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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말했다.

"오빠, 나이가 들수록 특히 남자는 하는 일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명함도..."

그런 당부 탓인지 나는 은퇴 후에도 비교적 바쁘게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 세 종류의 명함을 가지고 있다. 올 연초에는 여든 노인이 여러 직책을 맡는 게 과욕(노욕) 같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시위소찬(尸位素餐, 직책을 다하지 못하면서 자리만 차지하다) 같아서 고문 직에서 물러나고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소속 이사장이 "선생님, 건강이 극도로 손상되지 않으셨다면 계속 도와주십시오"라는 당부의 말에 여태 매정스럽게 끊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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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는 2002년 7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직을 유지하고 있는 바, 역시 물러나고자 하였으나 한 살가운 후배 기자가 "선생님, 시민 기자는 정년이 없다"는 말과 함께, "글을 쓰시는 한 계속 송고해 달라"고 부탁해 주책 없이 이런저런 기사를 기고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5월 <오마이뉴스> 쪽지함으로 한 독자가 "인터뷰 가능 여부를 여쭙고자 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자신을 한국 현대 교육사 연구자라고 소개하신 그분은 특히 "1970-80년대 학교 이야기, 네 곳 사립학교에서의 경험, 학교에 재직하시면서도 작가와 기자라는 꿈을 위해 해오신 일들 등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라는 요청을 보냈다.

후배 교육자가 선배에게 걸어온 길을 묻는 그 자세에, 역시 배우는 젊은 새 세대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유럽 기행 중, 영국 대영박물관 취재 때 들은 "경험은 최상의 스승이다(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라는 영국인들의 금언이 떠올랐다. 그리하여 나는 긍정적인 답을 보내자, 곧 질문 요지를 보냈다.

나의 첫 산문집 <비어 있는 자리>를 비롯하여 <어느 해방둥이의 삶과 꿈> 등과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여러 기사들을 두루 섭렵한 흔적이 역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이윤복 소년이 쓴 일기,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읽고 감동한 얘기, 내가 거쳐온 네 곳 사립학교에서 지낸 아픈 에피소드 등을 거론하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 분위기 등에 관한 질문 등, 진솔한 현장 얘기를 듣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나는 그 질문지를 받고 감동했다. 흔히 질문을 들어보면 그 질문자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나의 오래된 저서와 기사에 대해 해박한 학습이 있었다는 걸 알고서 – 나중에 알게 된 바, 첫 산문집 <비어 있는 자리>는 일반 서점에서 구할 수 없어 도서관 참고 자료를 다운받아 회원들이 학습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감동을 받았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도출, 모색하려는 진지한 연구 자세에 박수와 함께, 기꺼이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만남의 시일을 상의한 결과, 2026년 7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삼각지 소재 역사학 연구소로 잡았다.

 서울 삼각지 소재 역사학 연구소 현장 세미나 장면
서울 삼각지 소재 역사학 연구소 현장 세미나 장면 ⓒ 한국현대 교육연구소

이날 청량리역에서 내려 지하철로 모임 장소로 가는데, 차내 안내 방송은 폭염 주의보를 전하면서 노약자는 특히 조심하라고 했다. 다행히 세미나 장소는 시원했고, 음료수도 잘 갖춰져 쾌적한 분위기 속에 세미나를 마쳤다.

이날 나는 초등학교에서 대학 졸업 때까지 학창 시절에 관한 얘기, 그리고 군에서 전역 후 4개의 사립학교에서 보낸 30 여 년간의 현장 체험담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교실이 민주화 선진화돼야 사회가 나라가 민주화 선진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교사는 정직해야 한다는, 제자들은 어려서 모르는 것 같지만 그들은 예리한 눈으로 다 본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현직에 있을 때 한 제자가 보낸 쪽지의 말을 전했다.

"선생님은 교실에서 태양입니다. 태양은 빛을 골고루 비춰 줍니다."

이어 미국 현지 동포 취재 때 이산가족의 만남으로, 한 가족이 평화적으로 남북 통일을 이룬 어느 통일 운동가의 얘기도 전했다.

"남북통일에서 가장 암적 존재는 '정치' '사상' '이념' 이런 것들이다. 이것들을 하루빨리 '우리 민족'이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 녹여버릴 때, 비로소 남과 북 두 나라는 마침내 한나라로 통일과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도 페북에도 실립니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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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parkdo45) 내방

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이 기자의 최신기사한 권의 책이 일천 권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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