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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부동산 정책 방향 기자간담회 연 황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지방 선거기획단장인 황희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방향 기자간담회 연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지방 선거기획단장인 황희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는 그리 깔끔하지 못했다.

황 의원은 지난 1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 혁신방안 기자간담회'를 예고했다가 행사 당일 취소했다. 당초 황 의원은 이 자리에서 버스하우스 논란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내 집 마련의 사다리'"라는 원칙 아래 도심 주택공급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대책 등을 제시할 예정이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행사는 시작도 되지 못한 채 급하게 취소됐고, 황 의원은 이후 SNS를 통해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라며 "주거 당사자인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해,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 고개를 숙였다(관련 기사 : 논란 3일 만에 황희 "버스하우스 제안, 머리숙여 사과" https://omn.kr/2jc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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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인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황 의원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위한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가 비운 자리에서 버스 하우스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폐버스 주택 1만 호 공급 제안은 검토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예"라고 답했다.

논란을 일으킨 국회의원은 SNS 사과로 이를 수습하려 했고, 부동산 정책 관련 토의가 이뤄지는 자리에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불참했다. 결과적으로 황 의원은 버스 하우스 구상을 직접 해명하고 응답해야 할 두 차례의 공개석상에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 의원은 논란 뒤에 여전히 남은 질문들에 이제라도 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

폐버스를 활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 서부 노스캐롤라이나를 덮친 허리케인 '헬렌' 발생 1년 2025년 9월 1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즈빌(Burnsville), 셰리 하우슬리(Sherry Housley)가 집으로 개조한 스쿨버스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 앨리슨 조이스(Allison Joyce) / 게티이미지 북미 / 게티이미지 via AFP
▲미국 서부 노스캐롤라이나를 덮친 허리케인 '헬렌' 발생 1년2025년 9월 1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즈빌(Burnsville), 셰리 하우슬리(Sherry Housley)가 집으로 개조한 스쿨버스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 앨리슨 조이스(Allison Joyce) / 게티이미지 북미 / 게티이미지 via AFP ⓒ 연합뉴스/AFP
황 의원은 버스하우스의 "이동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가나 지하철 역사 주변 공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이미 확보된 공공부지에 제대로 된 대학생 주거시설을 짓는 일조차 쉽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진구 옛 화양초등학교 부지다. 2023년 폐교한 이곳에는 한국사학진흥재단 주도로 인근 여러 대학 학생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약 600명 규모의 행복기숙사가 검토됐다. 하지만 인근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장기간 갈등을 빚었다. 특히 원룸 임대업자들의 임대수입 감소 우려가 반대를 키웠다. 2025년 주민간담회에서 행복기숙사에 대한 강한 반대 의견이 제기된 뒤 복합개발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폐교라는 넓은 공공부지에 600명 안팎이 이용할 정식 기숙사를 짓는 일도 지역 업자들과의 이해관계 조정 때문에 지지부진한 점을 생각하면 '버스 하우스' 아이디어는 '난센스'에 가깝다. 그렇다고 도심 외곽의 유휴부지를 활용하기에는 교통과 이동 문제가 만만치 않다.

더구나 버스는 기본적으로 단층이다. 동일 면적에 여러 층의 공공주택이나 기숙사를 지을 때보다 토지 이용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버스를 여러 층으로 올려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이야기는 다시 달라진다. 차량을 그대로 포개놓을 수는 없는 만큼 별도의 구조물과 계단, 피난·안전시설 등이 필요해진다. 공사가 커질수록 질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서울에서 폐버스 자체보다 귀한 것은 땅이다. 그 부지를 어렵게 공공이 확보했다면 왜 거기에 집이 아니라 버스를 세워야 하는지, 그 이유가 마땅치 않다.

황 의원은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 원 정도만 잡아도, 1만 세대면 전체 5000억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했지만, 한 명이 실제로 입주해 생활할 수 있는 주택 한 호를 완성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총사업비를 고려해야 한다.

버스는 애초 주택으로 설계된 구조물이 아니다. 한국의 여름과 겨울에 장기간 생활하려면 단열과 냉난방, 환기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급수와 오수 처리, 전기, 화장실, 주방, 소방시설 등도 갖춰야 한다. 버스를 원하는 장소까지 운송해 설치하고 부지에 기반시설을 연결하는 비용도 필요하다.

공공주택, 짓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세입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동부기금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주택 업체인 '녹색친구들'의 자본잠식으로 발생한 연쇄 보증금 미반환 사태에 고통을 호소하며 토지 소유권과 계약상 구조적 책임이 있는 HUG가 피해주택들을 매입해 보증금을 보전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세입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동부기금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주택 업체인 '녹색친구들'의 자본잠식으로 발생한 연쇄 보증금 미반환 사태에 고통을 호소하며 토지 소유권과 계약상 구조적 책임이 있는 HUG가 피해주택들을 매입해 보증금을 보전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새로운 청년주택을 만드는 문제는 건설에서 끝나지 않는다. 입주 뒤 누가 관리하고, 운영주체가 흔들릴 경우 누가 책임지는지도 중요하다. 최근 공공이 관여한 사회주택에서 잇달아 문제가 발생했다.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이 운영하던 사회주택에서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불거진 게 대표적이다.

공공이 토지와 재원을 지원하고, 민간이 건물을 지어 운영한 주택들이었다. 사업비를 아끼고 임대료도 낮추겠다는 취지였지만, 토지와 건물 소유권이 다른 탓에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공공의 이름을 믿고 입주했던 청년들은 업체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들어가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관련 기사: 사회주택협회, '보증금 미반환' 사과… "녹색친구들 등 3곳 제명" https://omn.kr/2it2l).

즉, 공공이 '새로운 주거모델'을 내놓는 것만으로 청년 주거가 안정되는 게 아니다. 버스 하우스를 실제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차량과 부지를 누가 소유하는지, 누가 임대·운영하는지, 시설 하자나 화재·안전사고는 누가 책임지는지, 운영 주체가 부실해질 경우 입주자를 어떻게 보호할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기존 제도에서 관리·감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또 하나의 어설픈 주거 유형을 추가하는 게 정말 '혁신'인지 따져봐야만 한다.

또한, 단순히 공급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청년주택 정책은 '내 집 마련의 사다리'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청년주택들은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하더라도, 최대 거주기간이 정해져 있다. 애초에 청년주택의 가장 중요한 입주 조건은 소득과 자산이다. 이들이 청년주택에 사는 몇 년 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혜택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이에 서울의 일반 민간주택으로 자리를 옮길 정도로 자산을 형성하기란 매우 어렵다.

실제 주택금융연구원은 2023년 공공지원 민간임대 청년주택을 분석하며 현재처럼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소형주택 위주 공급구조를 유지할 경우 "취업→결혼→출산→육아로 이어지는 세대의 주거 사다리 역할 수행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단순 공급 확대보다 중장기 로드맵과 주택 유형의 다양화가 먼저라는 주문이었다. 서울시도 지난 3월 발표한 '더드림집+' 청년 주거안정 대책에서 이 문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황희 의원이 답해야 할 '진짜' 질문

청년에게 지금 당장 저렴한 집이 필요하다는 황 의원의 문제의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고, 임대료 부담은 크다. 서울 청년가구의 90%인 115만 가구가 임차로 살고 있고, 서울 원룸 임대료는 2015년 월 49만 원에서 2025년 80만 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황 의원 스스로 '임시주거'라고 규정한 버스 하우스는 공급량을 봐도, 비용을 따져도, 그 다음 사다리를 살펴도 아무런 장점이 없다. 버스에서 1년 또는 몇 년을 산 청년은 그 다음 어디로 갈 것인가? 장기 공공임대로 옮길 수 있는가? 취업하고 결혼하면 더 넓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자산을 모아 자가 마련으로 넘어갈 수 있는가? 그 통로가 없다면 버스 하우스는 끊어진 주거 사다리를 잇는 새로운 칸이 될 수 없다.

많은 비용을 들여 캠핑용이나 이동형 주택으로 개조한 버스는, 일부 개인의 이색적인 주거 공간이 될 수 있다. 공공이 나선다면,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거나 재난이 발생해 갈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한 임시 거처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청년들이 몇 년 동안 정주하면서 자신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기 위해 잠시 머무를 공간은 될 수 없다.

폐버스를 집으로 바꾸는 것 자체는 기술과 돈, 땅이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청년들이 마주한 문제점 중 그 어느 지점에 대한 해결책도 되지 못한다. 황희 의원이 본인의 소속 상임위원회에서 내놓아야 할 것은 '진짜' 질문들에 대한 답이어야 한다. 지금 한국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주택은 어떤 종류의 주택인가? 그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주택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 그 주택에서 살고 난 후에는 '다음'이 있는가?

#황희#더불어민주당#버스하우스#공공주택#청년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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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 2026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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