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가 예비 경선을 끝내고 본경선에 돌입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민주당 경선에서는 미래에 대한 비전은 찾아볼 수 없고, 적통 논쟁 등만 난무하고 있다. 여기 유시민 작가까지 논쟁에 가세하면서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어떨까. 오랫동안 민주당에 몸담았던 김성열 개혁신당 최고위원에게 전당대회를 비롯해 정치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지난 28일, 김 최고위원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김건희 특검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2025년 7월 28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성열 수석최고위원, 천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 남소연
- 민주당 전당대회가 과열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과열되고 있어요. 이낙연과 이재명 두 대표가 싸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거의 선을 넘다시피 하면서 싸운다는 생각이 들어요."
- 2007년 친이명계·친박근혜 싸움과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그때도 친이·친박 싸움이 격렬했죠. 그런데 2007년 친이·친박 갈등이 대권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력 다툼이었다면, 지금은 '중도 실용 노선'과 '민주당 본류 사수'라는 노선 갈등이 얽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후보 간 경쟁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빚어지는 충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 갈등이 실제로는 더 깊을 수 있습니다."
- 내면적 갈등은 무엇일까요?
"표면적으로는 친문과 친명으로 나뉘어 보이지만, 그보다는 뿌리 깊은 운동권 세대에 대한 반감과 새롭게 중도 확장을 꾀하려는 이들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부딪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느냐는 본질적인 투쟁이라, 어느 한쪽이 이긴다고 해서 다른 쪽이 승복하고 따라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갈등이 화합되기보다는 오히려 선거가 끝난 후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아무래도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새 당 대표가 갖는 것에 대한 영향이 클까요?
"맞아요. 결국 공천권 싸움이죠. 잘 나가는 집안이 재산 가지고 더 싸우는 것과 같아요.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높고 지난 총선도 압승했으니, 다음에도 공천만 받으면 배지를 달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천 욕구가 강해지고 공천권자의 권력도 커지는 거죠.
거기다 다음 대선 주자까지 될 수 있으니 당 대표 권한이 막강해지고, 그 때문에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는 거예요. 문제는 이렇게 싸우다가 집에 불을 질러서 아예 집권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신천지 의혹과 유시민 행보, 민주당 내부 논란
- 김민석 후보가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저는 신천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여야 가리지 않고 세게 수사해야 한다고 봤어요. 종교 단체가 정치권에 접근할 때는 특정 정당만 미는 게 아니라 이익 단체처럼 로비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이런 로비가 여야 안 가리고 들어온다는 얘기가 많았고, 민주당과의 연관설도 계속 돌았어요.
그런데 수사가 시작된 지 6~7개월 동안 별다른 진전이나 설명이 없다가 김민석 전 총리가 이 문제를 언급하자마자 갑자기 집단 가입 정황이 발표됐어요. 이러면 그동안 여당 봐주기 수사를 한 거 아니냐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죠. 이 타이밍 자체가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유시민 전 의원(작가)이 21일 유튜브 '2분뉴스'에 출연해 실시간 라이브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지현
- 유시민 작가의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유시민 작가는 정치계에서 은퇴했다고 했던 기존 입장과 지금의 행보가 다르게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지금 행보를 보면 정청래 전 대표와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굉장히 강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사실상 자기가 그 (공격하는)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한 거나 다름없고, 반대로 정청래 대표는 네거티브 안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유시민 작가가 대신 해주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 공격 수위예요. 현직 대통령이 배후에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같은 당 사람들을 향해 촉법이니 용역이니 하는 건 사실 야당도 함부로 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난이거든요. 그런 걸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 유 작가 입장은 평론가로서 할 수 있는 발언 아니냐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는 표면적인 직위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할 때, 형식적으로 증여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증여 의제'로 보고 과세하잖아요.
저는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유시민 작가가 본인은 당원도 아니고 평론가일 뿐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민주당 당원들과 진보 진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커요. (본인 스스로) 당원이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 봤자 실제로 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변함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유시민 작가의 그런 해명이 비겁한 변명으로 들립니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정성호 장관의 사의 표명이 절망감의 표현이라고 봐요. '해도 해도 더 이상 못 하겠다. 할 만큼 했으니 놔달라'는 뜻으로 읽혀요. 핵심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예요. 검찰이 그동안 보여준 문제점과 잘못은 분명히 있었고, 검찰 개혁이라는 큰 명제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 문제,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만 지켜져도 충분하다고 봐요.
보완수사권이 사실상 직접 수사라는 주장에도 일정 부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자기 권한을 쓰는 게 아니라 경찰이 수사를 잘못했을 때 견제하는 장치로 남아 있는 거예요.
지금 이대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경찰이 검찰화될 겁니다. 경찰이라고 막강한 권력을 쥐었을 때 부패하지 않으리란 법이 있습니까?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 원칙인데, 민주당이 검찰의 과거 잘못을 이유로 이 원칙을 깨면서까지 검찰을 없애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와 법치주의가 흔들릴 수 있고, 당장 많은 서민이 형사 사건에서 불합리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저는 그 정치적 책임이 결국 민주당에 돌아갈 거라고 봅니다."
- 보완수사권을 중수청에 주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이번 장윤기 사건만 봐도 국가수사본부, 즉 해당 사건을 조사하는 상급 기관에서 축소 수사와 은폐 지시 의혹이 나왔거든요. 결국 처음부터 다른 조직이 아닌 이상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고 봐요. 민주당 일부에서는 경찰 내부에 견제 조직을 만들거나 중수청, 공수처 같은 곳에서 하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태생부터 다른 조직이어야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회사도 일정 규모가 되면 내부 감사만으로는 부족해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받게 하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원리예요. 그래서 저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게 경찰한테도, 국민한테도,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 지금 이걸 폐지해서 좋은 건 민주당 강성 지지층뿐인데, 그들을 위해서 국가 체제를 이렇게 흔들어도 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선거에서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시키면 안 되고,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가 맞기 때문에 법원 판결은 존중해야 해요. 다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을 위해 거짓말하지 말라는 취지인데, 임기가 모두 끝난 뒤 판결이 나오면 실효성이 없어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면 임기 중 결론이 나와야 제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둘째, 허위 사실 공표의 기준이 너무 모호해요.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과 관련한 발언으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를 받았지만, 대법원은 텔레비전 토론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어요.
이런 식으로 사건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지면 법적 안정성이 없어지고, 국민은 사법부가 사람 따라 다르게 판단한다는 불신을 갖게 돼요. 그래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허위 사실 공표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세워서 사건이나 인물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22대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기준에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권영진 의원이 27일 국회 내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사과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 같은 날, 국민의힘에서 권영진 의원 등을 징계 개시한다고 발표한 것 같은데.
"국민의힘은 당 기강이 많이 무너진 상태라고 봐요.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 당내 계파 갈등이 워낙 심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봐요. 조경태 의원의 경우는 사실상 해당 행위입니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상대 당 의원들에게 전화해 상대 후보를 뽑지 말라고 한 것은 명백한 경선 불복이거든요. 이걸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 총선 공천 경선에서 진 사람들도 모두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데, 그럼 당 기강을 어떻게 세우겠습니까. 원칙적으로 징계가 불가피한 사안입니다.
권영진 의원 부분도 물리력을 썼는데 징계를 안 할 수 없죠. 법안 상정을 막아야 한다는 식의 대의명분이라도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자신의 상임위 자리 때문에 원내대표 멱살을 잡은 거잖아요. 저도 국회 생활을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일벌백계가 불가피합니다. 이런 일을 그냥 넘어가면 여야를 막론하고 300명의 의원이 원하는 자리를 달라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선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권영진 의원 부분도 아주 강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혁신당·국민의힘 합당은 시기상조"
- 지난 21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점심 식사를 했잖아요. 이 만남에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단순한 식사 자리였다고 보십니까?
"의미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죠. 다만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합당을 전제로 한 만남은 전혀 아닙니다. 지금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합당한다면 저희가 추구하는 개혁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고, 함께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국민의힘 내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이 남아 있는데, 그런 분들과 저희가 어떻게 같이 갈 수 있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당한다는 건 정치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합당을 논할 단계가 전혀 아니에요. 다만 앞으로 있을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나 선관위 특검, 향후 제기될 수 있는 공소 취소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야권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
- 1년 7개월 후 총선이 있잖아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1석을 얻는 데 그친 만큼, 당내에서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성찰과 재정비의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정치에는 관성이 크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해서 다음 선거에서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고, 반대로 안 좋은 성적을 냈다고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는 보장도 없어요. 정치는 항상 살아 있는 생물이라, 저희가 어떤 상황에서도 실력과 의지, 역량을 드러낼 수 있다면 기회는 올 수 있다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