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 근대역사관 1관 ⓒ 김이삭
갓바위, 해상케이블카 그리고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 자리한 삼학도와 더불어 목포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이 옛 도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다.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아래에 위치한 붉은 벽돌의 근대역사관에선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고, 인접한 시화마을의 연희네 슈퍼에선 밥통쫀드기를 곁들이며 오랜 추억을 돌아보며 웃게 될지도 모른다.
야트막하지만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부터 시간을 되돌린 것만 같이, 그리고 파노라마처럼 연속해서 펼쳐지는 추억기행은, 목포가 자랑하는 근대역사관과 시화마을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명소들을 둘러볼 겸 찾아가면 좋을, 추억을 되돌아 보기 좋은 숨겨진 장소가 목포에 세 곳 있다. 필자가 방문한 시기는 지난 7월 31일이란 점부터 언급하고 시작한다.

▲빽투더목포 ⓒ 김이삭
전시관은 살아있다, 빽투더목포
추억은 지나갔어도 살아있다. 목포 근대역사관 1관 바로 아래의 유달산우체국 2층에 매주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빽투더목포'가 이를 잘 보여준다. 70~80년대부터 'Y2K'라 일컫는 2000년대에 사용했던 물건들까지 전시되어 있다. 단순히 추억이 깃든 물품을 나열하거나 전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슬라이드폰이나 카세트 플레이어처럼 실제 과거에 사용했던 걸 조심히 만져보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4월 25일 처음으로 문을 연 이 전시관은, 모든 세대가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취지를 담아 30여 년간 교육 현장에 몸담은 교육가 출신 관장과 26년 간 추억의 물건들을 다수 수집한 수집가 출신 대표님이 뜻을 합해 문을 열었다.
지금도 수집이 현재 진행형으로 이루어지는 건 물론, 범위도 상당히 풍성하자. 실제 전시관을 운영하는 대표가 모은 노란색 스텔라 택시가 찾아오는 방문객을 반겨주는 것만 봐도 이를 충분히 증명한다.

▲빽투더목포 ⓒ 김이삭

▲빽투더목포 ⓒ 김이삭
뿐만 아니라 근대역사관과 목포대교처럼 목포의 주요 랜드마크를 형상화한 아크릴 마그넷을 포함한 각종 기념품을 만들어서 판매 중이다. 또 목포에 대한 시험에서 90점 이상 맞춘 이들에게 문방구 간식을 하나씩 준다.
특히 지금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개당 3,000원인 성냥이 가장 인상 깊다. 손바닥 안에 들어올 만큼 콤팩트한 크기에 성냥회사 브랜드나 다방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물건 중 하나이다.
문을 연 지 6개월도 채 안 되는 지금으로선 첫 발을 뗀 거나 다름없지만, 왠지 모르게 문을 연 지 10년 정도 된 것처럼 정겨움이 상당히 많이 쌓인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찾는 사람마다 옛 기억을 체감하도록 만들어주는 '빽투더목포'가 앞으로도 시간을 거듭하며 더 많은 추억을 쌓아 올려주는 장소로 거듭나길 바란다.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 김이삭
옛 건물로 남기는 대중음악의 기억,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1897년, 목포항이 개항한 이후 근대문화가 유입되면서 목포는 여러모로 격동을 겪기 시작한다. 무역항이자 일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거주한 거류지로 뒤바뀐 만큼, 자연스럽게 근대적인 시가지가 형성되며 적산가옥과 붉은 색의 벽돌로 지어진 근대 건축물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옛 호남은행 목포지점도 그 중 하나인데, 과거 한 도시의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이자 근대문화역사구역의 대표 공간이었던 곳은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 문화를 되돌아보는 곳으로 바뀌었다.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이 여기에 생겨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개항장으로서 각종 문물이 유입된 만큼 대중매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발달하기 마련이란 점이 크다.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 김이삭
목포에서 가장 이름 높은 대중가수라고 한다면 바로 이난영이 먼저 떠오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녀는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란 히트곡을 다수 배출하며 목포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대표곡인 '목포의 눈물'은 과거 야구장에서도 응원가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수준의 애창곡으로 남았다. 이난영뿐 아니라 그 자녀인 김시스터즈를 기억하는 공간도 2층의 특별기획전 자리에 마련되어 있다.
또한 '님과 함께'로 유명한 남진을 포함해 목포가 낳은 걸출한 대중음악 가수들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중음악사를 간략히 기록한 건 물론, 흘러간 과거의 명곡들을 헤드셋으로 들어볼 수 있는 공간도 자리해있다. 게다가 가상현실을 통해 근대문화를 체험하거나 비트메이커로의 작곡 체험도 할 수 있다. 근대문화역사공간의 초입에서 안내 플랫폼으로 자리 중인 대중음악의 전당을 찾아주길 바란다.

▲민들레영토 카페 ⓒ 김이삭
레트로의 범위를 아주 넓게 사용합니다, 민들레영토
대망의 마지막은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벗어나 목포역에서 탄 시내버스로 버스터미널이 소재한 상동에 도착함으로써 정점을 찍는다. 구도심 못잖게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만큼 특색을 갖춘 카페가 따로 자리해 있는 만큼, 집으로 돌아가기 앞서 그곳을 들르기 위함이다.
버스터미널 뒷편 골목의 옛 상동우체국에 자리한 카페의 이름은 '민들레영토'. 서울 경희대 근처에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카페와 전혀 무관하단 점과는 별개로, 지상 1·2층과 지하층까지 모두 레트로 콘셉트로 이루어진 카페라서 충분히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민들레영토 카페 ⓒ 김이삭
먼저 입구인 1층은 시골에서 볼 법한 새참상이 놓여 있어, 옛날 길거리와 추억의 전시관을 그대로 합친 듯 추억이 그대로 묻어나있다. 그와 반대로 메뉴는 상당히 트렌디한데, 명란마요 소금빵과 휘낭시에, 그리고 다회용 보틀에 제공하는 1L 아메리카노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게다가 슈퍼마켓에서 볼 법한 아이스크림 냉장고엔 500원짜리 쭈쭈바부터 1,500원짜리 문방구 닭강정까지 팔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지하 1층에 자리한 'LP 뮤직플레이스'에서는 단돈 2,000원으로 옛날 교복을 입어보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건 물론, DJ가 직접 틀어주는 추억의 음악을 들으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체험도 가능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과거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옛날 만화방이 그대로 옮겨진 듯한 공간이 나오는데, 과거 인기를 끌었던 각종 만화와 소설을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가히 '복합문화공간'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