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반대표 던진 의원 2명 누구?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 178인 중 찬성 175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성한 의원 이름 옆에는 초록색, 반대한 의원 이름 옆에는 빨간색, 기권한 의원 이름 옆에는 노란색 동그라미가 표시돼 있다.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이름은 흰색으로 쓰여 있다. ⓒ 남소연
7월 3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장윤기 사건 등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제기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최소한의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번에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헌법학자는 어떻게 보는지 듣기 위해 지난 3일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한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정치 아닌 전문적 판단의 영역"
- 논란이 많은 가운데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형사소송법 개정 자체가 논란이라기보다는 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진영 간 싸움이었다고 봅니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기본 원칙의 결정은 정치적 결단의 문제지만, 보완수사권 문제는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전문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입니다.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없애고 경찰에 수사권을 집중시킬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를 어떻게 보완해야 효율적이고 공정한 수사와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보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어야 할 행정적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보완수사권이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포장해 첨예한 정치 의제로 돌려버렸습니다. 그 결과,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계 개혁이라는 본래 취지는 폐지론과 존치론의 대립으로 변질돼 버렸어요. 더구나 새 형사소송법에 따른 후속 입법이나 조직·절차 정비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었고요.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

▲2022년 3월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중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유성호
- 민주당은 대통령 공약인 만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아요.
"대통령의 공약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것이었지, 보완수사권 자체가 핵심 정책 의제였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난 30년간 검찰개혁 논의의 핵심도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없애는 데 집중돼 왔거든요.
막상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폐지하는 상황이 되니, 검사가 기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확인할지, 경찰 수사에 미비점이나 보충 필요성이 생겼을 때 그걸 누가 어떻게 처리할지 하는 문제가 제기된 겁니다."
"검사의 수사권 박탈 넘어 소추권까지 제한, 위헌 소지 있어"
-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위헌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위헌론의 출발점은 2023년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5 대 4 의견으로 검사 권한 침해가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이에요. 당시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한 것은 곧 수사권을 전제한 것'이므로 검사에게서 수사권을 박탈하는 입법은 헌법상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검사의 소추권도 헌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현행 헌법이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권한인 만큼, 소추를 목적으로 하는 수사 기능 역시 검사의 헌법상 권한에 들어간다고 본 거죠. 다만 당시 '검수완박' 법률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뒀지만,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는 수사권이 사실상 완전히 박탈됐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해석을 따르면 위헌 소지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해석도 있어요. 영장신청권은 수사권이 아니라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적 장치라고 봐도, 검사가 인권보장기관이라면 독립적으로 영장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돼야 합니다. 그런데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새 형사소송법이 그 권한을 침해했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보완수사권도 수사권'이라는 말이 있는데, 똑같은 무게로 '보완수사권도 기소권이다'라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 헌법은 검사의 소추권과 기소권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고, 검사가 독립적으로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하려면 범죄사실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가져야 합니다. 보완수사권으로 통칭되는 여러 권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런 소추와 기소를 위한 통제 기능에 해당해요. 이것이 위헌론의 핵심 논거라고 봅니다."
- 그렇다면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저는 새 형사소송법이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면서 소추권의 상당 부분까지 제한했다는 점에서, 합헌보다는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봅니다. 더구나 국민 대다수와 변호사 등 법조계에서도 이 법에 반대하고 있어요. 헌법재판소가 이런 여론의 실체를 저버릴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수사권 없는 검사가 20일 구속… 영장주의 위반 소지"
- 구속 기간 문제도 있지 않나요?
"그 부분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경찰이 열흘의 구속 기간 안에 수사를 마쳐 사건을 송치하면, 새 형사소송법상 수사는 일차적으로 종료된 셈이에요. 송치를 받은 검사는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검사는 피의자의 신병을 인치 받아 10일간 계속 구속할 수 있고, 필요하면 법원 허가를 받아 다시 10일을 연장할 수 있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검토하거나 보완수사 요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최장 20일 동안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헌법 제12조의 영장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어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사건 송치 후 검사에게 인치된 구속 피의자들이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거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그렇게 되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것 아닌가요?
"혼란에 빠지겠죠. 그런데 그 혼란이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요. 저는 오히려 그게 더 걱정입니다. 과거 광우병 논란 당시에는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열며 목소리를 냈잖아요. 하지만 이번 사안은 특정 범죄자나 개별 피해자와 관련된 문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보니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한목소리를 낼 사안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김대중 정부 당시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오늘날 비정규직이 하나의 노동 형태로 자리 잡았잖아요. 이런 변화가 국민 생활 속에 조금씩 파고들어 새로운 질서로 굳어질 가능성이 가장 걱정됩니다."
- 일각에서는 '사법의 민영화'라는 말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정말 걱정스러운 부분이에요. 형사소송법이 이렇게 개정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영리한 국민들은 그런대로 적응해 나가겠죠.
문제는 그 적응 과정에서 부당하거나 불편한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 생활 속에 조금씩 파고들면서, 형사절차의 민영화나 신자유주의적 형사사법 체제가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금도 고소·고발 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일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거죠. 그동안 경찰 수사의 누락이나 결여를 검사의 보완수사로 메꿔왔는데, 새 형사소송법은 이 부분을 없애버렸어요. 오로지 사법경찰관의 의지와 능력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만일 그게 여의치 않으면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데, 그것도 경찰 출신 전관 변호사나 대형 로펌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요. 형사절차의 민영화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지점이고,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일반화될 수 있는 거죠. 형사절차에서조차 각자도생 시대가 열리는 셈입니다.
수사권이 없는 영국이나 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는 미국에서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가 발달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영국은 검사가 기소한 사건의 유죄판결 비율이 80% 중반인데, 그중 3분의 2가 유죄 협상에 따른 자백 사건이에요. 이는 수사가 완벽해서 유죄판결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피의자 측과 협상하면서 입증 부담을 자백으로 떠넘기는 거죠.
이 과정에서 비용을 들여 유능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벌과 조기 가석방을 누리고, 경제적 여력이 없는 사람은 증거를 충분히 다투지 못한 채 검사의 압박에 굴복할 가능성이 있어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까지 충분히 검토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중수청도 공수처처럼 될 수 있어, 복잡한 절차보다 통제가 해법"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 민주당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수사를 맡도록 하겠다는 구상인 것 같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처음 만들 때 이렇게 허약한 기관이 될지 아무도 예상 못 했잖아요. 중수청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조직이나 구성, 인적·물적 자원 확보 가능성, 구체적인 수사·업무처리 지침까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나마 알려진 추진 방향은 검찰 수사관들을 중수청 수사관으로 전환 배치한다는 것인데, 전혀 다른 업무 영역에 재배치하면서 어떻게 교육·훈련시킬지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여기에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담당할 별도 기구까지 설치한다고 하니 더 걱정됩니다.
자기 사건도 아닌 사건의 보완 업무를 맡는 게 수사관들한테 환영받을 일인지, 또 능력 있는 수사관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할 부서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거든요. 효율성은 물론 효과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최근 사태를 보면서 계속 떠오르는 게 '오컴의 면도날'이에요.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가설이 있다면 가장 단순한 설명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원리처럼, 정책 대안도 단순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보완수사 요구, 재수사, 수사관 교체, 상급 기관이나 제3기관을 통한 수사 같은 복잡한 절차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고 이를 남용할 경우 강하게 통제하는 방식이 가장 단순하고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핵심이 견제와 균형인데, 검찰은 그 견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검찰을 견제하려고 수사권을 빼앗는 과정에서 검사의 소추권, 기소권까지 허약하게 만든 게 문제예요. 그렇게 빼앗은 수사권을 경찰이라는 공룡에게 몰아준 것도 큰 문제고요. 경찰은 13만 인력에 정보 기능까지 가지고 있는데, 이건 공룡에게 핵무기를 쥐여준 셈입니다.
여기에 사법경찰관 자격을 원래 경무관 이하로 제한하던 걸 '경위 계급 이상'으로 풀어버리면서, 정치 바람을 타기 쉬운 경찰청장이나 광역경찰청장까지 수사에 관여할 수 있게 됐어요. 정말 위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사실 검사의 기소권을 통제하는 주된 방법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검찰 내부에 민주적인 거버넌스 체계와 실효성 있는 감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소기각 판결 등 법원을 통한 통제입니다.
보완수사권을 아예 박탈해서 검사나 검찰을 통제하는 것보다는 김규현 변호사 등이 제안한 것처럼 보완수사권 오남용이 있을 때 법원이 선결문제로 공소를 기각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국민 이익에도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 그렇다면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법률은 위헌 가능성이 있으니 거부권 행사도 고려 대상이 될 순 있지만, 그 위험 부담은 매우 클 겁니다.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공격이 거세게 일어날 테니, 그걸 극복할 전략이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죠.
사실 지금까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거부권'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경직되게 사용돼 왔어요. 엄밀히 보면 재의요구권은 정부와 국회가 다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승만 대통령 때 양곡매입법안 거부권 행사가 최초 사례인데, 그때 농림부 장관이 국회에 나가 의원들과 토론 끝에 대안을 만들어 통과시켰어요. 재의요구권의 본래 모습은 이런 거죠.
형사소송법에 대한 재의요구도 이런 식으로, 법안대로 하면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지, 정부 입장과 형사사법 체제 역량은 어떤지,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권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토론하면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이라면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 정부는 이미 새 형사소송법을 수용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 같고,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결정될 듯합니다. 법률은 시행령이나 지침 등 하위 법령으로 구체화돼야 시행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주변 사람들이 국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내려는 의지와 지혜를 발휘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