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8.5 [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여러 부처로 분산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통합해 집행하도록 하는 예산시스템 개편이 지지부진해 내년도 정부 예산 작성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부·통일부·국방부·재외동포청에 대한 업무보고를 열었다. 외교부 차례에서 집중 논의된 것은 ODA 무상원조 예산 배정과 집행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외교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ODA 예산이 각 부처별로 배정되고 집행되면서 비슷한 내용의 사업이 중복되고 있고 사업수도 너무 많아 ODA 예산이 방만하게 짜여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코이카 중심으로 집행되도록 개선을 촉구했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다른 부처에서 국회를 통해서 예산을 따서 (무상원조사업을) 하겠다고 하면은 외교부에서 '그것을 하시는 건 좋은데, 코이카하고 협력해서 코이카 하나의 이름으로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그렇게 부탁을 드리고 '가급적이면 예산도 코이카 예산으로 합칩시다' 지금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이게 지금 너무 대외원조사업은 (집행) 통로라도 하나로 통일하고, 예를 들면 (예산배정) 권한이나 심사는 각 부처에서 특성에 따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는데, 집행은 최소한 한 군데로 통합해서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상원조 장학사업 같은 경우 유사한 사업을 여러 부처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정리를 해나가고 있다. 예산 당국과 협의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겠다"고 답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미 끝나 있었어야 되는 일 아니냐"고 다시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무상원조) 사업 자체를 통합·정리하는 건 (원조받는) 그 나라의 상황이 있을 테니까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예산 시스템은 정리를 해놨어야 되지 않느냐 이 말"이라며 "지금 예산 편성 시기인데, 내년 예산 편성 시기잖아요"라고 따졌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문화체육부의 세종학당과 교육부의 한국어교육과정을 예로 들어 각 부처 사업을 합치기는 어렵다는 얘길 하자 이 대통령은 "아니 내 말은, 그 사업들을 다 뭉치라는 얘기는 아니고 최소한 이 사업에 대한 예산, 그다음에 결정 시스템, 집행 시스템 이런 거라도 최소한 하나로 묶어놔야지, 대외원조예산은 4조~5조원대인데 (코이카 예산이) 1조 몇 천억밖에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1차장은 "그렇게 지적을 하셔서 내년 예산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통폐합하고 기관 수도 줄이고 하는 절차를 이미 시작했다"며 "그래서 얼마 전에 총리 주재 위원회를 통해서 (원조 집행) 기관 수를 11%, 사업 수를 33% 이미 줄여서 내년 예산을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ODA예산이) 지금도 각 부처에 다 분산돼 있는 것 같은데 코이카 예산으로 하여튼 예산 관리 통합을 좀 하자 그 말"이라며 "이게 지금 다 따로따로 놓고 있어 언젠가 누가 또 신경 안 쓰면 완전히 또 분산돼 가지고 난잡해질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한성숙 국무총리가 언급한 ODA사업에 인공지능 협력사업을 주요하게 추가하는 방안을 거론하면서 "(인공지능이) 생산 수단으로는 인류 역사상, 예를 들면 전기의 발명에 거의 버금가는 새로운 생산 수단이기 때문에 어쨌든 이걸 모든 국가 모든 국민들이 함께 나눠야 된다, 함께 누려야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니까 그 협력도 되게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6.8.5 ⓒ 연합뉴스
조현 '네덜란드 외교관 수, 한국의 2.5배' 영상 뒤 "인력 사정 열악"
한편, 이날 조현 외교부장관은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외교부 인력 충원 문제를 주요하게 제기했다.
조 장관은 업무보고 영상에서 이 대통령도 만난 적 있는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명예회장을 등장시켰다. 이 영상에서 햄리 명예회장은 '경제대국인 한국의 국토면적이 네덜란드보다 2.5배 더 크지만 네덜란드의 외교관 수가 한국보다 2.5배 많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현재 외교부 인력 사정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제한된 인력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