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만찬 회동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다시 손을 잡았다.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오 시장을 공개 지원했던 유 전 의원이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2시간가량 비공개 만찬을 했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과 쇄신 부진에 우려를 공유하고, 보수의 통합과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늘리며 다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통합과 혁신'을 앞세워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위한 보수 재건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가운데, 유 전 의원은 탄핵에 반대했던 당원과 보수 유권자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통합론'을 꺼내 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법 리스크'로 내년까지 직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당 쇄신 동력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이 두 사람의 공통분모를 확인하며 직접 '몸풀기'에 나선 셈이다.
"당 쇄신 동력 못 이어가"… 유승민·오세훈, 계속 협력하기로
두 사람은 지난 3일 저녁 서울시 공관에서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신을 지원한 유 전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별도의 배석자 없이 2시간가량 대화가 이어졌다.
만찬에 앞서 공개된 자리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오 시장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하자 유 전 의원은 오 시장의 휴가와 최근 성수대교 안전점검 등을 화제로 안부를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근황을 두고 "저는 뭐 매일 휴가잖느냐, 백수가 매일 휴가인데"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서울시는 회동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함께 돌아보고 향후 당과 보수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 사람은 "지방선거 이후 당이 쇄신의 동력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채 최근 당 지지율마저 다시 하락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안정당으로 다시 바로 설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필요한 역할을 함께해 나가자"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견제도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제대로 견제하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도 보수정치의 신뢰 회복과 재집권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탄핵 찬반으로 싸우면 총선 못 이겨… 통합 최대한 넓혀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만찬 회동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유 전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날 회동과 관련해 "당의 미래나 보수의 미래에 관해서 협력하고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의 재판에 대한 위로와 염려를 전하면서, 당의 미래를 위해 두 사람이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핵심은 2028년 총선이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승리가 지금 딱 하나의 목표가 돼야 한다"라며 "2016년 이후 세 번 연속 총선을 졌고 국회를 빼앗겼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보수 내부의 통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나나 오 시장이나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이지만, 탄핵에 반대했던 당원들과 보수 유권자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가는 통합으로는 보수가 다시 분열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라며 "탄핵은 이미 지나간 일인데 이걸 가지고 계속 싸우면 민주당에 판판이 당한다. 이번에는 통합을 좀 넓게 하는 데 나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오 시장의 반응에 대해서는 "통합과 혁신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장동혁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회동이라는 해석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당이 이 모습,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평소 생각이 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총선과 관련해 "서울·인천·경기에서 다음 총선을 이대로 치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회동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총선을 이기려면 국민의힘이 통합과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통합과 혁신, 그 어느 하나라도 실패하면 총선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탄핵 찬반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오로지 탄핵에 찬성했거나 반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것처럼 싸우니 보수가 어떻게 원팀이 될 수 있겠느냐"라며 "우리끼리 탄핵 찬반을 두고 내부싸움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 가장 원하는 바"라고 꼬집었다.
중도·수도권·청년층을 뜻하는 이른바 '중수청'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122석이 있는 서울·인천·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총선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라며 "우리 당이 국민의 눈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는 한 중수청은 결코 우리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