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에 있는 황해교류박물관을 다녀왔다. 이곳은 2025년에 개관했다. 신안군이 만든 박물관이다. 사실 서해로 많이 듣던 이곳을 황해로 표기한 것이 낯설었다. 전시관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부르는 서해는 국제사회에서는 황해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황해는 중국 황하에서 흘러든 흙탕물로 바닷물이 누렇게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나는 목포터미널에서 도착해서 1004번 버스를 탔다. 시내버스는 압해대교를 넘어 압해도로 들어섰다. 신안군청은 압해도에 있다. 신안군은 100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섬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이다.
압해읍사무소에서 버스를 환승해야 해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횟집에 들어가서 식단표를 보니, 민어특수부위 물회가 눈에 띄었다. 이것을 주문하니 민어 부레와 껍질 등 특수부위와 민어회가 가득 들어 있어 민어회를 맛볼 수 있었다. 이어 압해읍사무소 지하에 있는 북카페를 들렀다. 지역의 도서관에 들러보면, 해당 지역에 관한 책자들을 전시하는 곳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안군 압해읍사무소 앞에서 150번 시내버스를 타고 황해교류박물관에 도착했다. 박물관은 천사섬분재정원 안에 있다. 박물관의 외관은 신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신안선에서 착안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1층에 들어서니 상설 전시실의 이름은 '황해에 쌓인 연'이었다.
이곳에서 황해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층에는 황해 문화 교류사에 관한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신라의 학자 최치원도 황해를 거쳐서 당나라로 유학을 갔다. 표류로 원치 않게 황해를 건너간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문순득이다. 특히 홍어 장수였던 문순득은 그의 경험담을 정약전에게 들려주어, 정약전이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나주목사와 주중프랑스영사관의 만찬 ⓒ 여경수
한편 외국인이 표류로 인해 우리나라에 온 경우도 있다. 프랑스의 고래잡이배 나르발호가 비금도 앞바다에서 좌초되었다. 프랑스 선원들은 주민들의 환대 속에 안전하게 지냈고, 이 소식을 들은 상하이 주재 프랑스 영사가 감사를 전하기 위해 조선을 찾아왔다고 한다.
당시 이곳을 관할하던 나주목사 이정현과 프랑스 영사의 만찬 장면이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조선의 막걸리와 프랑스의 샴페인이 오간 이 만남은, 한국과 프랑스의 첫 우호적 교류로 기록되어 있다.

▲흑산도에 남은 황해교류의 흔적 ⓒ 여경수
전시물 중 흑산도의 무심사 옛터에서 발굴한 문화유산들에도 눈길이 갔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뱃길에서 흑산도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길목 역할을 하였다. 황해를 통한 뱃길이 번성하던 시절 흑산도에는 관청, 산성, 봉수대와 같은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박물관 3층의 출구로 나가면 저녁노을미술관을 방문할 수 있다. 미술관의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마침 섬들의 연결이 육지와 같았다.
천사섬분재공원을 둘러보고 다시 목포로 향했다. 돌아가는 차편은 박물관에서 목포 시내까지 가는 150번 버스를 이용했다.

▲저녁노을미술관에서 바라 본 신안 앞바다 ⓒ 여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