었어요. 다만 호남에서만 유독 차이가 크게 났죠. 호남 당원들이 다른 지역과는 다른 선택을 한 걸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판단을 호남 당원들이 내린 거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그 선택이 반반씩 갈렸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원래 호남과 수도권이 같이 가지 않나요?
"이슈가 없을 때는 같이 가고, 이슈가 있으면 갈라지는 거예요. 2025년 전당대회 때는 호남에서 권리당원 66%가 정청래 후보를 지지했고, 인천·경기에서는 68%, 서울에서는 67%로 지역별 차이가 크지 않았어요. 그때는 특별한 이슈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친명이냐 반명이냐로 구도가 갈렸어요. 김민석 후보 쪽 프레임이든 뭐든 그런 식으로 구도가 짜이면서, 지역별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 거죠."
- 호남 반도체 영향이 있었을까요?
"아예 영향이 없었다고 보긴 힘들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긴 어려워요. 정청래 대표가 된다고 호남 반도체가 중단되는 것도 아니고, 대선을 앞둔 만큼 누가 대표가 되든 호남 표를 신경 쓸 수밖에 없거든요. 반도체 때문에 무조건 김민석 후보를 찍었다는 건 단편적인 해석이에요.
더 근본적으로는, 지금 이재명 정부가 흔들리는 원인을 당·청 갈등으로 본 거예요. 그래서 이번 선택은 정청래 체제에 대한 평가이자, 정청래 후보가 될 경우 당·청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지금은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 정청래 의원은 이후 어떤 행보를 할까요?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정청래 의원이 대선 후보로 부각됐다고 봐요. 다만 당분간은 특별한 행보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섣불리 움직이면 오히려 부담이 클 테니, 당분간은 좀 잠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자신을 지지해 준 지지층이 민감하게 여기는 이슈, 예를 들어 형사소송법 재개정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는 목소리를 낼 거라고 봅니다."
- 최민희 의원이 수석 최고위원으로 됐고 박선원, 서미화, 이성윤, 한민수 의원이 돼서 친청과 친명이 3:2 구도예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친정청래계 3명이 들어간 건 서울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어요. 여론조사가 서울 결과와 비슷할 가능성이 높았고, 대의원 표는 비중이 작거든요. 대의원 선택은 친명계가 2대 1로 많았지만 최종 결과엔 큰 영향을 못 준 거죠.
당장 크게 부딪힐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친정청래계 후보들도 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나왔다'고 홍보했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반기 들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다만 검찰 개혁처럼 지지층이 민감해하는 사안이 후퇴하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유시민 작가와 김어준 씨의 민주당 내 영향력은 어떻게 보세요?
"영향력은 여전하지만 예전만 못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고요. 유시민 작가는 초반에 판을 꽤 흔든 게 사실이에요. 결국 김민석 후보가 승리하게 된 데는, 유시민 작가의 '필연적 실패론', '썩은내론' 같은 발언들이 아직 2년밖에 안 된 정부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당원들의 불만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봐요.
김어준씨는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중립 기어를 넣은 걸로 보여요. 그런데 오늘(18일) 방송에서 '김용 후보가 떨어진 걸 보면서, 의원들이 앞으로 친명 마케팅이 도움이 될지 판단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거든요. 겉으론 이재명 정부를 걱정하는 척하지만, 사실상 '친명 마케팅은 이제 끝났어, 내가 다시 영향력을 회복할 거야'라는 선언처럼 들렸습니다."
"지금은 갈등 잠복기... 시간 갈수록 노골화 될 것"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경쟁했던 송영길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은 정청래 후보. ⓒ 남소연
- 민주당 전당대회 후유증이 클 것 같은데 화합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갈등이 잠복해 있다고 봐야죠. 그런데 대표 임기가 2년이라, 시간이 갈수록 갈등이 노골화될 거예요. 당장 올해 안에 논의가 시작돼야 하는 게 개헌과 부동산 세제인데, 개헌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 연임은 불가능한 만큼 김민석 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하게 될 겁니다.
내년으로 가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높고, 강릉 국회의원 재보궐은 확실히 열려요. 여기서 누구를 공천할지, 그리고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재신임을 받겠다고 김민석 대표가 밝힌 만큼 그 거취 문제를 놓고 진영이 갈릴 가능성이 있어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다시 불거질 수 있고, 공천 국면에서 비명횡사 논란이 재현될지를 놓고도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지지층 간 이견과 반목은 커지겠지만, 당분간은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김민석 대표 앞날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네요.
"산 넘어 산이죠. 여기에 제가 아직 언급 안 한 게 공소 취소 특검을 추진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것만으로도 당내에 상당한 이견과 갈등이 생길 거예요. 야당 반발도 물론 있을 거고요.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조작이 밝혀진다면 공소 취소 특검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것도 당 지지율이나 정부 지지율에 영향을 줄 겁니다. 그래서 산 넘어 산이라고 봐요. 김민석 대표는 정청래 대표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 전당대회 후 김민석 대표가 바로 경남 거제 수해 피해 현장 간 건 어떻게 보세요?
"무난한 선택이라고 봐요. 민생을 챙기는 여당 대표, 당정이 함께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건 당연한 행보죠. 정청래 대표가 됐어도 갔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 역시 당정 화합을 강조해온 만큼 민생 행보를 보여야 했을 테니까요. 그래서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 여야 관계는 달라질까요?
"김민석 대표는 총리 시절에도 갈등 조율을 많이 해본 분이라 그런 부분을 잘할 거라고 봐요. 게다가 부동산 문제처럼 지자체장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나 개헌 문제처럼 필연적으로 야당 협조가 필요한 일들이 있어서, 조만간 야당 대표와 만나려고 할 겁니다. 다만 야당은 기본적으로 반이재명 정부 기조가 있기 때문에 실제 협조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는데.
"일단 전당대회가 끝났으니 추가 하락은 멈출 거라고 봐요. 다만 극적으로 반등하진 않을 겁니다. 지지율이 빠진 이유가 복합적이거든요. 보완 수사권 폐지로 2030 여성층이 이탈했고, 부동산 대출 규제로 청년층과 서울 거주자들이 불만을 갖고 있고, 고가 주택에 세금을 더 물리는 부동산 세제로는 자산이 있는 중산층 이상이 이탈하고 있어요.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 하락도 영향을 미쳤고요. 특정 지지층 하나만 빠진 게 아니라 여러 원인이 겹친 거라, 반등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다만 추가 하락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골프 회동이 알려지며 나온 게 개헌론이잖아요. 개헌이 가능할까요?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야당은 이미 이걸 '이재명 연임을 위한 독재 연임 개헌'이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했거든요. 그래서 개헌 논의 자체가 진전되기 어려울 겁니다. 야당이 요구하는 건 '연임하지 않는다'는 선언에 더해 '공소 취소도 하지 않고 재판을 받겠다'는 선언까지예요. 저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정도는 대통령이 할 수 있다고 보지만, 공소 취소를 임기 중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건 어려울 거라고 봐요. 그건 대통령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검찰이 결정하는 거고, 만약 실제로 조작 수사가 드러난다면 그걸 그대로 두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된다는 논리도 만들 수 있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 취소를 원한다는 건 사실상 분명해 보이는데, 이 부분이 선결되지 않으면 개헌 논의 자체가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앞으로 단기적인 정치권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저는 여야 모두 무한 투쟁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굳이 협조할 이유가 없거든요. 부동산 정책부터 개헌까지 모든 사안에 반대하며 발목을 잡으려 할 거예요. 장동혁 대표 체제는 지금 본인들 지지율보다 이재명 정부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김민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다고 해서 여야 관계가 더 나아질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