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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매일노동뉴스에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지윤 선생님이 쓰신 글('우리는 왜 아이들에게 일터 안전을 말하지 않을까', 매일노동뉴스 2026.06.18.)이 너무도 와 닿아, 여섯 살 딸과 함께 온갖 상상을 발휘해 동화를 만들며 시간을 보낸다.

덕분에 우리 아이와 삶을 함께해 온 애착 토끼 인형 토토는 최근 버섯농장 노동자로 취업했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올빼미 인형은 야간노동을 수행하는 제빵사가 되었다. 다소 부끄럽지만 아래는 딸과 함께 써본 첫 번째 이야기, 토토의 직업병 분투기다.

숲속에는 특별한 버섯을 키우는 농장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자라는 버섯의 이름은 웃음버섯! 웃음버섯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약을 만드는 데 쓰였어요. 토끼 토토는 매일 웃음버섯을 따고 상자에 담는 일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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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버섯을 딸 때는 아주 작은 웃음가루가 공기 중에 날아다녔어요.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코와 입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요. 그래서 농장에서는 모두에게 꼭 마스크를 쓰라고 했어요. "웃음가루를 오래 마시면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부엉이 소장님은 매일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토토는 마스크가 답답했어요.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 토토는 마스크를 벗고 일을 시작했어요.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흘렀어요.

어느 날부터 토토는 이유 없이 킥킥 웃기 시작했어요. "킥킥!" 친구들은 재미있는 일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없는데 웃음이 계속 나왔어요. 화장실에서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려고 누워도 "킥킥... 하하하!" 웃음이 멈추지 않았어요. 토토는 웃고 있었지만, 점점 힘들어졌어요. 배도 아프고, 숨도 차고, 일을 하기도 어려웠어요. 걱정이 된 토토는 병원에 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물었어요. "무슨 일을 하니?" 토토는 말했어요. "웃음버섯을 따는 일을 해요." 검사를 마친 의사 선생님이 말했어요. "웃음가루를 오랫동안 많이 마셔서 몸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아." 토토는 깜짝 놀랐어요. "웃음가루는 눈에도 안 보였는데요?"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보이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란다. 조금씩 몸속에 들어오면 나중에 병이 될 수도 있어." 농장으로 돌아온 토토는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가루도 우리 몸을 아프게 할 수 있대." 그날부터 토토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마스크를 썼어요. 친구들도 모두 함께 마스크를 쓰고, 환기를 자주 하고, 웃음가루를 줄이는 방법도 함께 찾았어요. 토토는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이제는 웃음이 나와서 웃는 게 아니라, 행복해서 웃자."

 직접 만든 이야기 ‘웃음버섯 농장의 토끼, 토토’ 그림에 색칠하는 아이의 모습.
직접 만든 이야기 ‘웃음버섯 농장의 토끼, 토토’ 그림에 색칠하는 아이의 모습. ⓒ 이성민

어린이에게는 '비밀의 문' 같은 일터 이야기

사실 이 이야기 말고, 다른 동화도 몇 개 있다. 비버 아저씨의 시끄러운 목재 공장 이야기, 올빼미 선생님의 밤에만 일하는 빵집 이야기, 까투리의 택배 노동 이야기 등 글솜씨가 없는 터라 다시 읽어보는 것도 민망하지만, 덕분에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인형들은 다 저마다의 직업과 산업재해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다. 얼마 전 새벽에 퇴근하는 날 보고 비몽사몽 목소리로 "아빠도 그러다 올빼미 아저씨처럼 병원 가야 된다"라고 하는 걸 보니, 딸의 안전보건 인식이 날로 상승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정지윤 선생님이 쓰신 글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문장이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법을 가르친다.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도 가르친다. 교통안전은 그림책과 노래 속에서 반복되고, 화재 안전은 대피 훈련 속에서 몸에 밴다."

정말이지 깊이 공감했다. 심지어 아이들은 영어와 수학은 물론 발레, 태권도까지 수많은 것을 배우며 자란다. 그리고 놀이와 일상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배우고 익힌다. 그런데 정작 어른이 되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일터'와 그곳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연 아이들의 생활 속에 노동과 안전보건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설 자리가 없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일이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며, 그 과정에서는 다치거나 병들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안전모를 쓰는 이유,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 밤에만 일하면 왜 몸이 힘들어지는지, 무거운 물건을 계속 들면 왜 몸이 아픈지 정도는 동화 속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전할 수 있다. 조금 더 자라난 아이들에게는 마스크와 안전모가 필요 없을 정도로 위험하지 않은 일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줄 수 있다.

일터의 위험을 알아보고 스스로를 지키는 힘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노동과 안전보건을 자연스럽게 접한 아이들은 자라서도 위험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것이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사회 통념' 역시 이런 작은 교육과 경험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일터의 안전보건을 어릴 때부터 이야기하는 일이 결국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라 믿는다.

산업재해 사건을 주로 수행하며, 늘 다치고 아픈 노동자들을 만난다. 그래서인지 아이와 함께 만들고 그려내는 이 엉성한 동화들이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치고 난 뒤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치지 않기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토토와 비버 아저씨, 올빼미 선생님을 기억하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일터에서 "건강하게 일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우리 집 인형들은 앞으로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며, 무엇보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8월호에도 실립니다.이 글을 쓴 이성민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 공인노무사입니다.


#산업재해#산재예방#안전보건교육#동화#어린이
댓글1
이성민 (kilsh) 내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모든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안녕한 삶을 쟁취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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