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입틀막 경호 논란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폐버스 청년 주택' 제안 뒤 '자녀 초호화 외국인학교 교육' 등으로 비판 역풍을 맞은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초중고와 대학 건물에 복합 주택을 세우는 주교복합개발'을 다시 제안했다.
이미 2024년도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반대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자신의 발의 법안을 또 들고나선 것인데, "차라리 (황희 의원이 근무하는) 국회의사당 건물 위에 주택을 세우라"라는 비판 목소리가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황희 '청년 버스 하우스', 시민사회 반발 확산 https://omn.kr/2jc3z)
국회교육위 검토보고서도 "초중고 안에 아파트는 곤란" 일축
황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주택 공급책으로 '주교복합개발'을 제안한다. 주교복합 개념은 학교와 주택의 복합개발"이라면서 "복합개발을 통한 수익금으로 중고등학교 사학 재정을 강화하여 아이들 교육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박스(Box)형 빌딩이라는 전형적인 학교 구조 틀에서 벗어나 매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교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주택이 하나의 빌딩에 있어, 아이들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제안은 이미 황 의원이 2024년 7월 24일,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대표 발의할 것이다. 이 발의안은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시도교육청이 반대함에 따라 사실상 진행이 멈춘 법안이다.
10일 <오마이뉴스>는 이 발의안에 대한 국회 교육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 보고서를 살펴봤다. 2024년 8월에 나온 이 검토 보고서는 "초중등학교 내 교육시설에 사생활 보장이 필요한 개인의 거주 공간인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을 학교복합시설의 범위로 포함 시키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라고 일축했다.
이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황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 안) 공동주택은 사적재산이고, 사용 대상자가 입주민으로 한정될 수 있어 교육활동을 지원하거나 공동 활용 대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국회 발의안에 대한 정부 의견에서 '신중 검토'는 '반대'를 뜻한다.
국토교통부도 황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개별법에서 주택 건설·공급·관리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둘 경우, 관리감독이 미흡하여 국민의 주거 안정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의견을 낸 시도교육청들도 모두 반대했다. 충북교육청은 "주거 공간은 사적 공간으로 학교복합시설이 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충남교육청도 "학교에 주거 공간이 생기면 법률간 충돌이 발생한다"라고 우려했고, 대구교육청도 "(학교 안) 공동주택은 입주민으로 한정되어 학교복합시설 취지와 맞지 않는다"라고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 의원이 2년 전 사실상 중단된 자신의 발의안에 담긴 내용을 최근 다시 들고나온 것에 대해 교육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에 "학교를 주택 개발을 위한 가용부지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라면서 "학교 건물 위나 부지에 공동주택을 복합개발할 경우 차량과 외부인 출입 증가,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교육공간 축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의 교육 공간을 개발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삼고 그 수익으로 학교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발상은 교육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항의 민원에 운동회도 못 하는데, 아파트 세운다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에서도 교육 관계자들은 "차라리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각종 기관장의 공관 위에 아파트를 세워라", "주교복합사업을 사학재단의 재정과 연결시키려는 발상이 기가 막힌다. 이젠 국회의원이 사학재단의 돈까지 신경을 써주느냐?", "매일 매시간 울리는 (학교) 종소리도 시끄럽다고 하고 운동회도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교육할 공간과 주거할 공간의 요구가 서로 충돌하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라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황희 의원 쪽의 의견을 듣기 위해 담당 보좌관에게 통화를 요청했지만, 전화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