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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미군 병사가 처음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미군 병사가 처음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AP

이란에서 '국가 언론인의 날'인 지난 8일, 한 사진기자가 징역 15년형을 통보받았다.

로이터는 지난 12일 이란의 사진기자 얄다 모아이에리가 '체제에 적대적인 네트워크와 접촉'하고 '적대적 단체에 사진을 보낸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모아이에리는 전쟁 기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현장을 촬영하고, 해당 사진을 외신에 제공하거나 자신의 취재 경험에 대해 인터뷰한 바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기존의 언론 탄압이 한층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는 언론인 16명이 구금돼 있다. 전쟁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이란 당국이 언론 활동의 범위까지 제한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성의 삶과 저항을 기록해온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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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이에리는 20년 넘게 활동해온 베테랑 사진기자다. 초기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전쟁과 재난 현장을 주로 취재했다.

이후에는 이란 사회, 특히 여성들의 삶과 국가의 통제를 꾸준히 카메라에 담았다. 여성 경비 인력과 히잡 단속 현장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도덕경찰에 연행돼 흰 경찰차 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로이터는 이 사진을 이란 도덕경찰에 의한 여성 탄압을 보여주는 초기 기록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모아이에리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2017년 반정부 시위였다. 경제 상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테헤란 대학교에서 그는 최루가스 속을 걸으며 주먹을 치켜든 한 여학생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 사진은 이후 이란 시위를 상징하는 이미지 중 하나가 됐다. 2019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사진을 이란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글에 사용했다.

모아이에리는 2023년 영국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게시글 이후 이란 당국의 수사와 심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결국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2022년 9월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을 계기로 '여성, 생명, 자유'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모아이에리는 다시 거리로 나섰다. 그는 테헤란 헤자브 거리에서 시위를 취재하다 체포됐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당시 이란 당국은 최소 95명의 기자를 체포했고, 일부 언론인에게는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적대국과 협력했다'는 혐의까지 적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아이에리 역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사면으로 감형됐다.

전쟁 명분 삼아 언론 통제 강화

이란의 언론 통제는 2025년 이스라엘과 벌인 이른바 '12일 전쟁'을 거치며 더욱 강해졌다.

12일 전쟁 종료 직후인 6월 29일 이란 의회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 '적대국'과 협력할 경우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CPJ는 이란 당국이 과거에도 '적대국과의 협력'과 같은 국가안보 혐의를 비판적 언론인을 처벌하는 데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전쟁 기간에는 정보 통제도 강화됐다. CPJ가 전한 한 현지 언론인의 증언에 따르면 "정부에 동조하는 대형 매체만 온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고, 독립 및 지역 언론인들은 제대로 보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공습 피해를 취재하던 기자 알리 팍자드와 사진기자 마지드 사이디가 체포되기도 했다.

2026년 들어 통제는 다시 강화됐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당국은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에 나섰고, 기자들을 체포하거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월에는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힌 하산 압바시, 메흐디 마흐무디안, 비다 라바니 등이 체포됐다.

여기에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까지 시작되면서 언론인들의 활동 공간은 더욱 좁아졌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3월 전쟁으로 기존의 언론 탄압이 더욱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란 언론인들이 공습 위험뿐 아니라 협박 전화와 체포 위협에도 노출돼 있으며, 현장에서 기자가 억류되고 촬영한 사진이 강제로 삭제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사진 보냈더니 '적대국 협력'

올해 들어 모아이에리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모아이에리는 다시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프랑스 <르 몽드>에 따르면 그는 1월 8일 테헤란에서 시위를 취재하며 최루탄과 총격이 오가는 현장을 촬영했다.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시위와 진압 현장을 기록했고, 이후 시위 과정에서 숨진 시민의 장례식도 취재했다.

당시 이란에서는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으로 현지 상황을 외부에 전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모아이에리는 VPN을 통해 자신이 촬영한 사진들을 해외로 전달했다. 처음에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익명으로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후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초, 혁명수비대(IRGC) 정보조직은 모아이에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와 컴퓨터, 카메라 등 취재 장비를 압수했다.

그러나 모아이에리는 취재를 멈추지 않았다.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공습 피해 현장으로 향했다. 파괴된 건물과 구조 현장 등 전쟁의 흔적을 촬영했고, 일부 사진을 미국 CNN에 제공하고 인터뷰를 가졌다.

로이터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모아이에리에게 15년형을 선고하면서, 당국이 적대적이라고 규정한 매체와 인터뷰하고 미국, 이스라엘과 연계된 기관에 사진을 제공한 행위 등을 문제 삼았다. 모아이에리가 외신에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제공하고 CNN과 인터뷰한 활동이 국가안보 혐의를 구성하는 근거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모아이에리는 정식 사건 관련 서류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압도르라흐만 보루만드 인권센터의 로야 보루만드 사무총장은 로이터에 "사건 관련 서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피고인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라며 사법부가 "노골적으로 국가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의 참상을 기록해야 할 필요성이 가장 커진 순간, 이를 기록하고 외부에 전달하는 일은 오히려 가장 위험한 일이 됐다. 공습과 시위 현장의 모습을 해외 언론에 전달하고 취재 내용을 설명하는 행위마저 '적대국과의 협력'이라는 의심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아이에리에게 내려진 15년형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을 명분으로 강화된 통제는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막는 것을 넘어, 이란 내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세상에 전달하는 일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란#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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