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이 개헌에 반대하는 궁극적인 이유로 이 대통령 임기 연장 문제가 거론된다'는 질문에 "이 문제를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시기상조 아닌가"라면서도 "권력구조 개편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 의장은 이후 원론적 입장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조 의장 발언 등에 대한 의견과 보완수사권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7월 29일 서울 시청역 근처 커피숍에서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만났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조정식 발언 논란, 오해를 살 만한 상황... 개헌 논의 잘 될까"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이영광
- 어제(28일) 조정식 국회 의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이 개헌에 반대하는 궁극적인 이유로 이 대통령 임기 연장 문제가 거론된다'는 질문에 "이 문제를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시기상조 아닌가"라면서도 "권력구조 개편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했는데.
"원론적인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현직 대통령'이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써서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공보수석이 나와서 바로 진화했지만, 어쨌든 계속 공격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던 국민의힘에 빌미를 준 셈이라 그 부분은 아쉽게 생각해요. 국회의장께서는 내년이 선거 없는 해라서 개헌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을 텐데, 결과적으로 여러 논쟁에 휩싸이게 되면서 논의가 잘 될지 걱정이 됩니다."
- 조정식 의장이 물러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의도가 아니었고 바로 바로잡았기 때문에, 말실수를 했다고 물러나라고 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봅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이 필요할까요?
"대통령이 이미 두 번이나 불가능하고 가능하지 않다는 의사 표명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걸 자꾸 다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의도가 있어 보이니까, 대통령 입장에서는 애써 말을 섞지 않으려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국회의장 선에서 이 문제를 분명하게 추진하지 않는다고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22대 국회에서 개헌은 물 건너간 거 아닌가요?
"국가가 한 발짝 나가기 위한 논의는 그래도 필요하죠."
- 야당이 응하지 않을 거고 여당만으론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나오는 게 유시민 작가의 정계 개편론인 것 같아요. 정계 개편해서 개헌한다는 거죠.
"만약 그런 시도를 한다면 대한민국이 상당히 불행해질 거라고 봐요. 그래서 당연히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게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호재라고 느끼는 캠프도 있고 악재라고 느끼는 캠프도 있겠지만, 어느 캠프든 상관없이 헌법 128조 2항은 지켜져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야죠."
- 민주당 전당대회 본경선이 시작됐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좀 우려스러워요. 후보들이 미래나 정책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 왜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후보인지, 그리고 당내 통합과 연대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신뢰를 주는 논의가 이루어지면 좋을 텐데, 지금은 서로 공격하는 데만 너무 치중돼 있어요. 그래서 선거가 끝났을 때 제대로 된 통합이 가능할지 우려가 됩니다."
- 최근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요. 이에 대해 김민석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유 작가를 비판하는 데 반해 정청래 후보는 노코멘트 하는데.
"우호적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굳이 비판하지 않는 거겠죠. 저는 유시민 작가가 좀 선을 넘었다고 봐요. 대통령이 '뉴 이재명'의 기획자이자 사실상 중심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저는 그렇게는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내부를 똘똘 뭉치게 하면서 동시에 밖으로 확장하는 건 이기기 위한 정당의 사명이에요. 근데 그걸 넘어서 내부를 완전히 흔들기 위해 움직인다고 말하는 건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보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내부 결속과 확장은 당연히 동시에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 김민석 후보는 신천지의 집단 입당 의혹을 제기했는데.
"저는 그게 예방주사를 놨다고 평가해요. 만약 예방주사 없이 느닷없이 '민주당에도 신천지가 있다'는 기사가 나왔으면 당의 피해가 엄청 컸을 거예요. 근데 미리 이야기해서 김을 빼놨기 때문에 후폭풍이 크지 않았던 거죠. 당이 격랑에 빠질 뻔했는데, 오히려 정무적 판단으로 막아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이후에 어느 후보가 연계돼 있다더라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수십 명, 수백 명이 입당해서 개별 지역 정치인들과는 연계가 됐을 수 있어도 중앙당 차원에서 중앙 정치인이 그렇게 했을 리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수사는 진행 중이지만, 민주당 차원에서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 정청래 후보는 신천지 의혹을 해당 행위라고 하는데.
"그건 과도한 공격 같아요. 어떻게 이게 해당 행위예요? 신천지와 민주당이 연루됐다는 기사가 나갔으면 엄청난 후폭풍이 있었을 텐데, 미리 경고했기 때문에 실제로 기사가 나왔을 때 별로 충격이 없었잖아요."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 불식할 수 있나... 피해자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 24일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어요. 보완수사권 폐지는 어떻게 보세요? 국민 반대가 높은데(7월 31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편집자 주).
"우려가 되고, 그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지금 완비됐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중수청에 넘긴다고 하는데, 중수청의 인력이나 역량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 여전히 의심이 있거든요. 그 부분과 관련해서 민주당이 명확하게, 피해자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너무 강성 지지자들 말만 듣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맞아요. 저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게 과연 국민 피해 없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건 정치적인 결단이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민주당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민주당 최고위원 예비 경선에서 친청계 후보로 분류되는 3명(이성윤·한민수·최민희)이 컷오프를 통과했어요. 이 중 몇 명이 당선될지도 관심인데.
"최고위원 후보가 8명이잖아요. 그중 5명이 선출되는데, 정청래 쪽이 아닌 후보는 5명이에요. 때문에 이쪽은 표가 분산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전략을 잘 짜서 대응하지 않으면 오히려 정청래 쪽이 훨씬 약진하게 되지 않을까 예측됩니다."
- 민주당이 청년 최고위원제를 도입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청년 최고위원제는 도입이 되면 좋겠어요. 청년 리그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고 봐요. 청년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그 성장을 통해 기성세대 정치인들과도 붙을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키울 기회가 당에 필요하거든요. 근데 지금 그게 없잖아요. 누군가의 지명이나 수혜로만 들어오는 구조로 가면 자기 정견을 가진 정치인이 나오기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민주당이 2030 세대의 지지를 받으려 노력하지 않는다는 평도 있는데
"제가 볼 때 세대적 이해관계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민주당이 주로 50, 60대 정당으로 변모해 가고 있고,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이해관계가 너무 다르거든요. 그리고 2030 세대가 하나로 묶일 수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봐요. 직장인, 자영업자, 학생, 무직자 등 이해관계가 다 다른 사람들인데 그걸 하나의 덩어리로 놓고 하나의 정책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에요.
이걸 대처하려면 여러 노력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볼 때 민주당이 기득권 정당이 됐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감싸거나 방어하는 모습에서 실망했던 부분이 크다고 봐요. 그런 것들부터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때 허위사실 유포한 것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이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해요. 명확한 녹취록이 있는데도 국민들 앞에서 뻔뻔하게 거짓말을 많이 해왔잖아요.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는 수사도 안 됐다가, 계엄으로 파면당한 이후 특검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어가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니까 자업자득이라고 봅니다. 항소심에서 뒤집힐 걸 기대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볼 때는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어요. 대법원까지 기다렸다가 그에 맞는 조치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관련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았는데.
"오세훈 시장이 43살 때 본인이 만들었던 정치개혁법안인데, 20년이 흘러서 그 법에 의해 지금 본인이 잡혀가는 상황이 된 거잖아요. 역사가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 판결이 주는 함의가 굉장히 크다고 봐요.
오세훈 시장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정말 무죄가 나온다면 저는 정치자금법이 사실상 사문화된다고 봐요. 돈 많은 사람한테 '네가 그냥 돈 써서 여론조사하고, 너랑 나는 모르는 사이로 하자'라고 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 전략을 여러 군데서 다 쓸 수 있게 되는 거고, 그럼 법이 있으나 마나예요. 저는 위법한 일이라고 보고요. 3심까지 남아 있으니 법적으로 대응은 하겠지만, 무죄가 나오기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봅니다."
- 오 시장이 시장직을 잃었을 때 나비효과가 클 것 같아요.
"만약 그렇게 되면 보궐선거가 있겠죠. 그때까지 민주당도 당을 잘 정비해야 하는데,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 이유에 대한 평가를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혹시 다음 서울시장 선거가 있게 되면 그때는 지면 안 되니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