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열린 전교조세종지부와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의 간담회 모습 ⓒ 전교조 세종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와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이 첫 공식 정책 간담회에서 주요 공약사업과 세종교육 현안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확인했다. 전교조는 경쟁 중심 교육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학교 현장 중심의 정책 전환을 요구한 반면, 강 교육감은 핵심 공약사업을 교육청 책임 아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지부장 이상미, 이하 전교조 세종지부)는 지난 14일 강미애 교육감과 간담회를 열고 교육감 공약사업과 세종교육 주요 현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교조 세종지부는 교육감 공약사업과 주요 현안을 둘러싼 학교 현장의 우려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들은 강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260억 원 규모의 글로벌진로탐험대 ▲초등학교 3학년 미국교재 활용 방과후 영어교실 ▲초등학교 3~6학년 평가 정례화 ▲국제중 및 자율형공립고 설립 등 경쟁을 조장하는 정책의 폐지를 요구했다.
또 학교에 과도하게 집중된 정서·위기 학생 지원체계의 개선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교육활동 보호체계 마련도 촉구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과잉 경쟁을 조장하는 교육정책을 멈추고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새로운 정책은 학교 현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객관적인 자료와 교육적 타당성에 기반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원의 전문성과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에서 강 교육감의 공약 추진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강 교육감이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대입 제도에 대해 학교 현장의 현실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주요 공약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여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정책은 교육청 내부 부서와의 정책 조율과 소통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돼 공약 이행에만 치우친 속도전식 정책 추진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가장 큰 쟁점은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교재 활용 방과후 영어교실'과 '글로벌진로탐험대' 사업이었다.
전교조 세종지부에 따르면 '미국교재 활용 방과후 영어교실'과 관련해 학교에서 이미 사전 수요조사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강 교육감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협의 없이 부서에서 내려간 공문"이라고 선을 긋고, "미국 교재는 학교가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선정해 학교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 앞에 게시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현수막 ⓒ 전교조 세종지부
글로벌진로탐험대 사업에 대해서도 세종지부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예산 편중, 교육 효과, 학생 자부담, 인솔 책임 등을 이유로 사업 폐지를 요구했으나, 강 교육감은 해당 사업이 학교 교육과정이 아닌 교육청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전교조 세종지부는 "교육청이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학교에 행정업무와 운영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뉴스피치는 15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이던 강미애 교육감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일부 쟁점에 대한 교육청 입장을 추가로 확인했다.
강 교육감은 미국교재 활용 방과후 영어교실과 관련해 "교육청에서 선정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청이 공통 교재를 선정해 학교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또 글로벌진로탐험대 사업에 대해서는 학생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강 교육감은 "7대 3 비율로 바우처를 지원할 계획이며, 여건에 따라 교육청 지원 비율을 더 높일 수도 있다"며 "학생 자부담은 최대 30% 수준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탐방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았다"며 "해외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국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심사 중이어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일정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추진하는 것이 맞다"며 "필요하다면 명시이월(올해 예산을 내년으로 넘겨 사용하는 제도)을 통해서라도 내년 1월에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교조 세종지부는 앞서 강 교육감의 '세종교육 학력 저하'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글로벌진로탐험대와 미국교재 활용 방과후 영어교실에 대해서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해 왔다.
이상미 지부장은 "교육정책은 학교 현장에서 완성되는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의 성장을 위한 정책에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경쟁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현장의 힘을 모아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새 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청과 전교조 세종지부가 주요 공약사업을 놓고 처음으로 공개적인 입장차를 확인한 자리로, 향후 공약 추진 과정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종시 공동체 미디어 '뉴스피치'에도 실립니다.뉴스피치(Newspeach)는 세종시 중장년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지역 기반 공동체 미디어로, 젠더 관점의 보도를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조명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언론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