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경찰청이 지난 16일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전교조 충남지부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 독자제공
경찰의 갑작스러운 충남 전교조 사무실 압수수색에 교육계가 뒤숭숭하다. 전교조 충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 경 전교조 사무실에 충남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들이 닥쳤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50분 무렵부터 오후 3시경까지 다섯 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이 전교조 충남지부를 압수 수색한 것은 지난 충남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전교조의 충남 교육감 선거 개입 의혹'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교조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를 도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교조 충남지부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오수민 전교조 충남지부장은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경찰이 16일) 내 사무공간과 서류와 컴퓨터, 차량을 들여다 봤다. 정책실장의 휴대폰과 차량도 수색했다. 컴퓨터를 포렌식(자료복원) 하겠다며 복제를 해 갔다"라고 말했다. 오 지부장은 지난 6월 경찰 조사에서 경찰에 자신의 휴대폰을 제출했다.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전교조 충남지부의 입장과 경찰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선임한 변호사 입회 하에 진행해 달라는 요구도 묵살하고, 경찰은 자신들이 피의자로 지목한 충남지부장과 정책실장의 사무공간과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압수당한 휴대전화는 영장 유효기간인7월2일이 훨씬 지났으나 아직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은 다음 날인 17일 입장문을 통해 "영장 유효기간은 영장 집행 착수의 종기를 의미한다. 반환 근거 될 수 없다(대법원99모161). 아울러 현재 포렌식 중이며 종료 후 반환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일 오전 9시 49경부터 압수 집행 착수해 변호인 참여권을 수차례 보장했다. 13시 05경 변호인 참여, 압수 종료 시점인 15시 40분경까지 변호인 참여 하에 압수를 종료했다. 정책실장 사무공간에 대해 압수 진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 압수수색과 관련, 충남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된 사안이다. 수사 중인 사안이다. 다만 인지에 의한 수사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발 혹은 제보에 의한 수사라는 뜻으로 풀이 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협조(혹은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경찰과 전교조 충남지부의 입장과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오수민 전교조 충남지부장에게 질의서를 보내,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과 당시 상황을 들어 봤다.
-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전교조 충남지부장이자 교육공무원 신분으로 특정 후보의 당선을 목적으로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3월 17일 이병도 후보 지지 기자회견에 참여해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이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22일 피고발인 조사에서 '전교조 명의로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은 점', '지부장이 특정 후보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점' 등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혔다. 경찰은 (22일)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며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그리고 7월 16일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실에 갑자기 들이닥쳐 지부장 사무공간과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정책실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갔다."
-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이번 압수수색은 개정되어야 할 공직선거법(교사 정치기본권 제한) 등 관련 법령을 앞세워 전교조와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옥죄려는 명백한 탄압이다. 충남지부장은 이미 피고발인 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수사에 협조했다. 혐의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선임 변호사의 입회 요구마저 묵살한 채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경찰의 과잉·무리한 수사이다."
- 전교조가 교육감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수사의 핵심으로 보인다.
"충남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의 참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아 진행된 합법적인 틀 안에서의 활동이었다. 전교조라는 조직 명의로 추진위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 또한, 지부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도 않았으므로 이를 전교조의 조직적인 선거 운동으로 모는 것은 전혀 사실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 지난 6월에 제출한 휴대폰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 휴대폰 반환 요청을 했나.
"경찰에게 재촉했다. 하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한달 가량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은 나의 사생활 및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반환이 늦어진다면 압수물 가환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전교조 충남지부는 정권과 경찰의 그 어떤 부당한 압박과 정치기본권 옥죄기 시도에도 절대 굴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진행되는 조사에 당당히 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한편, 이번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고, 교사의 온전한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