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전남광주특별시 순천시 선암사 측간 모습. ⓒ 순천시
전남 순천시는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순천 선암사 측간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5일 밝혔다.
대부분의 사찰 화장실이 현대식으로 개조된 상황에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선암사 측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 사찰의 수행 전통을 상징하는 유산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측간은 사찰의 재래식 화장실을 뜻하는 말로, 과거 청측(圊廁)·정랑(淨廊)·대변소·뒷간 등으로 불렸다. 정확한 건립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조계문중창상량문에 따르면 1540년 청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지어졌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선암사 전체가 불탈 때도 일주문과 함께 화를 면했으며, 1928년 해체 보수를 거쳐 현재의 형태를 갖춘 뒤 1996년 수리됐다.
건물 입구의 '뒤ᄭᅡᆫ' 편액은 근대 고승 경운원기 스님이 쓴 현판에서 한글 부분만 본떠 새로 제작한 것이다.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다. 정(丁)자형 평면 구조로 앞면 6칸, 옆면 4칸 규모이며, 지형의 높낮이를 활용해 앞면은 단층, 뒷면은 누각 형태로 조성했다. 문 없이 가슴 높이의 칸막이만 둔 개방형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바닥을 높여 악취를 줄이고 살창을 설치해 통풍과 환기가 원활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현존하는 사찰 해우소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독창성 덕분에 건축가 김수근 선생은 "한국에서 가장 멋진 화장실"이라 평했고, 순천 출신 정채봉 작가와 정호승 시인 등 여러 문화계 인사들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 명소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뒷간으로 극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선암사 측간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체계적으로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편, 지정 예고는 30일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9월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