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8월 2일 오후 2시 부산광역시 부산벡스코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부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기호 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모습. ⓒ 송영길캠프
지난 1일 충청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됐다. 시작 전만 해도 충청은 정청래 후보의 고향이고, 부산·울산·경남은 친노·친문 성향이 강해 정 후보가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작 개표해 보니 정 후보가 충청은 내주고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서 1위를 차지하며 0.9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비롯한 정치 현안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5일 조대원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조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청래·김민석 박빙 승부, 결과 예측 어려워"
- 1일 충청을 시작으로 8.17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되었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결과가 뻔하지 않고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일단 국민의 한 사람으로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습니다. 만약 김민석 후보나 정청래 후보 중 한쪽이 압도적으로 앞섰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지금은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아요. 정청래 후보의 출신 지역인 충청권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고, 부울경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앞서는 식으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박진감이 있죠.
다만 비판적으로 보면 민주당의 미래 비전이나 민생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축제가 아니라, 과거 행적을 들추는 예송논쟁 같은 계파 간 헤게모니 싸움, 아슬아슬한 감정싸움으로 변질돼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누가 이기든 결과가 나온 뒤에도 그 감정의 골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지난 인터뷰에서 정청래 후보가 유리하다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그렇게 안 보세요?
"저는 여전히 미세하게 정청래 후보가 유리하다고 봐요. 설령 이번에 패하더라도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고 봅니다(관련 기사:
"이겼지만 웃을 수 없는 민주당, 이번 선거가 남긴 묘한 결과" https://omn.kr/2ilt0).
전당대회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했던 주가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런 일들이 일부 당원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국민의힘 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내에서 대통령을 견제하는 정청래 후보를 지지할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흐름이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그러나 여론조사 보면 호남에서 김민석 후보가 1위던데.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앞서고, 호남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도 오차범위 안이라고 봐요. 호남은 늘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해서, 정청래 후보의 선전이 이어지면 호남 당원들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최대 주주인 영남 당원들이 최고 권력자의 의중을 따라가는 투표를 한다면,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호남은 스스로 권력자를 정하고 마음에 안 들면 길들여온 경우도 많았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이 이 정도로 김민석 후보를 밀었다면 초반부터 결과가 압도적으로 벌어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아직 투표까지 시간도 남아 있으니 현재 여론조사만으로 김민석 후보의 우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호남은 전략적 선택, 승부처 아직 남아"
- 하지만 이번에 민주당은 선호투표제를 도입했잖아요.
"저도 선호투표제 부분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고 봐요. 근데 호남 투표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잖아요.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나 언론 패널들의 해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받들어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이 부분도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면 지금 정청래 후보 포지션이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대표 표지션일까요?
"그렇죠. 지금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정권 안정을 위해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투표할 수도 있지만, 정권 재창출이나 당의 민주화, 이재명 대통령 견제를 생각하는 중도 성향의 표는 정청래 후보를 통해 그런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충분해요.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표가 당내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모습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정청래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지 않을 거고, 만약 진다고 해도 이미 대통령과 맞서며 세력을 키워온 만큼 친이재명으로 돌아서기보다는 당내 야당 역할을 하면서 차기 대선을 노리는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됩니다."
- 신천지의 집단 가입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실제로 조직적인 가입이 있었는지는 확인돼야 할 문제입니다. 다만 저는 이런 의혹이 반복해서 제기되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당원 투표 비중을 5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 세금을 받으면서 '당원 중심'을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거든요. 민주당은 개딸, 국민의힘은 윤어게인 세력 같은 강경 당원층이 형성돼 있다 보니, 신천지든 통일교든 몇만 명만 조직적으로 가입시키면 경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해 계속 개입을 시도하는 겁니다.
민주당도 예전 야당 시절에는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를 했는데, 지금은 거대 정당이 되면서 강경 당원 눈치를 보는 정당이 돼버렸어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민 여론을 더 많이 반영하는 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도 특정 정파나 이익단체의 경선 개입 시도는 계속될 거라고 봅니다."
- 전당대회 후 당내 화합이 될까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정청래 후보의 몸집이 커져 버렸거든요. 원래 저격수 출신이 자력으로 당 대표 권력까지 오르는 건 정당사에 전례가 많지 않았는데, 대통령 권력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이 정도로 버티며 세력을 형성했다는 건 만만치 않은 힘이에요.
대통령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정청래 후보가 이긴다면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어요. 1년 반 뒤 공천권을 놓고 대통령과 당 대표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동혁 체제 유지 전망... "비주류 구심점 없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 장동혁 대표는 취임 1년을 맞이해요. 임기 채울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물러나지 않고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지방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는 버티더라도 오래 못 갈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국민의힘 내부를 보면 비주류조차 뚜렷한 구심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장동혁 체제가 쉽사리 대체될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잖아요.
"처음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을 때는 저도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봤어요. 당선 여세를 몰아 당내 권력 구도에서 대선을 준비하고, 차기 총선 공천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장동혁 지도부에 맞서 목소리를 낼 거라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재판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후로는 그런 모습이 잘 안 보여요. 대법원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는 하지만요.
재판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당원 게시판이나 페이스북 같은 데를 보면 '앓던 이 두 개 중 하나가 빠졌다. 남은 하나도 자연스럽게 빠질 것'이라는 말들이 돌더라고요. 앓던 이 하나가 오세훈 시장이고, 남은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를 얘기하는 걸로 보였어요.
지금 당원들 분위기는 오세훈 시장을 빨리 정리하고 선명성 있는 보수 성향 인물로 재선거를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쪽이에요. 그러다 보니 오세훈 시장의 영향력이 지금 장동혁 지도부에 먹힐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보입니다."
- 유승민 전 의원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8월 5일에 오세훈 시장하고 유승민 전 의원이 만났다고 하죠. 사실 지금 당내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거의 원로로 밀려나 있는 분위기인데, 그런 분이 다시 움직인다는 건 현재 당내 현역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동혁 지도부를 견제할 상황이 안 되다 보니 유승민 전 의원이 그 빈 공간을 파고들어 움직인 거라고 봅니다."
- 그러면 유승민 전 의원의 복귀가 가능할까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서울시장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경쟁력 있는 카드가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재 국민의힘 강성 당원층에서는 여전히 '배신자 프레임'이 강합니다. 장동혁 지도부 역시 이런 당내 분위기를 고려하면 유승민 전 의원이나 한동훈 전 대표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보완수사권 공방, 정권에 부메랑 될 수도"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 178인 중 찬성 175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 남소연
-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이 국민 60%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4일 이재명 대통령이 공포했어요. 이게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때 90%까지 지지받았음에도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뺏긴 건 부동산 정책과 조국 수호 논란 때문이라고 봐요. 저는 지금 이재명 대통령도 본인이 모르는 사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봐요. 바로 보완수사권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옹호 문제예요.
대통령이 최근 '육사가 쿠데타를 세 번 했으니 그 학교를 벌줘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사실 안규백 장관이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합하려고 하면서 생도 90%가 반대했는데도 밀어붙였거든요. 명분은 '명품 국군사관학교를 만들어 국방을 강화하겠다'는 거였는데, 대통령의 그 발언 한마디로 실제 의도가 '내란 재판을 받고 있는 육사를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는 걸 대통령 스스로 밝힌 셈이 됐다고 봐요.
이런 상황이 과거 문재인 정부 때 국민이 반대했던 부동산 정책과 조국 수호 논란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부메랑이 돼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 어쨌든 이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하는 거 아닌가요?
"진보 진영에서는 그렇게 보는 것 같지만, 저희 보수 진영에서 볼 때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누구보다 원했던 사람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봐요. 본인이 그걸 대놓고 얘기하면 자기 사건을 없애려는 걸로 비칠 테니 그렇게 하지 못하고, 표면적으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이 문제로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심각하게 느꼈다면 거부권을 행사했어야죠. 그런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본심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보완수사권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뭔 관계인가요?
"보수 진영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으니까 본인을 기소해 재판을 진행하는 검찰의 힘을 빼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거라는 해석입니다. 검사 집단보다 경찰 중심으로 수사 체계를 바꾸는 방향이 결국 보완수사권 폐지로 이어졌고, 그것이 향후 대통령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거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