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제가 할 이야기는 사실상 제 기자회견문에 다 담겨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남소연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진숙 의원의 징계 여부를 놓고 당내 목소리가 계속 엇갈리고 있다(관련 기사:
국민의힘도 말렸는데... 주먹싸움 낳은 이진숙 '5·18 포럼' https://omn.kr/2jemj).
일각에서는 잇따른 당내 징계 자체가 국민의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징계 신중론'을 제기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이진숙 의원을 "명백한 해당행위자"로 규정하며 제명을 요구했고, 최형두 의원도 이번 논란을 장동혁 대표의 "시험대"라고 표현했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에 대해 "현재 징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책임당원 3700여 명이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중앙윤리위에 제출한 상황에서, 윤리위가 비당권파 의원들과 이진숙 의원에게 같은 잣대를 적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늘(18일)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을 불러 징계 심사를 진행한다. 당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이른바 '비당권파' 의원들은 이진숙 의원과 달리 줄줄이 윤리위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학술 행사였다고 강변하고 있다(관련 기사:
기자들 막으며 취재방해... 이진숙 "5·18이 성역? 유공자 공적 공개하라" https://omn.kr/2jf29).
"윤리위 이슈, 당 낮은 지지율의 중요한 한 축"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현재 진행 중인 당 윤리위 징계를 두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징계 심의대상에 오른 비당권파 의원들이나, 새롭게 징계 요구를 받고 있는 이진숙 의원이나 모두 윤리위 심판대에 오르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이다.
유 의원은 "윤리위가 당내 질서를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동의를 한다"라면서도 "절차적인 신뢰가 무너지거나 아니면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면 사실은 이 문제로 인해서 당과 국민이 훨씬 더 멀어지는 그런 결과를 가져온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힘의 낮은 지지율과 윤리위 논란을 직접 연결했다. 그는 "저희가 이렇게 계속 낮은 지지율을 가고 있는 그 원인 중에 저는 윤리위 이슈가 중요한 한 축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국민들이 우리 당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리 당 소속 구성원의 누구를 징계했다, 윤리위에서 처벌을 했다 이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노동·기후변화 등 현안에 대한 야당의 대안이 부각돼야 할 때 징계 뉴스만 쏟아지고 있다는 취지다.
이진숙 의원을 향한 당원들의 징계 요구에 대해서는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이제 더 이상 답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저희가 자꾸 이 윤리위 이슈로 끌려가는 게 저희 당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싶다"라고 명확한 답을 피했다.
다만 이진숙 의원의 책임까지 전면 부정한 것은 아니다. 유 의원은 5·18과 관련해 "이미 확정돼 있는 것들을 자꾸 작은 것들을 끄집어내서 이거를 이슈화시키려고 하는 것에 우리가 응하는 것이 옳지 않다"라고 하면서도 "이런 빌미를 주는 것도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성일종 의원 역시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진숙 의원 징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 의원은 "이진숙 의원이 여기에서 폄훼하거나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지 않느냐?"라며 "그걸 가지고 무슨 징계하고 이럴 사항들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의 기존 발언과 성향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진행자의 지적에는 "그런 판단은 아마 국회 들어오신 지가 얼마 안 되셨기 때문에 못 했는지 모르지만"이라고 두둔했다. 재차 '왜 그런 판을 깔아줬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것들이 경험이 좀 부족함에서 올 수 있는 그런 부분 아니겠나"라며, 국회에 등원한 지 얼마 안 되는 초선 의원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장동혁·이진숙 즉각 제명"… "장 대표 시험대"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원내부대표와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14일 '5.18 왜곡폄훼'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당내에서 이진숙 의원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날 윤리위에 직접 출석할 예정인 조경태 의원은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동혁과 이진숙을 즉각 제명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5·18 광주오월정신을 모욕하여 명명백백 당의 강령, 당헌, 당규를 짓밟은 이진숙 의원은 당연히 제명시켜야 할 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윤리위를 "장동혁 대표와 그 아바타 윤리위원회"라고 규정하며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고 모욕한 명백한 해당행위자에게는 한없는 자비와 용서를, 불법비상계엄을 자행한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정당해산심판의 위기에서 당을 구한 국민의힘 당원들에는 중징계라는 정치적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치보복을 중단하고 한동훈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사과하라", "제1해당행위자 장동혁과 이진숙을 즉각 제명하라"라고 요구했다.
최형두 의원 역시 이진숙 의원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일축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17일 <전격시사>에서 관련 질문에 "곤혹스러운 대목"이라며 당 원내지도부도 토론회 개최를 사전에 만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에서 먼저 징계가 나왔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자, 최 의원은 "저는 보니까 이게 오히려 장동혁 당 대표의 하나의 시험대가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5·18의 의미에 대해서는 저희 당, 또 저희 당의 전신 우리가 이어받고 있는 신한국당 당시에 분명히 입장을 밝힌 바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5·18의 의미에 대해서는 저희 당이 입장을 밝힌 바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당 지도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판단을 미뤘다.
3700명 당원들이 제소했는데... "징계 검토 안 해"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진숙 의원의 징계 가능성에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술행사였고, (이 의원이) 행사에서 나온 발언들이 본인 입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여러 차례 당 입장을 말씀드렸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도 살피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과도한 정치 공세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시점에 책임당원들의 집단 징계 요구도 현실화됐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약 3700명은 같은 날 이진숙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중앙윤리위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 의원이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토론회를 강행했고, 행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헌법적 의미를 훼손하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했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결국 오늘 중앙윤리위가 어떤 판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선택적 징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비당권파 현역 의원 4명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직접 출석시켜 소명까지 듣는 반면, 수천 명의 당원이 징계를 요구한 이진숙 의원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준다면 '계파에 따른 불공정 징계'라는 반발이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