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노쇼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가 국내로 강제 송환 후 압송된 한국인 피의자들이 23일 오후 부산 동래경찰서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6.1.23 ⓒ 연합뉴스
수십억 원대 '노쇼 사기'를 벌이다 캄보디아에서 강제 송환된 범죄단체 조직원들 가운데 22명이 1심에서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범죄단체 가입·활동과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캄보디아 '노쇼 사기' 조직원 ㄱ씨 등 22명에게 적게는 징역 1년, 많게는 징역 7년을 중형을 선고했다. 절반 이상은 징역 4~5년 형을 받았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 ㄱ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OO군청', 'OO부대', 'OO센터', 'OO병원'과 같이 공공기관·군부대·병원·기업 등을 사칭해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등 피해자 200여 명으로부터 약 7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ㄱ씨 등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은 홍후이그룹 소속으로 노쇼 사기를 일삼다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에 의해 지난 1월 송환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들 중 40여 명을 지역으로 압송, 수사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를 검토한 부산지검도 2월 40명을 구속, 2명을 불구속 기소해 사건을 재판으로 넘겼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들이 대상업체를 물색하는 '1선'과 거래처 역할을 맡은 '2선'으로 나뉘어 조직적 범행을 하면서 큰 피해를 줬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재판 과정에서 강요나 심신 장애 등을 주장한 이들도 있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사5부는 피고인들이 캄보디아에 출국해 사기 범죄에 가담해 피해자를 기망하는 유인책으로 활동한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쇼 사기의 사회적 해악을 지적하며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라고 판시했다.
특히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손해를 입힌 데다 전체 규모가 크다는 점을 중요하게 따졌다. 다만 범행 자백 여부와 범죄단체를 주도하지 않은 점, 일부의 짧은 가담 기간 등은 양형의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어떤 경우라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는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1심 유죄가 인정된 이들의 연령대는 2004년생인 20대부터 1977년생인 40대 후반까지 분포해 있고, 대부분 남성이다. 불구속 상태였다가 법정 구속된 ㄴ씨 등은 뒤늦게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구속 관련 할 얘기가 있느냐고 묻자, 20대 초반인 그는 "부모님께 죄송하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