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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채용 과정에서 자격 기준을 낮추라는 '부당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채용 과정에서 자격 기준을 낮추라는 '부당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 충남문화관광재단 누리집

"과거에는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 경영을 악화시킨다고 비판하더니, 이제 임명권을 행사하는 위치에 서자 비전문가의 진입을 위해 자격 기준을 낮추려는 것인가."

박수현 충청남도지사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발언했던 '낙하산 인사 근절' 소신과 달리, 충남문화관광재단(아래 재단) 대표이사 채용 과정에서 자격 기준을 낮추라는 '부당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충남문화관광재단지회(이하 노동조합)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수현 지사는 낙하산의 길을 터주려는 대표이사 자격 기준 하향 지시와 이사회 취소 등 부당 지시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작된 공모 절차, 도지사 지시 한 번에 이사회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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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에 따르면 충청남도와 재단은 이미 지난 7월 초부터 신임 대표이사 임용을 위한 공식 절차를 밟고 있었다. 충남도는 지난 1일 도의회에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을 의뢰했고, 재단 역시 이튿날인 2일 추천 의뢰 공문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며, 이사 전원에 대한 일정 조정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절차는 지난 14일 '대표이사 자격 기준을 낮추라'는 도지사의 구두 지시가 내려오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임추위 구성을 위해 소집됐던 이사회가 돌연 취소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충남도가 재단 측에 요구한 자격 기준 완화의 내용은 '학력 및 경력 기준의 동시 충족' 조항을 '둘 중 하나만 충족(택일)'하는 것으로 바꾸는 안이다. 특정 인사를 임명하려는 '표적형 맞춤 규정 개정'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노동조합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해 소집된 이사회가 자격 기준 하향 지시 이후 돌연 취소된 것은 재단 창립 이래 처음 벌어진 일"이라며 "전국 사례를 찾아봐도 대표이사 임용을 앞두고 이미 소집된 이사회까지 취소하며 자격 기준 변경을 요구한 전례는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 도중 특정 선수 위해 규칙 바꾸나... 맞춤형 규정 개정 의혹"

노동조합은 이번 자격 기준 완화 시도를 사실상 특정 자격 미달 인사를 앉히려는 '맞춤형 규정 개정'이자 '낙하산 보은인사'로 규정했다. 이들은 "기존 현행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를 임용하려는 것이라면 자격 기준을 낮출 이유도, 이사회를 취소할 이유도 없다"면서 "절차가 시작된 이후 자격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경기 도중 특정 선수가 출전할 수 있도록 경기 규칙을 바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력 연수를 줄이는지, 학력이나 관련 분야 종사 요건을 삭제하는지 보면 혜택을 받는 대상이 누구인지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어떤 자격 요건을 누가, 언제, 왜 낮추라고 지시했는지 끝까지 확인해 도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동조합은 박 지사의 과거 발언을 들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지사는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5년 9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는 공공기관 경영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경영 악화를 초래한다"며 "공공기관의 개혁은 낙하산 인사의 근절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은 충남도와 재단 대표이사 직무대리를 향해 ▲ 21일 예정됐던 이사회의 취소 사유와 최종 결정 주체 명백히 공개 ▲ 부당 채용 지시 철회 및 낙하산 보은 인사의 정체 공개를 요구했다.

충남도 "문호 넓히기 위한 것, 특정인 염두에 둔 것 아냐"

충남도 관계자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격 기준 하향 지시가 아닌 규정 개정을 통해 문호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다. '더 많은 예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규정을 개정하려 하는 것이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채용 절차가 이미 공식 개시된 시점에 이사회까지 미뤄가며 규칙을 바꾸는 것 자체가 특정인을 심기 위한 부정 채용의 방증"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이어 "기존 문화재단에 '관광' 영역이 통합된 터라 행정과 경영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위해 자격 기준을 높여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기준을 낮추는 것은 운영 리스크만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대로 규정을 바꿔 대표이사를 선임할 경우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자 공공기관 채용비리 사례에 해당한다"라며 "규정 개정 압박이 계속된다면 담당 실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을 고소·고발 조치하는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노동조합 측도 "특정인을 위한 절차 왜곡이 계속될 경우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충남도의회 조사 요구, 수사 의뢰 및 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박수현#충남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맞춤형규정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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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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