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kbc광주방송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두 유력후보가 치곤 ⓒ 화면갈무리
김민석 후보: "정청래 후보께서 실제 경제 정책을 다뤄보시거나 아니면 관련 대기업 오너들하고 일정 기간 이상 토의를 해보신 적 있으신지, 미국 AI 기업 중에 한국에 이미 합작 투자를 결정한 기업이 있다는 걸 아시는지 묻고 싶다."
정청래 후보: "김민석 후보는 사람을 무시하는 데 좀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제가 민주당 당대표를 하면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과 만나서 얘기했겠나?"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뽑는 8.17 전당대회를 1주일 앞두고 진행된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거세게 충돌했다.
전국 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를 약 3천 표 앞서는 박빙 상황인 가운데, 두 유력 후보는 10일 KBC 주최 TV토론에서 6·3지방선거 공천시비 및 책임론, 조국혁신당 합당 추진, 과거 탈당 이력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김 후보에게 "제 얘기 시간입니다"라며 말을 끊는가 하면, 김 후보는 "하..." 하고 한숨을 내뱉는 등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방송 최초 토론회인데다 호남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자리여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책과 예산확보 전략 ▲호남 발전 전략 및 호남 정치 중량감 강화 방안 등 특히 호남 지역 권리당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의제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치열한 신경전... 정청래 "김민석, 낙인찍기 말라"-김민석 "자신 있으면 본인이 근거대라"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와중 정 후보가 처음 발끈한 것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호남 발전 전략을 주제로 펼쳐진 1차 주도권 토론 때였다. 김 후보가 "안정된 당정 관계를 갖는 당대표가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정 후보에 실제 경제 정책 관련 실무 경험이 있는지를 물은 것.
답변을 시작한 정 후보는 "김 후보는 사람을 무시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며 바로 날을 세웠다. 그는 "당연히 당대표 하는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 대기업 회장들과 만나서 이야기했겠나. 중소기업중앙회와도 3개월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실제로 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김 후보가 이어 '전북 소외론' 관련 "정 후보가 전북 소외론이라고 이해될 것 같은 발언을 하신 적이 있다"며 언급하자, 정 후보는 재차 "김 후보께서 저를 낙인찍기를 하시는데,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호남 군산 한 시장에 갔더니 군산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제가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목소리를 높여 반박했다.
두 유력 후보가 가장 격앙된 목소리로 설전을 주고받은 건 2차 주도권 때였다. 이번엔 정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과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 사이 불거졌던 민주당 한 의원과 국무의원 간 텔레그램 메시지 논란을 언급하며 "이게 김 후보와 상관이 없나. 전혀 무관한가. 한 번 털고 가시라"며 물었다.
김 후보가 "상관이 없다. 자신 있으면 본인이 근거를 대시라. 그런 식으로 유언비어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라고 맞서자, 정 후보는 "자신있게 말씀하실 수 있나, 물어보는 것"이라며 재차 상대를 추궁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가 검사도 아닌데 왜 저를 취조하듯 말하시느냐, 당대표까지 지낸 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1호 과제는 내란 청산"-송영길 "5.18 헌법 수록인데, 1호 국정과제 모르시나"
이 과정에서 두 후보 간 음성이 섞일 정도로 긴장이 고조됐는데, 이 같은 설전은 직후 '신천지 의혹' 관련해서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앞서 지난 2일 울산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당대표가 되면, 신천지 의혹 제기로 당을 공격하고 당원들 가슴에 상처를 준 김 후보를 윤리심판원에 제소해 심판받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청래: 지금 김 후보는 계속 반명(이재명), 분열주의, 신천지 의혹 등을 말하면서 전당대회가 진흙탕으로 빠지고 있는데, 본인이 혹시 사과할 일은 없나.
김민석: 이재명 정부를 든든하게 돕는 것이 전당대회의 본질이다. 소위 팀 정청래에 속한 최민희 의원도 지난해에 관련해 (신천지 의혹 관련) 법을 내셨지 않나. 그걸 갖고 저를 제명하시겠다고 하지 않았나.
정청래: 누가 제명한다고 했나. 또 허위사실을 유포하시는 건가.
김민석: 그런가, 그러면 징계만 한다고 한 건가.
정청래: 김 후보는 말을 흐리지 말고 정확하게 말을 하시라.
김민석: 그럼 제가 징계라고 발언을 고치겠다.
정 후보는 이날도 "노무현을 배신하고 탈당하고 18년 동안 못 돌아왔다"라며 김 후보를 향해 '배신론'을 꺼내들었다. 김 후보 또한 "정 후보는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대선에 어려움을 끼치고도 탈당이나 사과가 없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토론회 말미에서는 5.18 정신 헌법 수록을 두고 송영길-정청래 후보 간 설전이 오갔다. 송 후보가 "정 후보는 왜 다시 당대표 연임을 하려고 하나. 그러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가 몇 개였고 제1호 국정과제가 무엇이었는지 답변 부탁한다"고 물었으나, 정 후보는 "제가 당대표를 하면서 내란 청산이 제1호 국정과제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K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양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 2026.8.10 mhk0226@yna.co.kr ⓒ 연합뉴스
송 후보는 이에 "정 후보가 1호 국정과제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국정과제는 123개, 공식 1호 국정과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바로잡았다. 그는 "정 후보께서는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보이지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후보는 "제일 중요한 과제를 물은 것 아니었냐"며 착오였다는 듯 답변했다. 그는 다만 "당연히 헌법에 수록해야 한다"면서도 "우원식 전 의장이 갑자기 헌법 개정을 내 곤욕을 치렀어서 시기적으로 잘 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조정식 의장도 말실수인지 모르지만 (개헌 발언 논란으로) 엄청난 곤욕을 치렀는데, 당에선 개헌 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당 자료에 따르면 호남권 권리당원 유권자는 약 51만 명으로 전체의 약 33%를 차지해, 전국 순회 경선 중 약 38% 유권자를 지닌 수도권(경기·서울, 8월 16일 발표) 지역에 이어 2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는 15일 발표될 호남권 표심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