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복더위의 끝자락 말복입니다.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하지만, 여전히 산에 오르기에는 염천(炎天)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체력 소모가 별로 없는 여름 산행지, 14일에 다녀온 이 곳을 소개합니다.

전라북도 무주에 한두 번쯤은 가보셨을 텐데요. 무주군 적상산 자락 해발 1천 미터가 남는 향로봉에 걸어서 40분 만에 오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검색창에 '안국사 주차장'이라고 치고 출발하시면 됩니다. 등산화는 꼭 신으셔야 하고, 마실 물과 약간의 간식도 필요해요. 긴 바지와 팔토시도 챙기시고요.

꼬불꼬불 길, 운전은 천천히

AD
안국사는 무주 나들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차로 올라가는 길이 꼬불꼬불하고 경사가 급하니까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하셔야 합니다. 안국사 주차장에 도착했으면 극락전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는데요. 극락전 왼쪽에 등산로 들머리가 있어요. 여기서 1.7km만 오르면 향로봉 정상에 닿을 수 있습니다.

1.7km가 짧은 거리가 아니라고요? 아직 한여름이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될 만큼 등산로에 그늘이 많고, 길이 오르락내리락 변화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오를 수 있으니까요. 딱 40분만 걸으면 산 정상에 도착합니다(걸음이 너무 느린 분은 1시간).

은꿩의다리 꽃 야생화 은꿩의다리 꽃을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꿩의다리 속 식물은 꽃잎이 없고 꽃받침만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은꿩의다리 꽃야생화 은꿩의다리 꽃을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꿩의다리 속 식물은 꽃잎이 없고 꽃받침만 있는 게 특징입니다. ⓒ 신정섭

향로봉 오르는 길에 귀한 야생화 '은꿩의다리'를 만날 수 있는데요. 은꿩의다리는 미나리아재빗과 꿩의다리 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여름철 깊은 숲속에서 주로 자라는데, 꽃잎이 없고 꽃받침조각만 있는 게 특징입니다. 유심히 살피면 놓치지 않으실 거예요.

은꿩의다리 향로봉 정상 오르는 길에 귀한 야생화 '은꿩의다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보시고 꼭 기억해 두세요.
은꿩의다리향로봉 정상 오르는 길에 귀한 야생화 '은꿩의다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보시고 꼭 기억해 두세요. ⓒ 신정섭

은꿩의다리는 가늘고 긴 줄기가 매끄럽고 마른 꿩의 다리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잎 뒷면이 은백색을 띠고, 꽃에 은은한 홍백(얼핏 느끼기에는 보랏빛) 빛이 돌아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르면, 은꿩의다리는 은가락풀, 음지가락풀, 참꿩의다리 등으로도 불립니다.

가는장구채 향로봉 오르는 길에 은꿩의다리와 더불어 야생화 '가는장구채'를 여럿 만날 수 있습니다.
가는장구채향로봉 오르는 길에 은꿩의다리와 더불어 야생화 '가는장구채'를 여럿 만날 수 있습니다. ⓒ 신정섭

은꿩의다리보다 더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야생화도 있어요. 주인공은 바로 개별꽃과 닮은 '가는장구채'입니다. 가는장구채는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로 알려져 있는데요. 향로봉 등산로 여기저기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주로 숲속 반그늘에서 자랍니다. 꽃잎이 다섯인데 각각의 끝이 둘로 쪼개져 있는 게 특징입니다. 정말 예쁘지 않나요?

향로봉에서 바라본 산등성이 여름 산행의 백미는 진초록 산등성이와 곳곳에 드리워진 산 그림자입니다.
향로봉에서 바라본 산등성이여름 산행의 백미는 진초록 산등성이와 곳곳에 드리워진 산 그림자입니다. ⓒ 신정섭

야생화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새 향로봉 정상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해발 1024m 향로봉에 오르면 여름 산 특유의 짙은 초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산등성이마다 구름이 만들어낸 산그림자가 드리워져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콘크리트 건물이 하나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 힐링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차에서 내려 단 40분 걸어 올라 해발 1천미터 산 정상에 이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여름 산행이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얕봐선 안 됩니다. 뱀이나 벌,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긴 바지에 등산화는 필수이고요.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으니 물을 넉넉하게 챙기셔야 합니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마시고, 꼭 필요한 것은 배낭에 넣어 메고 다니셔야 합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향로봉으로 산행 한 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후회 없으실 거예요.

#은꿩의다리#가는장구채#향로봉#안국사주차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