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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단순한 긴축이나 재정 절감 계획 발표가 아니라 민선 8기에서 누적된 재정 운용 실태를 공개하고, 구조적 재정개혁에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추미애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위기를 과장하는 것 아니냐, 민선 9기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오해가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경기도는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추 지사는 이번 선언이 정치적 명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재정 실상을 도민에게 공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그는 "도정은 도청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존재한다"며 "재정 비상 상황을 숨기거나 감춰서는 안 된다. 도민의 알권리가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고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 경기도

"'12개월 예산' 아닌 '9개월 예산'... 도정이 9월에 끝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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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사가 가장 심각하게 지적한 것은 올해 경기도 예산이 사실상 '9개월 예산'으로 편성됐다는 점이다.

그는 "민선 8기에서 상당수 민생사업과 필수사업 예산을 12개월이 아니라 9개월만 편성했다는 사실을 취임 직후 보고받았다"며 "올해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올해 추경을 하면서도 9월까지 예산만 포함했다"며 "10월부터 12월은 예산이 없는 달이다. 도정이 9월에 끝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드라마 <미생>처럼 '미생 예산', '미완 예산' 아니겠느냐"며 "태어나지 못한 예산, 완전히 갖춰지지 못한 예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10월 이후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사업으로는 ▲노인장기요양(약 1,234억원)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약 10억원)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약 34억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약 80억원) ▲도교육청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 지원(약 548억원) ▲가족돌봄수당 지원(약 14억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지원(약 29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약 291억원)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사업들이 포함됐다.

추미애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 경기도

"20년 만의 최대 규모 지방채 발행... 비상금고까지 털었다"

추미애 지사는 현재의 재정위기가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라 누적된 재정 운용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총 9,43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지방채 발행 한도의 99.6%에 달하는 규모로,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이었다.

여기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각종 목적성 기금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전용했다. 남북협력기금도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 현재 44억 원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지사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취득세가 많이 걷힐 때 비상시에 대비해 모아두는 비상금고인데 일반회계 재원처럼 사용했다"며 "기금도 고갈됐고,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마저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불과 2~3년 뒤에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위기지만 민생은 포기하지 않겠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 악화의 배경으로 취득세 중심의 세입 구조도 지목했다.

경기도는 전체 예산 41조 7,000억 원 가운데 정책적으로 자율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약 3조 5,0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전체 도세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교통·전력·용수 인프라를 구축해도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에 귀속되는 구조여서 도가 투자 부담을 지고도 세수는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추미애 지사는 ▲도지사와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낭비성 예산과 연구용역·민간위탁 재점검 ▲조직과 인력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과 법인지방소득세 배분 개선 등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다만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추미애 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며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경기도지사#경기도#경기도재정비상#추미애재정비상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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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 저서 <이재명과 기본소득>(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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