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자: (올해 민생 범죄 수사 성과는) 검사 수사권에 기반한 성과인데,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의) 후속 대책이 있으십니까?
정성호 법무부 장관: 저도 그게 가장 염려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상반기 업무 성과 중 '민생 범죄 수사'가 검사 수사권 폐지 이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성호 장관은 향후 시행령과 수사준칙에 공소청 법률 자문 기능을 보완하는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5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할 2026년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언론에 설명했다. 아래는 법무부 상반기 민생 범죄 수사 성과다.
▲ 보이스피싱 범죄 전년 동기 대비 발생건수 및 피해액이 35.3% 감소
▲ 금융증권·가상자산범죄 사범 304명 기소(25명은 구속), 부당이득 3814억 원 추징보전
▲ 8개 마약 범죄 집단 등 264명 입건(125명은 구속), 대마 636kg 밀수 적발
▲ 국제 사법공조로 23개국에서 마약왕 박왕열 등 135명 국내 송환
▲ 밀가루 등 33조 6000억 원 규모 생필품 담합 관련자 66명 기소(4명은 구속)
- 법무부,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 보도자료
정 장관은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9개가 (가동되고) 있고, 민생침해 범죄 분야에서는 마약·증권범죄 등을 중심으로 합수본을 운영 중"이라며 "(오는) 10월부터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보완수사권도 없어서 어떤 형태로 유지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가동 중인 9개 검경 합수본 운명은?.... 정성호 "합수본 파견 경찰들도 검사 협업 좋다고 해"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 178인 중 찬성 175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4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 공포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현재 가동 중인 검경 합수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수본은 그간 검찰을 중심으로 유관 기관을 모아 운영돼 왔으나, 오는 10월 검사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운영 방식 등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정 장관은 "일선 수사는 경찰이 해야 하니 검찰 또는 공소청은 (수사에 대한) 법률 판단 자문을 어떻게 지원할지 (다루는) 향후 수사준칙이나 관련 시행령을 촘촘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갖고 있는 범죄수사 (역량을) 경찰에 지원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경 마약범죄 합수부의 경우 (성과가 있어) 운영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합수본부에 파견된 경찰들도 이구동성으로 검찰과 협업체계가 좋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제 정보 분석 및 사법공조에 있어 검찰의 능력이 있고 (합수부를 운영해) 경찰도 수사 능력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며 "'이걸 당장 중단하면 어떡하냐'는 우려를 제가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약 합수본의 경우 10월이 지나면 검사가 취득한 증거는 (법정에서) 증거능력이 없어지므로 합수본의 설치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며 "저도 의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6.3 지방선거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가 오는 12월인데, 그 전에 검사 수사권이 폐지돼 공백이 우려된다'는 질문에는 다소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장관은 "지금도 (내부에서는) 피 말리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과로한 검사 한 분이 돌아가셔서 울컥했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당선되면 (관련자들이) 말을 맞추는 등 선거법 사건 수사가 쉽지 않은데, 열심히 하는 것 외에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사의를 직접 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답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법무부 업무, 하반기 청사진은 재범 방지·피해자·외국인 근로자 보호·과거사 대책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법무부는 엄정한 범죄 대책뿐만 아니라 마약류 전담교정시설 확충 및 재활프로그램 실시 인원 확대와 소년보호전문기관 설치 등을 통해 재범률 높은 범죄 재활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범죄 피해자 보호 및 피해 회복에 대해선 "전자장치 부착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가해자의 접근금지를 신청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도입했다"며 "하반기에는 잠정조치 대상 범죄를 확대하는 등 촘촘한 범죄보호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경제를 살리는 실용 법무 행정' 분야에서 ▲ 지역 인력난 해소를 위한 농·어업 숙련 계절근로 비자 도입 ▲ 인구 감소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외국인 고용 요건 완화 제도(지역활력 소상공인 고용 특례제) 시행 ▲ 단체·의료관광 전자비자 처리기간 단축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하반기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인권 분야에서는 ▲ 노역장 유치 집행정지 사유 확대 ▲ 약식절차 벌금형 집행유예 구형 도입 ▲입국 3개월 내 외국인 근로자 취약 사업장 집중 모니터링 실시 ▲ 외국인종합안내콜센터에 인권침해 상담전용번호 신설 등을 추진 과제로 내놓았다.
과거사 분야에서는 ▲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재설치 ▲ 국가폭력 범죄 형사상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국가폭력범죄 시효 특례법 추진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법무부는 AI를 활용한 외국인 입국 사전분류 등 법무행정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국민과 이민자가 함께 성장하는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