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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이 적발됐습니다. 재판도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은 아닙니다. 담합은 적정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시장을 교란·왜곡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행위가 왜 반복되는지, <오마이뉴스>는 아직 남아있는 질문들을 하나씩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설탕 담합의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이 사건을 수사·조사한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결론을 내렸다. 피해가 소비자, 즉 국민에게 간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식료품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설탕 담합 사건을 꼽았다. 2025년 11월 26일 수사결과를 발표한 수사팀은 "2020년~2024년 기준 담합으로 인한 설탕 가격 상승률은 59.7%로 같은 시기 물가지수 상승폭(소비자물가 14.1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담합으로 인한 식료품 물가 상승의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됐다"고 진단했다.

같은 사건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2월 12일 제당 3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규모를 밝히며 "제당사들은 원당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을 때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가격을 인상하였고, 반대로 원당가격 인하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가격을 인하하지 않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며 "이를 통해 제당사들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으며, 반대로 수요처들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렇다면, 담합을 저지른 제당 3사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 일면을 지난 2월 11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대리인·참고인의 말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담합이 설탕 가격에 미친 효과는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담합으로 얻은 부당이득이 크지 않다"고도 했다. 또한 일부 제당사들은 "최소한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담합을 했다고도 했다.

회의석상에서 전한 제당 3사의 입장은 담합에 대한 이들의 인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같은 그들의 말을 지켜본 공정위 심의위원들은 '뼈 때리는 말'로 이들을 질타했다.

[장면 ①] "설탕 가격 인상이 물가 인상을 야기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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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측 참고인으로 참석한 모 교수는 말했다.

"설탕 가격 인상이 물가 인상을 야기했다라고 하는 주장을 간략하게 검증해 보겠습니다. 한 산업연관분석 연구에 따르면, 정제당 가격 10% 인상 시 대부분의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0.3% 미만입니다.

슈거플레이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는 빵을 살펴보더라도, 연구에 따르면 설탕이 제빵 원가 중 차지하는 비중은 2.9%에서 4%에 불과합니다. 결론적으로 본건 담합이 설탕 가격에 미친 효과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이를 통해 얻은 CJ제일제당의 초과이득, 부당이득도 크지 않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자 공정위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설탕이라는 게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원료로 사용되는 그런 제품이기 때문에 공동행위의 효과가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개별 상품에 미친 효과는 작더라도 전체를 다 하면 그 효과의 크기가 굉장히 크다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후 심의위원은 물었다.

"(설탕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인데, 이런 시장에서 담합을 했다고 하면 상당한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 (국가가) 무역장벽까지 세워서 안정적으로 돈 벌게 해 줬는데 당신들이 담합까지 해서 코로나 같은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 것이 중대한 불공정 행위가 아니냐, 이렇게 얘기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반박하겠어요?"

CJ제일제당 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희는 반박 안 하는데요?"

 설탕 담합 사건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 본 검찰과 공정위는 그 피해가 소비자, 국민에게 간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설탕 담합 사건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 본 검찰과 공정위는 그 피해가 소비자, 국민에게 간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 챗GPT로 이주연 생성

[장면 ②] "반성하는데요... 한 가지만"

2007년 적발된 설탕 담합도 입길에 올랐다. 그때도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3사가 14년 동안 담합을 시행했었다. 심의위원은 '무엇을 반성한 거냐'고 캐물었다.

"2007년도에 3사 동일하게 설탕가격과 물량담합으로 시정명령·과징금·고발조치 제재 받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학습효과가 돼가지고 더 은밀하게 이루어졌고, 이 사건의 담합의 양상을 보면 2007년하고 똑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반성한다, 재발 방지를 하겠다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이와 같은 정황을 보면 의구심이 있습니다."

해당 위원은 발언을 이어갔다.

"2007년 당시 뭐 조치 수준이 뭐가 부족했던 것인지, 담합 의지를 그와 같은 조치가 포기시키지 못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던 것인지, 짧게 말씀을 좀 해 주시죠."

CJ제일제당 측 대리인부터 입을 열었다. "반성한다, 죄송하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를 고려해달라"고 했다.

"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인해서 상당히 원당가 그 다음에 환율가, LNG가 이런 것들이 올라가다 보니 사실은 설탕 수요도 많이 좀 축소되고. 그런 상황에서 상대방 거래처가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상당히 좀 협상력도 강하고, 원당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상승해도 설탕가를 사실 올릴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사정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가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이익을 좀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부분들이 발생했다는 점을 좀 고려해 주셨으면 감사드리고요."

대한제당 대표 역시 "다른 변명 없어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코로나 등을 통해서 저희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가격으로 영업활동을 할 때 상당히 경영 압박을 받았다. 담합을 통해서 어떤 폭리를 취한다기보다는 최소한의 기업 이윤을 좀 확보하기 위한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양사 대리인은 "뼈아프게 지적해 주신 부분에 대해서 정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재발 방지를 했어야 했는데 실효성이 부족했다고 통감한다, 다시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질문을 한 위원은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불가피하게 원재료 가격 반영하기 위한 차원' 그와 같은 인식이 좀 근본적으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심인들은 뭐 어디 중소기업도 아니고 유수의 대기업이고, 3사가 담합을 하면 독점 시장이 되잖아요? 어느 시장의 어느 사업자가 원가가 올랐다고 바로 가격에 반영하고, 그런 시장이나 사업자가 있습니까? 그리고 코로나와 같은 그런 사태가 앞으로 오지 말란 법도 없잖아요? 그와 같은 인식으로 하시면."

그런 후 질문의 방향을 돌려 심사관에 물었다.

심의위원 : "(제당 3사가) 사죄를 하신다고 그랬는데, 심사관! 이 사건 피해자가 궁극적으로 누구입니까?"
심사관 : "온 국민입니다."
심의위원 : "피심인들은 여기 와서 저희한테 사죄하고 반성하실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뭔가 액션도 취하고 국민께 송구해야 될 것 같은데요."

[장면 ③] "깊이 반성합니다" 후 내민 소장... 과징금 납부까지 얼마가 걸릴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업자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가격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제당사 3곳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회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백설과 삼양사의 큐원 등 설탕 제품이 진열돼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업자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가격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제당사 3곳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회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백설과 삼양사의 큐원 등 설탕 제품이 진열돼 있다. ⓒ 뉴시스

물론 국민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CJ제일제당 대리인 :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번 한 번만 너그러이 선처해 주신다면 다시는 위원회와 국민 앞에 이런 일로 서지 않겠습니다."

삼양사 대리인 :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공정거래 법질서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주실 수 있을지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대한제당 대리인 :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는 대한제당이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최대한 관용과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담합에 대한 뼈 아픈 반성의 첫 걸음은 공정위가 부과하는 행정상 금전적 제재, 과징금 납부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일 터다. 이 과징금은 국고에 귀속돼, 국민을 위한 재정으로 쓰일 밑거름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과징금이 너무 과하다'고 했다.

"현금 유동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사업 지속을 불가능하게 할 우려가 상당합니다. 과징금을 일시에 납부하게 되면 당장 원당을 구매할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등 매출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제당 대리인)

이 사건 조사를 처음부터 담당했다는 조사관은 말했다.

"대한제당은 현금 부족 문제를 언급했지만 2024년 재무제표를 확인해 본 결과 대한제당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16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오히려 고율의 관세로 보호 받으면서 답함으로 독점력을 형성하고 고수익을 유지해온 점을 감안할 때 엄중한 제재를 통해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법 위반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더군다나 공정위는 '과징금 일시 납부시 자금 사정에 현저한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제당 3사의 의견을 수렴해, 과징금 분할 납부 신청까지 인용해줬다. 제당 3사 모두 2028년까지 5~6회에 걸쳐 과징금을 나눠서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3사 중 CJ제일제당만이 1회차 과징금을 납부했다. 대한제당과 삼양사는 분할 납부 신청 후 행정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두 회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납부 명령 등 취소 소송의 첫 변론이 오는 8월 말 열릴 예정이다. 두 회사는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까.

더불어 두 회사는 과징금 납부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고, 인용됐다. 모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과징금 납부는 유예 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아이스크림 담합 사건에 가담한 빙그레도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 절차를 밟았고,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기까지 3년 8개월이 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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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설탕담합#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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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ld84) 내방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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