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최악 수준의 가뭄을 겪고 있는 경남 밀양. 이곳에서 오는 7일부터 사흘간 대형 물놀이 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수(水)퍼 페스티벌.
- 그런데 '
재난 상황에서 물축제를 여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바싹 마르고 있는 밀양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경남 밀양시 와지저수지를 방문해 저수량과 용수공급 현황 등 대응상황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 밀양에서는 댐과 농업용 저수지 모두 가뭄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2일 밀양댐 가뭄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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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현장에서는 지역 저수지 40곳 중 39곳에서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있다. 공급되던 농업용수가 격일(2일에 한 번) 공급으로 바뀌었다.
- 밀양 가뭄의 원인으로는 올해 장마 때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는 점 등이 꼽힌다.
- 아직 생활용수, 공업용수 공급은 유지되고 있다.
- 밀양뿐만 아니라 양산, 의령, 산청 등 경남 지역에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놀이 축제?
- 밀양 수퍼페스티벌은 2025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에 7만 7000명가량의 방문객이 찾아와 성공 사례로 각인됐다.
- 밀양시는 올해도 축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청에 전화를 걸면 대기 중 수퍼페스티벌 홍보 광고가 나올 정도다.
- 올해 수퍼페스티벌은 8월 7일부터 9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다.
- 물을 사용하는 각종 프로그램(수퍼콘서트 등)과 함께 수상자전거 체험 등도 마련돼 있다.
- <오마이뉴스>에 제보한 A씨는 "
밀양에선 '지금 이게 뭐하는 거냐'는 반응이 나온다. 어제(2일)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이 밀양에 와 가뭄 대응 현장을 점검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이야기인데 물놀이 페스티벌이라니…"라고 허탈해했다.
- 쟁점은 이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농업용수 제한급수가 이뤄지는 재난 상황에 지방정부가 정수 처리된 물을 관광 행사에 사용하는 것이 정책적·상징적으로 적절한가.
행사 주최 밀양시 "죄송하지만 그대로 진행"
- 밀양시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부터 밀양시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만약 수퍼페스티벌을 열지 않았을 때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여파 등을 고려했다. 페스티벌 프로그램 사전 신청자가 약 1000명이나 된다는 점, 지역 상인들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 역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물을 너무 많이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지만, 계획된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 "최대한 물을 아끼는 방향으로 페스티벌을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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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여과장치를 물놀이 풀장에 설치해 물 교체를 최소화하고, 수영장에서 사용한 물을 도로 온도를 낮추는 살수차 용수로 재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절수형 물놀이 페스티벌을 표방했다.
- 밀양시는 소독 성분 등이 들어간 물놀이장 사용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하지 않고,
도로 살수용으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물을 얼마나 쓰길래?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강변 인근에서 열리는 '수퍼페스티벌' 준비 현장. 간이 수영장 등이 설치돼 있다. ⓒ 제보자 제공
- <오마이뉴스>는 현재 수퍼페스티벌 행사 준비 현장 사진을 확인했다. 대형풀(Pool) 2개에 중형 풀 1개 그리고 놀이풀이 조성돼 있다.
- 밀양시는 밀양댐이 아닌 교동정수장에서 생산한 용수만을 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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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가 추산한 사흘간 총사용량은 1000~1200톤이다. 단순히 행사일수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330~400톤이다.
- 참고로 가수 싸이는 과거 방송에서 흠뻑쇼 한 회에 약 300톤의 물을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단순 비교하면 수퍼페스티벌의 하루 평균 사용량이 흠뻑쇼 한 회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수준이다. 다만 물을 분사하는 공연과 풀장 물을 여과·재사용하는 축제는 사용 방식이 달라 직접적인 환경부담 비교는 어렵다.
"지역경제도 생각해야" - "농민 입장에선 마음 좋지 않아"
- <오마이뉴스>가 인터뷰한 밀양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 밀양시민 우아무개씨는 시를 비판했다. "밀양시가 지역을 알리기 위해 축제를 기획, 진행하는 것이겠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가? 가뭄 때 아닌가."
- 한국후계농업경영인 밀양시연합회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고 말했다. "작년에 행사 호응이 엄청 좋았다.
관광객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밀양시의 방침도 무시할 순 없다."
- 밀양시 무안면 농민 B씨는 "물놀이 축제 이야기는 잘 몰랐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농촌에 사는 농민 입장에서 마음이 좋진 않다"라고 말했다.
밀양시의회 의장 "걱정이 많다"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강변 인근에서 열리는 '수퍼페스티벌' 홍보 포스터. ⓒ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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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의회가 이 문제에 관해
공식 결의나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손문규 밀양시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은 의회 내부에서도 행사 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손 의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 "시 행정부는 작년에 수퍼페스티벌이 워낙 호응이 좋았고, 이미 홍보가 다 됐으니 그대로 진행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시의회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 "
시의회에서 '가뭄이 심각하니까 지금이라도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이야기 해보자'는 수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취소나 연기하면 밀양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온다."
- 이미 준비된 지역경제 행사를 예정대로 치를 것인가, 아니면 가뭄이라는 재난 상황에 맞춰 축소·연기하는 것이 맞는가. 밀양 수퍼페스티벌은 지방정부가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지 숙제를 남겼다.
- 제보자 A씨는 이렇게 지적했다. "한쪽에는 농사 지을 물이 없어 작물이 말라죽는 모습을 보고 있는 농민이 있는데, 같은 지역 다른 쪽에서는 '물축제다!' 하고 행사를 열면 얼마나 박탈감, 상실감이 크겠나. 공익적 관점에서 부적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