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30대 디트로이트 신문사 기자인 '미치'와 78세의 '모리' 교수의 16년 만의 재회로 시작한다. 미치는 브랜다이스 대학시절 은사인 사회학과 모리 교수가 유명한 TV 프로 '나이트라인'에 루게릭병 환자로 출연해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다.
미치가 모리를 방문할 때는 신문사 파업으로 쉬고 있을 때다. 이를 기회로 수소문해 그는 1100킬로미터 떨어진 매사추세츠 보스턴 근교에 사는 은사를 찾아간다. 모리는 부인 살럿과 두 아들 롭과 존, 그리고 간호사 코니의 돌봄을 받고 있다. 루게릭병에도 은사가 TV 인터뷰에 응할 정도의 건강이어서 미치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오랜만에 찾은 노교수는 루게릭병으로 자기 연민은 있어도 여전히 즐거운 인생을 추구하고 있었다. 미치가 노교수를 찾은 것은 학창 시절의 추억과 은사가 강조하던 사랑과 헌신이 갑자기 그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의에 빠진 자신에게 은사의 삶과 지혜가 필요했던 것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죽음을 앞둔 노교수가 제자에게 인생과 지혜를 전하고 있다. ⓒ 이혁진
이에 미치는 죽음을 앞두기 전까지 은사의 녹음 인터뷰를 제안하는데 노교수는 흔쾌히 응한다. TV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매주 화요일 만나 살아온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기로 약속한다. 책 제목은 여기서 나왔다. 둘은 자신들을 '화요일의 사람들'이라 칭했다.
모리 교수는 루게릭 병으로 투병 하면서 인생에서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배웠으며, 자신은 작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운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낙관적인 사람이다. 은사와 제자는 매주 만나서 '죽음' '두려움' '나이가 든다는 것' '탐욕' '결혼' '가족' ' 사회' '용서' '의미 있는 삶'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노교수의 지혜와 조언을 통해 미치도 자신의 인생과 의미를 반추하는 구조이다.
개인적으로 모리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나 또한 비슷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죽게 되리란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자기가 죽는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지. 만약 그렇게 믿는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될 텐데." (중략) "하지만 죽음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접근해보자구. 죽으리란 걸 안다면, 언제든 죽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둘 수 있네. 그게 더 나아. 그렇게 되면, 사는 동안 자기 삶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살 수 있거든."(110쪽)
나 또한 죽음의 공포를 겪은 암 환자로, 죽음에 대한 모리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평범한 삶이 소중하고 하루하루의 인생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모리 교수는 우리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인생이 죽음으로 끝날지라도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죽을 때까지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모리 교수가 죽음을 앞에 두고도 용기를 내 그간 살아온 자신의 인생과 철학을 자세히 들려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평생 사랑이 넘치고 남을 잘 돌봐주는 모리 교수가 제자 미치에게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는 대목은 개인적으로 여운이 오래 남았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타인을 용서하게. 시간을 끌지 말게. 미치, 누구나 나처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야. 누구나 다 이런 행운을 누리는 게 아니지."(214쪽)
작가는 이 책을 제자로서 스승에게 바치는 "마지막 논문"이라 부르지만 모리의 '구술사'라 할 수 있다. 나에게도 담담한 용기를 건네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