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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책 쓰기>(2026년 3월 출간)라는 책을 접하며 태어난 김에 무엇을 할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봤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라는 말은 들었지만, 태어난 김에 책 쓰기라는 말은 낯설었다. 그런데 '비전공자를 위한 출간 안내서'라는 부제목에 솔깃했다. 작가는 출간에 중독된 사람이었다. 매일 세 시간씩 읽고 쓰는 분이었다.

작가는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와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를 얼마 전에 출간했다. 그런데 첫 책을 출간하려고 6개월간 150번의 투고를 했다고 한다. 뼈저린 작가의 투고 경험에서, 될 때까지 해보자는 집념을 엿봤다. 한 번 거절 당해도 힘이 빠지는 법인데 그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을까? 그건 아마도 자신의 원고에 대한 확신과 자존감이었을 것이다. 그는 왜 책을 쓰는지(Why),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What), 또 책이 어떻게(How) 독자에게 닿게 할지를 깊이 생각했다.

왜(Why)는 간절함, 무엇(What)은 소재, 어떻게(How)는 저자의 영향력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29P

책은 술술 잘 읽혔다. 절제된 어휘를 쓰되 문장을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됐고 공감이 됐다.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며 쓴 글은 지루하지 않았다. 다른 작가의 출간을 돕는 재능이 남달랐다. 작가와 출판사 사이에서 중개인이 되어 좋은 책이 출간되도록 돕는 이벤트를 간간이 기획했다. 그의 기획은 책 쓰기에서도, 출간 돕기에서도 지독했다. 이 작가의 중간 역할로 몇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또한 이미 출간된 책도 작가의 아이디어로 펼쳐진 이벤트로 날개를 달기도 했다.

 책표지
책표지 ⓒ 더블:엔

출간하려면, 독자의 마음을 훔치고 편집자의 심장을 녹여야 한다. 작가는 이 치트키를 잘 알고 있다. 작가는 즐겁게 글을 쓰고, 끈질기게 투고하고, 그리고 간절하게 출간하려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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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마트폰으로 책을 쓴다. 이를 밝히면 모두가 놀란다. 액정에 금이 간 갤럭시 S21로 두 권을 썼고, 갤럭시 S25로 바꾼 후에 이 책을 썼다. 출간한 책을 전부 스마트폰으로 쓴 셈이다. 신기하게도 엄지손가락을 바삐 움직이는 시간이 쌓일수록 요령도 더 는다. 이제는 주업인 방사선사를 유지하면서 틈틈이 초고를 쓰고 퇴고도 한다. -7P

직장인이라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가서 차분히 글 쓸 여유가 없어 보이는 작가였다. 책 속에선 열악한 글쓰기 환경을 드러내기도 한다. 웬만한 작가들은 적어도 이보다 나은 조건에서 글을 쓰지 않느냐고 작가는 반문한다. 출간하지 않고 몇 년째 글을 쓰고 있는 작가들이 많다. 그들은 아마도 슬럼프라는 터널을 지났거나 지나고 있을 것이다. 열정적인 류귀복 작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책을 쓰는 동안에는 슬럼프를 투자자의 대출처럼 생각하자. 은행 대출을 유용하게 사용하면 자산이 퀀텀 점프를 이룩하듯, 슬럼프도 적절하게 활용하면 글이 매력을 뽐낸다. 모든 일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게 답이다. 지독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이틀 동안 진통제 한 알을 삼키고, 좋은 책을 읽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서른일곱 시간을 고뇌한 결과가 여기까지다. 가성비는 모르겠지만 가심비는 최고다. 이제는 잠시 묵혀 놓았다가 퇴고다. -102P

요즘은 독자보다 작가가 넘쳐나는 시대다. 브런치 플랫폼에서 5년간 글을 써온 나도 그 대열에 있다. 작가와 독자의 경계선에서 주변인처럼 어정쩡하게 앉아서 다른 작가들의 매끈한 글을 보며 부러워하고 열등 의식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출간이라는 내 꿈은 남몰래 숨겨두었더랬다. 이미 900여 편의 글을 발행했지만, 그냥 천편일률일 뿐이지 책으로 묶어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액세서리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20년 전 동화책 2권을 출간한 적이 있다. 그때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내질렀던 호기였다. 그런 경험을 이미 해봤기에 출간에 대한 간절한 맘 같은 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숨겨둔 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지닌 독특한 콘텐츠를 묻어두어야만 할까? 류귀복 작가처럼 150번까지 투고할 자신은 없지만 '태어난 김에 나도 출간!'이란 모토를 품기로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영향을 받아 두 권의 책을 집필하여 원고를 완성했다.

나만의 스토리를 나름의 붓으로 그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나의 책 쓰기 여정에 이 책이 불쏘시개였다. 이 책이 글쓰기를 통해 출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가이드로, 독자의 색깔과 진심을 글에 담아내는 방법을 안내해 준 덕분이다. 이제 원고 보따리를 들고 쭈뼛쭈뼛 출판사를 노크할 용기 깔때기를 쓰고 철판을 얼굴에 깔아야 할 찰나다. 내 책을 통하여 몇 사람이라도 용기를 얻는다면... 그런 긍정적인 생각에 이르게 됐다.

그가 제시한 글쓰기, 책 쓰기 팁 중에서 가장 내게 유용했던 것은 네이버 메모장 활용이었다. 불현듯 떠오르는 멋진 문장이나 사유의 결과를 바로 휴대폰에 메모해두면 노트북을 열었을 때 연동하여 글을 쓸 수 있다. 평소에 다른 메모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복사하여 '내게 쓰기'에 보낸 후 글 쓰는 창으로 데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네이버 메모장을 활용하는 작가의 노하우가 내겐 무척 유익했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이 단 2년 만에 브런치 인기 작가로 등극하고, 세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으며 출간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무명작가들이 이 책을 곁에 두고 틈틈이 읽으며 출간에 마음을 둔다면 좋은 책이 양산될 것이다. 그러면 늪 속에 빠진 출판계에 호황이 올 수도 있겠다. 태어난 김에 책 한 권을 쓰겠다는 작가들이 많이 일어난다면 말이다.

모두가 자신이 걸어왔던 인생 여정이 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독창적 작품이 책이 될 수 있다. 책은 특별한 사람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삶은 책이다. 책은 숨겨두었던 내 것에 빛을 쬐는 것인지도 모른다. 멋진 묘비명보다 살아생전 눈앞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묘비명 같은 나만의 책이 나을 것 같다. 개척자는 힘이 들지만, 개척자가 닦아 놓은 길을 걷는 후발대는 닦여진 길을 걸으니 힘이 덜 든다. 류귀복 작가가 출간 지옥을 헤맸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다소 가벼운 걸음으로 출간에 이를 수 있겠다. 태어난 김에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책 쓰기로구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 - 비전공자를 위한 출간 안내서

류귀복 (지은이), 더블:엔(2026)


#류귀복#태어난김에책쓰기#리뷰#국민교육헌장#책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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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 읽는 액티브 시니어

차상순 (chalim) 내방

중등 영어 교사로 정년 퇴임 함. 사고로 중증 환자가 된 90년생 아들을 돌보는 간병 일지와 소소한 일상, 디카시, 트롯 Vlog, 엔젤넘버시, AI 노래 창작 등의 글을 '브런치'에 올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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